언제:2011년4월23일 (토요일) 날씨:맑음
어디:북한산
위치: 서울도봉,은평,경기,고양시
코스:진관사계곡-능선-
누구와: 집사님부부& 그리고 나
2009년 11월21일 집사님부부와 북한산 산행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서다가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딛어 발목 골절을 입고 아픈 다리를 이끌고 차를 네 번씩이나 갈아타고 연신내 약속장소까지 가서
끝내는 산행을 못하고 돌아오는 아픔이 있었다.
이렇게 마음만 먹으면 되는 것을 너무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만남이 이뤄졌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
집사님께서 학원을 경영하시기에 오전수업이 있어 늦으막한 1시에 약속을 해서 늦으막히 집을 나섰다.
늦은 시간 훠난 대낮에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기가 조금은 멋적고 겸연쩍다.
오늘은 꼭 산행이 목적이라기보다 집사님 부부와 만남을 갖기 위한 산행이라 시간도 여유롭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연신내역에서 약속을 한지라 지난번의 가던 길을 다시 밟으며 약속장소로 갔다.
집사님께서는 미리 나를 위한 등산코스를 정해 놓으시고 그리로 안내해 주신다.
조금은 늦은 듯한 산행인지라 벌써 산행을 마치고 하산길에 든 등산객들도 눈에 띄인다
집사님께서 오늘 산행은 나에게 모든걸 배려해 주시는 덕분에 나에게는 맞춤형 산행이 될 듯 싶다.
주님 안에서 신앙도~그리고 산길도 함께 가는 집사님 부부라 오늘 산행은 마음과 마음이 함께해
즐거움과 기쁨이 배가 될듯 싶다.
공기가 맑으면 산빛도 맑다.
봄빛이 완연한 진관사 계곡에는 계곡길따라 봄처녀 수줍은 듯한 진달래의 분홍빛 미소가 우리를 반긴다.
등산객들이 줄을 이은 편안한 등로를 벗어나 한적한 계곡을 따라 오른다
어제 비온 뒤의 날씨여서 그런지 코끝으로 전해지는 공기가 더 상쾌하게 느껴진다
얼마만에 맑은 공기를 마셔 보는지..욕심내서 크게 심호흡을 해본다
시린 겨울 끝에 맞이한 봄이라서 그런지 잔달래꽃이 더 풍요롭게 빛을 발하고 있는 듯 하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신록의 가짓잎을 보노라니 마음도 푸르름으로 물든다.
산벚꽃과 연록의 잎이 어우러진 산정은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 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산하는 색채 매직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는 자연인 듯 싶다.
아마도 이맘때가 산의 빛깔이 가장 예쁠때가 아닌가 싶다.
푸르름이 좋아 나서본 산행길~
스쳐가는 미풍마져 마음에 담고 싶은 마음이다.
연분홍 진달래꽃이 죽은 소월도 다시 불러일으킬 만큼 화사하다.
물감든 수채화 화구를 배낭에 넣고 그림 그리러 가는 기분같다.
파릇파릇 새살 돋는 숲길엔 연두빛 물감들의 놀이터..
바라만 보아도 눈과 마음이 모두 연두빛으로 물들 것만 같다.
계곡의 물소리가 고요를 깨운다.
긴 겨울이 드러 눞던 자리에 봄 햇살이 가져다준 연둣빛 향연이 싱그럽기 그지 없다.
자연은 이렇 듯 제 설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돌단풍이 본연의 임무를 다한듯 쫑긋 고개를 들고 눈인사를 건네온다.
일급수에만 산다는 도룡용이 물속에 알을 품었다.
그런 걸 보면 도심속 산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자연 생태계가 그리 심각하지만은 않은 듯 하다.
노오란 양지꽃도 수줍은 듯 인사를 건넨다.
계곡의 물소리와 하모니를 이뤄 봄의 교향곡이 울려퍼지 듯 잔잔한 평화가 가슴에 밀려 온다.
오르는 길이 등로 보다는 좀 힘은 들지만 세상 때가 덜 타서일까 자연이 살아 숨쉬는 듯 하다
처녀치마
계곡이 끝나갈 때 쯤 귀하디 귀한 "처녀치마" 야생화를 발견하였다.
이게 왠 행운..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한 걸음에 달려가 검불도 치워주며 다듬고 치켜 세워주고 마치 새색시 시집갈 때 분단장 하듯 곱게 단장하고 모습을 담아 준다.
겨울의 끝자락이 길어서 인지 살짝 냉해로 얼어 있는 듯해 어찌나 안스럽던지..
사진을 찍는 순간 함께하신 집사님께서 여기도~저기도 하는 소리에..
위를 올려다 보니 계곡 위로 처녀치마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꽃의 상태가 살짝 냉해를 입어 조금은 아쉽지만 귀한 꽃이기에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뤄가며
모습을 담았다
함께하신 집사님께서는 마치 저의 도움이로 따라오신 것처럼 꽃 하나하나 일일히 검불로 치워주며 저보다 더 섬세하게 손을 봐주신다.
이 귀한 꽃이 이곳에 살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에 등산객들의 걸음이 뜸하기 때문이다.
흔하지 않은 꽃이기에 마음 또한 뿌듯하다.
이제 게곡이 끝나가고 능선길이 올려다 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길은 아니더라도 길의 흔적이 흐릿하게 그려져 있다
나무 숲 사이로 몸을 숙이고 빠져나가기를 반복해서 능선에 다달했다
햇살은 따스하고 고운데 바람이 날을 세운다
시간으로 봐서 배가 고풀 법도 한데 산에만 오면 배고품도 잊고 산에 푹 빠져 산공기를 다 말아 마신다.
능선에서 바로 하산길로 접어 든다.
하산길로 접어들자 마자 또 노오란 양지꽃이 다시 발목을 잡는다.
햇살을 좋아해서 붙여진 이름인지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고 함초롬히 피어 있다.
아직은 바람이 따라나서기에 좀 더 아래로 내려가 편편한 곳에 점심상 차릴 터를 잡았다.
마치 맞춤형 식탁인 듯 앞으로는 연둣빛 이파리가 눈이 부실정도로 펼쳐져 있다.
여기까지 오면서 그동안의 함께 나누지 못햇던 긴 이야기를 하면서 왔는데도 이야기꽃은
피워도~피워도 샘솟듯이 솟아난다.
이야기를 하면서 마냥 먹어선지 오늘도 먹어야 할 양을 넘어선 듯 하다.ㅠ
후식으로 커피까지 곁드니 산정에서의 멋진 커피숖이 부럽지 않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한다는 것..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음을 함께 나누며 걷는 길이 같은 곳을 바라 보며 살아가는 동질감이 있기에 산행길이 또한 지루하지도 않고 즐거움의 이야기꽃을 피우지 않았나 싶다.
등로옆으로 야생화들이 함초롬이 피어나 가던 길을 더디게 한다.
돈 욕심은 없는데 ~꽃욕심은 많은 듯 하다.
디카에 담고 또 담아도 가지 말라고 발목을 잡는다.
그래도 마냥 머물를 수는 없기에 냉정히 돌아선다.
하산길이 가져다 주는 기쁨 또한 적지 않다.
진달래의 향연이 끝없이 펼쳐진다.
빨아 먹어도~빨아 먹어도 줄지 않는 요술사탕처럼 진달래가 줄을이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나이는 먹었어도 누구나가 산에만 오면 다 그럴까?..
동심으로 돌아가 마치 철부지 소녀처럼 이리 뛰고~저리 뛰고~그 당시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 없다.
시간이 지나므로 인해 긴 그리움이 조금은 퇴색되어 질법도 한데 시간가는게 아쉽게 느껴진다.
만남은 언제나 이별을 가져다 주기에 산을 다 내려가기도 전에 헤어질 생각을 하니 그래도 아쉽다.
만남은 이별을 가져다 주고~또 이별은 언젠가는 만남을 가져다 주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졌다.
이자리를 빌어 집사님 부부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집사님 주 안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011년 4월23일..........................산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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