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숲의 향기

여름날의 추억(관악산)

by 풀꽃* 2011. 8. 23.

언제:2011년 8월6일(토요일) 날씨:햇살 곱고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디:관악산

위치:서울 관악,금천,경기,과천 ,안양

코스:안양유원지-무너미고개-불성사 안부-8봉 중간(오봉)-문원골-6봉-474봉-475봉-석수계곡-수목원 정문-안양유원지

누구와:마루금 대장님,조대장님 ,산의신비님, 그리고 나

숙제처럼 남겨진 관악산 산행이었다.

지난주 관악산 산행에서 길을 잘못들어 6봉능선을 실패하고 돌아오는 주말산행에 삽화로 끼어 놓았다.

암릉 산행이니 만큼 신중해야 하기에 나홀로 산행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데

금요일 늦은 밤 신비님한테 주말 시간이 되면 함께 산행을 하자는 문자가 날아왔다.

그것도 내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듯 관악산 6봉 코스로...

이런 걸 보고 텔레파시가 통했다고 한는 걸까?..

꼭 6봉코스가 아니어도 신비님과 함께 산행한지가 오래 돼서 함께 하고 싶었는데 산행 장소까지 관악산 6봉코스라고 하니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관악산 6봉 코스와 8봉코스는 관악산의 백미라고 할만치 자연 경관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암릉의 짜랏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암릉 산행이니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기에 마루금 대장님과 조대장님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신비님도 그렇고 두 대장님과 산행한지도 두 달이 넘은 듯 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각자 주어진 생활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함께 시간을 갖는다는게 그리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지난 5월 하순 도봉산 산행을 마지막으로 함께 산행을 하고 근 두 달 여만에 함께 하는 산행이다.

서울 근교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은데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많이 소요돼 마루금 대장님 승용차로 안양유원지로 이동했다.

 

불과 일주일 전이라 모두가 낯익은 풍경들이다.

주말이라 이른 시간인데도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주차장이 꽉차서 주차장 바로 옆에 차를 주차 시켜 놓고 8봉으로 가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조대장님은 그간에 레이저로 디스크 수술을 받으시고 불과 3주밖에 안 됐다고 하신다.

그런데 이렇게 산행을 하셔도 되는건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대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테스트를 하기 위한 산행이라 하신다.

테스트 산행이라 하기엔 너무 무리를 하시는 듯 해서 걱정스러워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것도 오늘은 암릉산행인데..

안양유원지에서 시작한 야트막한 육산의 산행을 약 40분 마치고 "만남의 다리"를 건너 조금가다

계곡물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조대장님이 준비하신 삼계탕을 끓여서 이른 점심을 먹고 다시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제까지 많은 산행을 해왔지만 산에서 삼계탕을 먹어보긴 처음이다

조대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암벽산행을 하려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 된다며 우리를 위해 만찬을 준비하셨다고 한다.

이름하여 "아빠의 삼계탕"이라 하신다.

그것도 황기에다 한약제까지 완벽한 건강식으로 산에서 럭셔리한 성찬이 될듯 싶다.

정성이 들어가고 손맛이 들어가서 인지 단백하고 느끼함이 없는 그야말로 아빠의 삼계탕이다.

다음에는 낙지와 전복이 들어간 삼계탕을 준비하신다고 한다.

아마도 그 삼계탕을 기다리려면 기린목이 될 듯 싶다.ㅎ

 

 

산행이야 수없이 해서 잊혀질지 모르지만 이 삼계탕만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점심을 삼계탕으로 든든히 먹어선지 내딛는 걸음이 가쁜하다.

오후의 내리쬐는 열기와 초록숲의 어울림이 전형적이 여름날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날마다 새롭다는 것이다.

여러 날들이 있지만 행복의 크기도 다를뿐더러 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을 것이다.

매일이 행복하다 하더라도 계속되는 일상이라면 아마 지루할 것이다.

살아 숨쉬는 동안 마음껏 행복하기를 누리는 것은 어쩌면 그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는 것 일게다.

산행이란 어쩜 내가 좋아하는 놀이이기에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화려하지도 않고, 사치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누추해 보이지도 않는 것이 산행인 듯 하다.

나에게 그것 조차 누리지 못한다는 것은 게으름일 수도 있고 어리석음일 수도 있다

 

이미 정답에도 나와 있는 길이지만 앞으로 펼쳐질 아름다운 암릉의 몸짓이 생각만해도 기쁨이 솟는다.

숲그늘을 빠져나와 오름으로 접어든다.

조붓한 산길은 많은 사람들이 다닌 그런 길이 아니고 대장님들처럼 산 메니아들만 다닌 길인 듯 싶다

 

계속되는 오름 길은 땀이 물 흐르 듯 흘러내린다.

뭐든지 거져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듯 싶다

행복으로 가는 길도 숱한 풍파를 거치 듯 8봉으로 접어드는 길도 별 풍광도 없이 지리한 오름만 깔아 놓는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 아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였다면 더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겠지만 스스로가 선택했기에 힘겨움도 즐기며 하기에  덜 힘들지 않을까?..

 8월의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피어나는 원추리의 미소에 그간의 힘듬도 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엔 홍조띤 그림을 그려 놓고 누가 제일 힘들어 하는지 테스트라도 하는 듯 하다

나에겐 천천히 오르는 것이 길들여져서 인지 대장님들과의 거리도 시간이 갈 수록 벌어진다.

이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여유있는 산행을 즐기고 싶다.

내가 산에 처음 입문했을 때는 무조건 빨리만 가곤 했었는데 이제는 볼거 다 보고 즐길 거 다 즐겨가며 그런 산행을 하고 싶다

어쩜 이런 모습도 산악인으로서 성숙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위태로울 법도 한데 꾿꾿하게 자라나는 소나무를 보면서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된다.

누가 거두지 않아도  이처럼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늘 하물며 인간인 우리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는 어리석음을 볼 때 믿음이 작음을 보게 된다.

지난주 하고는 또 다른 날씨를 선물해 준다.

기온은 높지만 하늘도 푸르고 불어오는 바람도 가을의 향기가 느껴진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

땀 흘린 뒤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갑자기 자랄 때 부르던 노래가 생각난다.

아마 이 노래 작사가도 산행을 하다 이처럼 시원한 바람을 만난 후에 작사를 한거는 아닌지...

그런 생각이 스쳐간다.

 산에만 서면 그냥 주고 싶고, 서슴없이 표현하고 싶고,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어선지 오고 가는 이들과의 대화의 소통도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자연은 이렇듯 사람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풍요롭게 사랑스럽게 하나보다.

세 번을 올랐든, 네 번을 올랐든 스므번을 올라도 8봉능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감동과 환희로 항상 새로움으로 반긴다. 

난 파도는 바다에만 이는 줄 알았다.

바람결에 일렁이는 초록물결이 마치 파도가 밀려오는 듯 하다.

마음까지 초록으로 물들어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신빛이 연둣빛 실루엣을 갈아 입은지가 불과 엊그제 같은데 짙푸름으로 여름의 언덕을 벗어나려는 듯 하다.

비슷한 것 같지만 늘 다른 하늘빛을 바라보며 오늘도 저 높은 하늘가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처럼 내 마음도 구름따라 어디론가 흐르는 듯 하다.

오랜 시간이 아니고 불과 일주일 전인데 8봉능선의 암릉길이 역으로 오르니까 전혀 다른 길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같은 길이라도 오르내림에 따라서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만족스럽지 않을 수 없는 그런 길이기에 걸음엔 앙큼스런 춤이 실려있다.

가도 가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지만 그냥 여기서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이다

여름은 모든 것을 지치게 하지만 초록의 숲 만큼은 우리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신선함을 안겨준다.

그래서 우리가 산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도 봐주는 이가 없고 찾아주는 이가 없다면 그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의 가치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산을 찾는 사람들 만이라도 소중하게  아끼고 잘 보존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능선에서 바라보니 사방이 산그리메로 살아 움직이는 파노라마가 되어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 듯 하다.

한발한발 산기운을 실으며 6봉능선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아무리 풍광이 아름다워도 같던길 되돌아 오는 것처럼 재미 없는 것은 없는 듯 하다.

그것은 산악인들이라면 모두가 느끼는 생각일거다.

그러기에 마루금 대장님께서 6봉능선 바로 옆 인적이 뜸한 내림길로 안내를 해주신다.

경사가 좀 심하긴 하지만 한발 한발 조심스레 발을 딛으며 산길을 거슬러 내려간다.

좌측으로 우뚝선 바위봉이 전문 클라이머들이 즐기는 암벽코스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 듯 대장님께선 배낭을 내려 놓으시고 바위에 붙어 보시지만

오늘따라 릿지화를 안 신고 산악용 샌달을 신고 오셔서 결국엔 아쉬움을 달래고 바위에서 내려 서신다.

그냥 언듯 보면 이곳도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와 같은 극성스런 산악인들의 의해 자연스레 또하나의 길이 만들어져가고 있다.

6봉능선의 암릉길이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한 발 한 발 포개다 보니 금방 세수를 한 듯한 멋진 몸매를 드러낸 바위봉이 펼쳐진다.

 

삼계탕으로 든든히 점심을 해결 했는데도 시간이 지나선지 출출하여 조망이 좋은 곳에 터를 잡고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가진다.

과천청사가 바로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과천 시가지와 청계산 우면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늘처럼 시계가 맑은 날엔 행복의 가지 수도 하나 더 덤으로 얻은 듯 하다.

 

아직 오르지도 않았는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설렘은 나 혼자만 그러는 것일까?

 

아까 8봉능선에서 스틱을 손목에 걸고 바위를 오르다가 실수를 했기에 이번에는 스틱을 접어 배낭에 끼고 안전하게 준비를 한다..

 

나의 단점을 잘 알면서도 산행을 하면서 늘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위험한 코스에서는 긴장을 하고 정신 집중을 해서 큰 사고 없이 지나가는데 늘 평지에만 들어서면 긴장이 풀려 정신을 다른 곳에 두니 넘어지곤 한다.

이 모든 것도 자연의 취해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이론으로는 잘 알고 있으면서 산에만 들면 풍광 즐기느라 눈은 눈대로 자연에 가있으니 넘어지기 십시일반이다.

풍광을 즐기려면 가던 길 멈추고 즐겨야 하는데 오랜 기간 길들여진 습관이어선지 하루 아침에 고쳐지지가 않는다.

곳 6봉에서도 또 그런 일로 또한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대장님 앞에서 두 번씩이나 약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한켠으로는 자존심도 상했다.ㅎㅎ

얼마나 놀라셨을까?

 

 

바로 앞에 거짓말 조금 보태 63빌딩 크기의 현란(絢爛)한 몸짓을 한 바위가 유혹을 하는데 대장님께선 난이도가 높고 위험해서인지 앞장서서 우회로 접어드신다.

아무리 높은 바위지만 대장님에겐 길가다 발에 치한 돌같이 느껴지실텐데 대장님께서 오르시면 아마도 제가 따라 오를 것이 분명하니 우회 길로 선수를 치신 듯 하다ㅎㅎ

그 속마음을 알면서도 오르고 싶은 마음에 예의가 아닌지 알면서도 바위를 한 번 짝~올려다 보고는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서슴치 않고 거북이 자세로 바위로 올라 붙는다.

그러면 절대 안 되는데...

아래서 올려다 보시는 대장님께서 얼마나 걱정이 되셨을까? 아까 8봉능선에서도 나의 실수로 약한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대장님께서 걱정하시는 그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꼭 오르고 싶은 마음에서다.

아무리 오르고 싶었어도 자신감이 없었으면 포기 했겠지만 이정도의 난이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기에 내 의지대로 고집을 부렸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다 치고 조대장님께서 신비님을 그곳으로 유도하신다.

내가 생각했던 신비님은 겁장이로 그런 신비님이 아닌데 오늘은 어인 일로 호락호락 잘도 따라 붙는다.ㅎㅎ

아무리 위험한 곳일지라도 손 잡을 때만 있으면 발은 버티는 힘만으로도 오를 수 있는 것이 암벽등반인 듯 하다.

조대장님께서 계속 설명을 하시면서 신비님을 이끌어 주시더니 드디어 그 큰 바위를 무사히 접수했다.

신비님의 소감이 어땠을까?

나 같았으면 하늘을 나를 듯한 기쁨이었을텐데...ㅎㅎ

창조주께서 만들어낸 조각품이다.

마치 아기 코끼리가 어떤 동물 등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여러가지 모양을 한 자연의 조각품들이 참 많다.

자연의 신비는 어떤 조각가도 흉내내기 힘들만큼 오묘하다.

누구에게나 위대함의 씨앗이 있다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보물이 묻혀 있다.

그 보물을 우리는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어 빛도 못보고 우리안에서 썩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창조주께서 우리 안에 다 예비해 주셨다.

내 목적을 이루기에 충분한 재능이 내 안에 들어있지만 내 안에 숨은 잠재력을 우린 끌어내려 들지를 않는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까지의 익숙한 방식에 너무 집착하면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없게 된다.

 

이제 마지막 구간인 6봉의 가장 난코스다

신비님은 겁이나 처음부터 우회한다고 하는 것을 조대장님께서 한번 도전해 보라고 해서 올라 본다.

그도 그럴 것이 아까 이곳을 지나다가 이곳에서 내려오지를 못하고 배낭을 집어 던지며 쩔쩔매는 등산객을 봐서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곳을 경유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가 않지만 어쩌다 경유하는 분들도 모두가 긴장되어 설설기는 그런 곳이다.

 

암벽을 오른다는 것은 전문 크라이머들이 즐기는 그런 곳이 아니면  대부분의 암벽은 기술적인 요소도 필요하지만 오르내리다 보면 대부분이 손을 걸 곳이 있고 발을 딛을 곳이 있다.

이곳도 모두가 긴장하며 지나는 바윗길이지만 분명 어딘가에는 숨겨진 답이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도전에 들어가 무사히 성공했다.

이번에도 신비님을 위해 조대장님께서 시범을 보이시지만 안만해도 안 되겠는지 높은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신비님이 왔던 길로 되돌아선다.

암벽등반 어찌보면 쉬운 것 같지만 순간 잠깐의 실수로 전문가들도 종종 인명을 앗아가는 불상사가 일어나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이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국기봉을 거쳐 6봉 좌측에 있는 능선을 타고 석수계곡으로 하산길에 들면 수목원을 거쳐 차를 주차해 놓은 안양유원지를 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대장님들은 산만 잘 타면 되는 줄 알았더니 산길도 잘 알아야 하고 그야말로 만능 이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하산 할 6봉 좌측에 있는 능선도 바위 능선으로 아기자기한 산세를 지니고 있다.

등산객들이라곤 우리가 전부이다.

그런데 조대장님께선 디스크 수술한 환자가 어디를 보나 환자 같은 곳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언제나 앞에서 보이지 않을 만큼 앞서 가시는데 누가 봐도 환자로 인정을 안 할듯 싶다.

그러고 집에 가셔서 끙끙 앓는 것은 아니신지...ㅎㅎ

능선길에선 우리가 전부 다인 것처럼 보이더니 석수계곡으로 내려오니 계곡 상류부터 중간 중간 사람들이 터를 잡고 있었다.

아! ~그래서 석수계곡으로 이름이 붙어졌나 보다.

계곡 곳곳이 바위 암반으로 되어 있다.

 

계곡 트래킹을 하듯 계곡을 타고 걷는다.

걷다가 깊은 소를 만나면 물속으로 풍덩 할 요량으로 여벌옷도 준비된 상태이다.

산 위에서 볼 때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을 것만 같았는데 계곡으로 내려오니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이 즐비하게 띠를 잇고 있다.

그야말로 여름날의 풍경이다.

한참을 내려와 너른 바위가 어우러진 곳에 자리를 잡고 흘린 땀을 식히기 위해 물속으로 풍덩한다.

물의 온도가 좀 찾으면 금상첨하인데 바위 암반을 타고 내려와서인지 지난번 백운계곡의 물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물의 온도가 높다.

계곡의 물도 그러고 보면 각 지역에 따라서 온도 차이가 있고 물빛도 다르다.

지난번 강원도 덕풍계곡에서는 물의 온도도 높고 물빛도 갈색빛을 하고 있었는데~

그곳은 유황온천이 있기때문에 그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여름산행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산행 후 물놀이다.

잠깐의 시간이지만 산행의 피로가 싹~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신비님은 바위만 무서워하는 줄 알았더니 물도 무서워해 물 깊이도 유치원 아이들이 할만한 곳에서 앉아 즐긴다.ㅎㅎ

여벌옷은 준비했지만 물에서 나와 잠깐 바위에 앉아 있으니까 물기를 머금은 옷이 한순간에 마르기 시작한다.

기능성이 그래서 좋은 것 같다.

주차장까지 가다 보면 거의가 다 마를 것 같아 그냥 입은채로 배낭을 메고 걷는다.

 

계곡을 끼고 조붓한 오솔길을 따라 매미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들어가며 나도 자연의 한 점이 되어 풍경을 이룬다.

먼훗날 시간이 흐르고 나면  비 그친 틈새 관악산에서 삼계탕의 추억과 관악산의 백미인 8봉과 6봉의 산행 흔적이 고스란히 행복으로 자리매김 될것 같다.

 

오늘도 하얀 도화지에 빼곡히 그린 그림이 행복으로 가득 메어졌지만 깜빡이는 붉은 신호등 만큼은 평생  내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지침서 일것 같다.

오늘의 시간 속에 그려진 풍경도 먼훗날 시간이 흐르고 나면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는 그런 날이 될듯 싶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011년 8월6일............산소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