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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여름날의 단상

by 풀꽃* 2022. 8. 5.

 

         주변이 온통 초록으로 물든 여름은 신선함을 가져다 주지만

         8월의 눈부신 햇살은 눈을 뜨기 조차 힘들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고

         지속되는 장마는 여름의 열기만큼이나 끈질기게 이어져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중복이 오기 전까지는 한낮은 더워도 밤엔 서늘하게 느껴져 올여름은 이상기온으로

         여름이 이 정도면 견딜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중복이 시작되면서

         연일 밤낮으로 폭염이 이어져 가마솥 더위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

 

         계절에도 색깔이 있듯이 여름 하면 초록이 연상되는데, 

         올여름은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의 붉은색이 적절할 것 같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되뇌며 더위를 식혀 보지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후덥지근한 날씨에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냉방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습관처럼 되어 버린 산책은 하루 일과 중 1순위로 정해 놨기에 

         나와의 약속은 한 번도 어겨 본 일이 없으므로 추우나 더우나 게으름 부려본 일이 없다.

         언젠가부터 산책을 하면서 내 나름대로 "햇살과의 데이트"란 수식어를 지어 놓고

         늘 기쁨으로 하고 있다.

         불평은 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독이 되기에 불평을 감사로 전환하면 

         불평은 나도 모르게 사라지기에 내 삶에 있어서 불평보다는 감사를 추구하는 편이다.

         이 여름이 덥고 힘들지만, 더위 조차도 사랑하게 될 때 진정 더위에서 해방될 것 같다.

 

         더위 와의  전쟁에서 벗어나려면 여름을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에겐 그 어떤 것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오면 가고, 가면 오는 게 자연의 순리이기에, 이 또한 지나가리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으면 어느덧 가을이 우리 곁에 와서

         지난여름 더워서 고생했다고 가을의 향기를 선물해 줄 것이다.

         아직 가을 향기가 느껴지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지만, 

         가을은 알게 모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와서 

        가을은 여름에게 수고했다고, 여름은 가을에게 수고하라고 교대 인사를 나눌 것이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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