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무늬들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거울못
준비 없는 마음으로 도착한 그곳은
가을이 여물대로 여물어
배롱나무꽃이 찬사 받던 자리에 찬란한 가을이 내려앉았다.
여물어 간다는 건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자
생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것이기에
아름답다기보다 사뭇 슬픔이 밀려온다.
거울못은 주로 진달래가 피는 봄과
배롱나무꽃이 피는 여름에만 갔었는데
거울못 주변에 이렇게 단풍이 있는 건 이번에 알게 됐다.
바람이 없는 날이라 잉어만 아니면
반영이 잘 나타났을 텐데
잉어가 물을 헤집고 다녀 파문이 일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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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못은 물 표면이 거울처럼 주변 풍경을 반사하여
거울못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2024, 10, 30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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