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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그립습니다

by 풀꽃* 2009. 7. 7.

<새로 단장된 노고단 대피소>
종주를 할 때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곤 하였었지요.
다들 배낭의 무게를 줄이려고 어찌나 인심들이 후하던지...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지요...


<노고단>
이른새벽 상쾌한 마음으로 오르던 노고단!!
들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돌이 깔려있는 노고단 오름길...
시원한 바람과 안개가 자욱한 돌탑...
하늘이 그려내는 운해...그리고 일출!! 모든게 정겹게 다가옵니다.'

<노고단 정상>
이곳 노고단 정상도 오르고 싶었지만 하루 네차례 정해진 시간에 예약자에 한하여 탐방이 허락되기에 매번 바라만 보고 지나치던 곳이지요.


<반야봉>
노루목에다 배낭을 놓고 달랑 디카만 들고 오르던 반야봉!!
그곳을 오르던 길목엔 수많은 야생화들이 여름이야기를 들려주었었지요.


<연하천대피소>.....새로 단장된 모습.....
종주를 할 때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었지요.
콸콸콸 쏟아져 나오는 식수가 바로 옆에 있어 편리하기도 했었구요.
말끔히 단장된 그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벽소령 대피소>

빨간 우체통으로 잘 알려진 벽소령대피소!! 종주를 할 때마다 이곳에서 한참을 쉬어가던 곳이기도 하지요.
파아란 잔디가 깔린 음정으로 향하는 그 길이 그렇게 걷고 싶었었는데 지난 겨울 드디어 그 길을 걸었었지요.(그곳에서 볼 때는 잔디가 깔린 편안한 길이 한참을 이어질 것 같이 보이더니 불과 100m도 못가서 경사가 급한 내리막 길로 되어 있었습니다.)


<세석평원>
종주를 할 때 마다 이곳에서 1박을 하였었지요.
세석평원의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마치 그곳에 내가 있는 듯 합니다.
지난날의 나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있는 세석평원....
그곳이 그립습니다.


<연하평원>
수 많은 들꽃들이 피어있는 연하평전.....
그곳에서 나는 한마리 토끼가 되어 이리깡총 ~ ~ 저리깡총 ~ ~뛰어다니던 옛 추억이 아련합니다.


<장터목대피소>
종주를 할때 항상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하였었지요.
이곳에서 먹던 라면이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제석봉>
살아천년 죽어천년 산다는 고사목들과 그 밑을 바치고 있는 송이풀들과 또 수많은 야생화들.....
그리고 운해에 둘러쌓인 제석평원의 모습도 왜 그렇게 운치있어 보이는지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천왕봉>
수많은 사람들로 시끌벅적...발 딛을 틈도 없이 복잡한 그곳!!
그곳을 오르면서 수많은 야생화들을 보면서 마냥 행복했던 시간들이 그리워집니다.




<중봉>
한적한 내리막길을 따라 숲길로 접어들어 들꽃들의 눈인사 건네며 걷는길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중봉에서 바라다 보이는 천완봉의 모습이 어찌 그리 아름답게 보이는지요?


<써리봉>
하늘을 찌를듯한 구상나무의 호의속에 직벽의 내림길도 만나고 수림이 울창한 숲속은 산새들의 노래소리로 즐거움을 더해주었습니다.
대원사로 가는 길목의 풍경가운데 써리봉의 풍광이 가장 아름다웠었지요. 지리종주길에는 소나무가 흔치않은데 이곳에는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 듯....뒤돌아보는 풍광이 더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치밭목대피소>
치밭목대피소로 가는 길목에는 보라빛 일월비비추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었지요.
조용하고 한적한 대피소...작지만 고요함이 맴도는 대피소는 하루쯤 묵어가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무제치기폭포>
수량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장엄한 폭포이지요. 올 여름은 강수량이 풍부해 더욱 아름답겠지요?...


<유평리 가는길>
다들 이 구간이 지루하다고 말하지만 저는 이 길이 왜 그리도 좋은지요.
하늘을 찌를듯한 나무들... 나뭇잎으로 초록지붕 만들어 놓고 군데군데 하늘창을 열어놓은 사이로 새들을 불러들여 그들과 함께 거닐던 그 길을 다시 걷고 싶은 마음입니다.

기도 하지요.



..........2009년7월7일 들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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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 첫째날

언제:2007년8월24일(금요일) 날씨:맑음
어디:성삼재-노고단-돼지평전-임걸령샘터-노루목-반야봉-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총각샘터-연화천대피소-벽소령-선비샘-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려면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 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님의 시****

 

♣들어가기전
그 어떤 달콤한 말도.....산에 안가면 몸살 날 것 같은 우리들의 상태는? 전형적인 중독자들의 모임이 따로없다.ㅋㅋ
지난해 배낭의 무게에 눌려 "지리산종주"하면 짐이라는 무게가 나의 앞을 딱 가로막는다.
짐 때문에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앞서 말 한대로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가져 가겠다고 선언했지만 막상 짐을 꾸리려니 욕심이 앞선다.
여러가지......산소녀표 밑반찬을 해 놓고도 짐이 겁이나 넣다 뺐다 하기를 여러번....결국은 서너가지만 챙긴다.

함께 떠나고 싶었던 집사님들.....그리고 이번에도 함께 하지 못한 권사님들이 있기에 너무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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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끝자락.....늘 이맘때 쯤이면 지리의 한 자락이 그리움으로 다가서게 된다.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너무도 허전해.....
햇살만큼이나 따뜻하고 어머니 품속처럼 푸근한 지리산!!
그 이쁜모습 눈에 담고져 모든 것 뿌리치고 또 나서본 산행길...
산으로 간다는 자체만으로도 정겹다.

성삼재 가는길(05시)
모자이크 처럼 돌들로 박아놓은 길의 흐름이 경쾌한 행진곡 처럼 따라나선다.
먼 길을 달려온 하늘엔 별들이 가득....맑은 하늘에 가득히 떠있는 별빛의 축복을 받으며 지리의 넓은 품에 안기니 그져 행복하기만 하다.
일 년 만에 찾은 지리산은 변함없이 반겨주고 .....지리의 품속에 안겨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오늘도 아름다운 그림들이 그려질거라는 생각에.....마음은 벌써 지리 주능선을 나비처럼 날고 있었다.

노고단대피소(05시40분)
온몸이 새벽 달빛에 흠뻑 젖기도 하면서.....또한 가장 깨끗한 아침햇살에 흠뻑 젖기도 하면서 가장 깨끗한 마음으로 바람불어 오는 길을 따라서 오른다.
엊그제만 하여도 예쁜 자태를 뽐내던 노오란 원추리,잉크빛의 모싯대의 모습들이 기다리다 지쳐 능선을 내려가고 있다.
오늘 노고단은 구름이 연주하는 자연의 대화는 없었지만 장엄한 일출을 선사해 주었다.
해뜨기 전에는 아무것도 보여주질 않더니 노고단에도 빨간 기운이 내려앉고 해가 떠오른다.
고은 아침햇살이 노고단을 감싸고 지리의 아침을 축복한다.

 

돼지평전
신선한 아침햇살속의 돼지평전의 모습이 평화롭다.
간밤에 내린 이슬을 머금은 녹색의 나뭇잎들은 더욱 싱그럽게 느껴지고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가득한 지리의 넓은 품속으로 파고드는 발걸음 또한 가볍게 느껴진다.
도시의 먼지로 가득채워진 마음.....자연은 욕심을 버리라고 다독여 준다.
아침햇살속에 반짝이는 아침이슬......
작은... 아주 작은 어린풀잎에 반짝이는 아침이슬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가던길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며 이쁜모습에 넋을 잃는다.

임걸령샘터(7시15분)
먼저 온 등산객들이 무리를지어 쉬고 있었다.
가장 물맛이 좋다는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물을 보충했다.
올해에는 조금 늦게 발을 딛은 관계로 빠알간 산딸기의 모습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아침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하고 가려는 사람들.....라면끓이는 냄새와 라면의 친구 김치냄새......마치 이곳은 야영장을 방불케 했다.

노루목(8시)
해발 1500m의 노루목은 반야봉에서 내려지르는 산줄기가 산중턱에서 잠깐 멈추어 마치 노루가 머리를 치켜들고 피아골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천연의 암두가 전망대를 이루고 있어 부르게 된 이름 이란다
노루목 하면 반야봉이 떠오른다. 반야봉의 흐드러지게 피어있을 야생화를 떠올리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지난해엔 시계가 좋지 않아 아무것도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 기대가 된다.
먼저 반야봉을 오르고 오신 손집사님을 배낭지킴이로 세우고 달랑 스틱과 디카만 들고 나선다.
오름길로된 좁은 등로는 숲터널로 이루워져 마치 산림욕을 하는 구간 같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의 꼬리를 물고 폭염은 기습처럼 찾아와 떠날 기미가 없지만 그래도 산속은 시원하다.
길 양옆이 여름야생화로 하늘정원을 이루웠던 이곳도 오늘은 쓸쓸함이 맴돌았다.
가을을 반기는 하아얀 바위구절초와 몇몇가지 꽃들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불과 이십여일 늦어졌는데 이렇게 큰 변화가? 가슴 한 켠에 큰 구멍이 나 있는 듯 하다.

삼도봉(10시)
푸른 여름의 숲과 한낮의 이글거리는 태양이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해 고추잠자리들의 흔적도 오늘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전라남,북도,경상남도의 세 도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있는 곳이다.
햇빛을 받아가며 약간의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기념사진 한장을 남긴다.
조금 지나니 내리막 길엔 나무로된 계단이 한참을 이어진다. 계단도 잘 정리되어 있지만 경관 또한 아름답다.
하산길이니 만큼 다행이지 오르막 계단 이었더라면 고생 좀 했을 것이다.

화개재(10시30분)
옛날 뱀사골 쪽 사람들이 화개장을 보기 위해 넘던 고개라 한다.
한낮 햇빛이 내리쬐는 너른 터.....
왼쪽으로는 뱀사골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나무로된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항상 이곳에 오면 하는 기념촬영.....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토끼봉
이제까지는 편안한 길이었는데 오름길로 바뀐다.
종주구간중 토끼봉,명선봉,천왕봉 오르는 구간이 오름길로 되어있고 나머지 구간은 거의가 편안한 능선으로 되어있다.
지금쯤 도시는 폭염으로 몹시 더울텐데 숲속터널로 되어있는 이곳은 너무도 시원하다. 마치 얼음골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여름에 그렸던 그 선을 따라 먼 하늘에 구름가듯~ 천년겹이 흘러가듯~ ~ 가슴으로 달려드는 환한 숲길의 바람소리도 기꺼이 포옹하면서......
전망 좋은 바위 위에 올라 지나온 길과 가야 할 능선 길을 바라보니 아직 가야 할 능선 길이 아득하다.

총각샘터(12시10분)
산삼을 캐던 심마니 노총각이 발견했다 하여 총각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표지석이 없는 이곳은 무심코 걷다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등로에서 50m정도 내려서면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이 수량은 적지만 물맛은 무척 시원하다.

 

연하천대피소(12시50분~1시30분)
총각샘터에서 마지막 오르막 길을 오르고 나면 연하천 대피소이다.
조금 힘은들지만 이곳만 오르고 조금 가면 우리가 점심을 먹기로한 연하천대피소이다.
높이 치솟은 구상나무와 활엽수가 우거진 등로.....키가 큰 구상나무를 보니 마음 또한 든든해 진다.
계단으로 된 등로를 내려서니 포크레인 소리가 연하천의 공사중임을 알린다.
한창 공사중인 연하천은 마치 수해의 흔적이 묻어있는듯......
한쪽에서는 공사가 한창이고 다른 한 켠에서는 등산객들의 점심준비로 바쁘다.
먼저 도착한 손집사님이 벌써 점심을 드시고 우리에게 맛있게 라면을 끓여 주셔서 햇반과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사실은 이곳에서 맛있게 점심을 해서 먹으려고 했었는데 공사중이라 간단하게 먹고 바로 출발을 한다.
강집사님과 왕대장님,한성인권사님은 우리가 출발 하기전에 도착해 1진과 2진 두 팀으로 나뉘어 산행을 하게된다.

벽소령대피소(3시15분)
배부르게 먹은 점심을 소화시키기 위해설까?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숲속길......
바위에 서식하는 이끼며, 풀한포기 조차도 "예쁘다 예뻐"눈길을 주며 인사를 나눈다.
바닥엔 돌들이 질펀하게 깔려있지만 풀들의 춤사위에 눌려 얌전하다 못해 마냥 걷고 싶도록 더욱 호젖해진다.
연이어지는 길에도 지치지 않음은 길의 표정이 수시로 바뀌면서 골고루 아름다움을 갖춘 천상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꿈꾸던 그 길과 이 자리는 상상보다 더 아름답고 값진 길이었다.
한참 걷고 있는데......낮 익은 얼굴이 지나친다.
아까 연하천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계시던 왕대장님께서 우리의 뒤를 이어 추월을 하고 계셨다. 역시 대장님은 대장님이시다.
오후햇살이 내리쬐는 벽소령엔 그 유명한 빨간 우체통과 통나무로된 간이 테이불과 의자......그곳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들이 눈에 띄인다.
지난해만 해도 간이 화장실로 되어있던 곳이 대피소 뒷켠 2층에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설치되어 있었다.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져 부서지는 화환으로 오시라....."

여건만 허럭된다면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과 천왕봉의 장엄한 일출을 꼭 한번 보겠노라고 다짐하고 벽소령을 떠나보낸다.

선비샘(4시50분)
함께하는 산행도 좋아하지만 사색을 즐기면서 혼자 하는 산행도 좋아하기에 먼저 출발을 한다.
좁은 등로로 된 편안한 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우측으로 눈에 들어오는 풍광은 자욱한 가스로 희뿌옇다.
지난해 그 아름답던 꽃분홍 싸리꽃도 기다리다 지쳐 모습을 감추고.....나의 마음을 허전하게 한다.
그래도 이렇게 와 볼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인지.....눈을~ ~맘을~ ~평온하게 해 주는 지리산!!
지난해 이곳에 쏟아 부었던 내 흔적들을 기억해내며 새로운 감회에 젖는다.
숲속터널길이 조금은 지루하지만 어느 하나 놓칠세라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모두 눈에 담는다.
한참을 지날 즈음 높은 나무에서 보물을 발견했다.
지난번 키나바루산을 등반할때 흔히 볼 수 있었던 현상이다.
이곳은 희뿌연 가스로 습도가 높아선지 이끼와 함께 란종류의 식물이 나무위에 서식하며 자라고 있었다. 순간 밀려오는 이 기쁨.....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 처럼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산행의 재미는 오르락 내리락에 있는데 이곳은 계속 평탄한 길로 이어져 있어 좀 지루하게 느껴진다.
별다른 풍광은 없어도 연이어지는 숲속길......산을 좋아하다 보니 밋밋한 산길도 아름답게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며 걸으니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선비샘에 도착하자 여러명의 등산객들이 쉬고 있었다.
이곳에서 마지막 물보충을 하며 잠시 쉬어간다.
뒤에 오던 장원근집사님 부부가 바로 뒤를 따라 왔다.
장경희권사님 힘이든지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칠선봉(6시5분)
바위너덜길로 된 긴 구간이다.
심하진 않지만 난이도가 낮은 험로이다.그래도 평지보다는 이런 길이 덜 지루하고 넘나드는 재미도 솔솔하다.
이곳도 연하평전이나 천왕봉 구간 처럼 야생화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계속 이어지는 꽃길인데 어쩌면 야생화의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경사가 진 험로에는 로프도 여러곳 만난다.
길게 이어진 계단(132계단)이 나와야 이 구간이 �P나가는데.....
걸어도 걸어도 좀처럼 나오질 않는다.
뒤따라 오르는 장원근집사님 부부....... 권사님은 힘들다고 하면서도 잘도 따라 오른다.
높이 치솟은 132계단......사실 삼도봉 아래에 있는 계단에 비하면 높지도 않지만 오랜 시간 걸어왔기에 힘들게 느껴진다.
계단 중간에 설치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장경희권사님 빨리 가서 씻을 욕심에 쉬지도 않고 통과다.
아직 두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야 하는데 힘들어하는 권사님을 보니 어떻게 도움을 줄 길이 없다.
칠선봉에 도착하니 주변에 바위봉과 작은 봉우리로 경관이 수려하다.
이곳도 안개 밀집지역인지 매번 올때마다 희뿌옇게 가스로 자욱하다.
전망 좋은 곳에 서서 기념사진 한장씩을 남기고 출발이다.장권사님은 몸이 힘드니까 사진은 안중에도 없다.(환자로 치면 중환자)
마음이 얼른 세석산장에 도착해서 씻고 싶은 마음 뿐이다.

영신봉 가는길(7시)
칠선봉에서 영신봉까지는 한 시간이 소요된다.
앞으로 보이는 작은 봉우리 두개만 넘으면 영신봉이다.영신봉에서 세석까지는 불과 15분이 소요되고 평탄한 내림길이다.
영신봉에 오르면 세석고원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등산객들의 발길로 몸살을 앓던 구상나무도 되살아나 푸른빛을 띄고 있고 작은 바위 틈 사이 하아얀 구절초들이 무리를 지어 피어있다.
이곳까지 오면서 계속 야생화의 목마름 속에 허전한 마음이 이제서야 해갈되는 것 같다.
꽃만 보면 꽃에 취해 꽃소녀가 되어 이리뛰고~ ~ 저리뛰고~ ~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한참을 이곳에서 즐기다 보니 7시가 대피소 입실마감 인것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대피소에서 여러차례 방송을 했다는데 꽃에 취해 전혀 듣지를 못했다.
영신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세석의 모습은 참으로 평화로와 보였다
구상나무와 철쭉나무,하얀구절초,연보라빛 쑥부쟁이가 어우러진 세석평원.....
여러번 올때 마다 그리움으로 다가선다.
해는 져서 어두워지고.....뒤에오는 세 명의 일행들이 걱정이 된다. 지금쯤 선비샘을 지나 오고 있을텐데 길도 험허고.....
먼저온 장원근집사님이 입실신고를 하고......뒤이어 나도 입실신고를 하고 부랴부랴 저녁준비를 한다.
거의 한 시간이 지날 즈음 우리의 일행들이 도착했다.
길도 험한데 무사히 도착함에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오늘도 어김없이 세석의 밤은 별빛소나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세석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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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 둘째날

 

언제:2007년8월25일(토요일) 날씨:맑음
코스:세석대피소-삼신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중봉-써레봉-치밭목대피소-유평리

세석대피소(04시)
세석을 떠나보내며.....
집만 떠나면 잠을 못드는 버릇은 그제도,어제도 이어졌다.
그래도 피곤치 않음은 나의 체질인지? 아님은 맑은 공기와 지리의 기운일께다.
마음같아선 이곳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아침햇살이 찾아온 고요한 세석고원의 모습을 보고 싶고 산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석의 하늘정원을 한없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가을 남부능선을 가던 도중 한낮 이곳에 들러 평화로운 세석의 모습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들에게 반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가진 적이 있었다.
사계의 세석고원은 그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을 때가 없다.
봄이면 연녹이 물들은 세석고원의 철쭉....... 여름이면 신록으로 짙게 물든 고원의 싱그러움과 아름다운 야생화......가을이면 화려하지도 않고, 은은한 단풍......겨울이면 구상나무와 철쭉나무의 핀 설화......모두가 우리의 마음을 끓어들인다.
새벽4시 유난히도 반짝이는 별들의 전송을 받으며 세석을 떠나보낸다.
헤드렌턴의 불빛속에 들어오는 이슬을 머금은 야생화들의 모습이 어찌 아름다운지 눈을 떼지 못한다.

촛대봉(04시20분)
경사가 진 오름길로 20여분 오르면 우측으로 촛대봉이 보인다.
돌로 이루워진 촛대봉!! 조금만 오르면 되는데 오늘은 바라보기만 하고 그냥 지나친다.

촛대봉부터는 내림길이다.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너덜길로 어둠을 헤치고 걷기에는 조금은 위험구간이다.
오르락 내리락 징검돌 건너듯 바윗길 넘나드는 분답스런 움직임속에......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곳도 여러곳 만난다.
지난해에는 삼신봉 가기 전에 일출을 감상했는데 시기가 늦어져 해가 짧아서인지 삼신봉에 오르도록 해가 뜰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삼신봉......장터목 가는 도중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바로 아래 연하평전이 내려다 보이고 촛대봉도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이 좋아 이곳을 올때마다 한참을 쉬어 가는 곳이기도 하다.
간식을 먹으며 일출을 기다린다.
어둠이 가시기 직전이다. 앞에 오른 장원근집사님 부부가 연하평전을 오르고 있는 모습이 어렴풋이 들어온다.
반대 방향에서 오던 몇몇의 등산객들도 일출을 보기 위해 이곳을 오른다.
잠시후 연하봉 뒤 병풍을 둘러 놓은 듯한 바위넘어로 지리의 붉은 기운이 솟아오른다.
붉은햇살이 비치는 연하봉의 아침풍경은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듯 경이롭다.
고은 아침햇살이 연하봉을 감싸고 구름들도 연하봉을 감싼다.
철계단을 내려서면 연하평전이다.
아침햇살에 젖은 연하평전의 모습은 한마디로 폭탄을 맞고 전쟁을 치룬듯 ......너무도 쓸쓸했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을 수많은 야생화들의 모습이 꼬리를 감추고 숲풀들도 벌써 갈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잔득 기대를 하고 왔었는데 이렇게 허전 할 수가.....군데 군데 들국화(구철초)와 쑥부쟁이 만이 썰렁하게 피어 있어 쓸쓸함이 맴돈다.
항상 이곳에 오면 꽃에 취해 이리뛰고~ ~ 저리뛰고~ ~ 산토끼가 되어 한참을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었는데.......너무도 허전하다.
연하봉 넘어 고사목지대 연하평전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그리움으로 가득찬 연하평전.....그곳은 벌써 여름을 멀리 떠나보내고 가을이 저만치 깊어 가고 있다.

장터목대피소(7시)
천왕봉의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등산객들이 떠나간 자리다.
먼저 도착한 네명의 우리 일행들이 벌써 어제 남은 찬밥과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끝내고 나도 구수한 누룽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어제 그렇게도 힘들어 하던 장권사님이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은지 대원사 코스로 방향을 바꾼다.(속으로는 많은 걱정을 했었는데.....)
일행들이 모두 대원사로 갔으면 좋으련만......
한성인권사님이 너무 힘들어 하기에 왕대장님과 영원한 파트너 강집사님과,한성인권사님만 중산리로 하산키로 하고 나머지 일행 다섯명은 대원사 코스로 결정을 내렸다.

장터목대피소 앞에 있는 빨간우체통이 하늘아래 첫번째 우체통이다.
내년 지리종주 때에는 사랑하는 가족들한테 편지를 써서 하늘아래 첫번째 우체통인 이곳에서 편지를 띄어보리라 마음을 먹고 장터목을 떠나보낸다.

제석봉(7시25분)
여름이 떠나가는 자리엔 하얀 구철초와 보라빛 쑥부쟁이 산오이풀꽃들이 가을을 성큼 끌어들인다.
종주구간중 길지는 않지만 경사가 가장 심하다.심한 경사에도 지치지 않음은 등로 양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야생화들의 눈맞춤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바위구절초,쑥부쟁이,산오이풀 들이 즐비하게 피어있는 제석봉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다.
제석평원의 고사목 사이로 송이풀들이 빽빽이 터를 잡고 군데 군데 산오이풀꽃과 구절초가 무리를 지어 가을을 수놓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 함께 출발한 일행들을 떠나보낸다.
마치 내가 사진작가라도 된듯 착각 속에 빠지면서 허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밭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마치 레일이 깔려있는 곳에서 열차를 타고 꽃 관람을 하는듯 하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그 아름다운 모습......제석평원에서 꽃과 한참을 시간을 보내며 일행들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잃어버리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천왕봉(8시10분)
등로 양 옆으로 바위가 어우러지고 구상나무와 고사목,야생화들이 즐비하게 피어있다.
올해는 시기가 조금 늦어선지 바위틈 사이 노오란 돌양지꽃의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능선 아래로 멸쳐지는 지리의 장쾌한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사람들.......
이곳까지 오면서 몇몇의 가족들이 종주하는 모습을 보아오며 가족이란 이름과 부부라는 이름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지리종주를 하면서 늘 느끼는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지리산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풍경......
세석평전과 연하평전 그리고 천왕봉 오르는 구간이 내가 가장 머무르고 싶어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이런곳에선 천천히 걷는 것이 최상의 약이라는 생각에서.....느긋하게 걷는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지리자락을 거닐면서 삶의 의미를 반추하며 인생의 쉼표를 찍는 여유를 다시 한번 가져본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이 먼 거리는 아니지만 꽃에 취해 오다보니 어느새 천왕봉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리의 모든것이 들어오는 이곳 천왕봉!!
이곳에 서서 사방을 가늠해 본다. 지나온 능선길을 바라보며 내 자신이 참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중봉(8시55분)
천왕봉에서 우측으로 가면 중산리 좌측으로 가면 유평리(대원사계곡)가는 길이다.
중봉으로 가는 길은 숲속으로 이어지는 좁은 오솔길이다.
녹음이 짙게 우거진 숲속길로 파고든다. 군데 군데 우뚝 솟은 구상나무와 활엽수 그 밑을 바치고 있는 수풀들 사이로 금방이라도 야생반달곰이 튀어 나올것만 같다.
천왕봉을 출발한지 30분이 지나자 중봉에 도착했다.
중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중봉에 도착해 쉬고있는데 MBC 제작진들이 방송용 카메라를 들고 지나간다.
이곳에서 탠트를 치고 비박을 하면서 천왕봉의 일출을 담은 지리의 타큐멘터리를 엮을 사진을 찍기 위해서인것 같다.
중봉에서 써레봉을 향하여 가다보면 태극종주 구간이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출입금지 지역으로 출입통제구역이란 글귀와 함께 위반시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경고가 붙어있다.
지난해만 해도 벌금이 50만원 이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넘나들어선지 벌금이 100% 인상이 됐다.
가지말란 곳을 궂이 가겠다는 사람들이나......가겠다는 것을 궂이 못가게 막는 사람들이나......쯔쯔
이곳을 지날때면 김일영집사님 생각이 떠오른다. 아마 이번에도 누구 한 사람만 이 코스로 동행을 했더라면 열일 제치고 오셨을텐데......
이곳에서 써레봉까지는 계속 내림길이다.
높은 직벽을 내려가는 험로도 만난다. 이곳을 지나자 지난해 강집사님이 한 말이 생각난다.
숏다리 박명숙 자매님이 왔더라면 못내려간다며....하던 말이 생각난다.

써레봉(9시45분)
이곳의 경치도 아름답다.
지난해 종주때에는 중산리로 하산한 장권사님이 이쪽 코스가 너무 좋다며 오길 잘했단다.
중봉에서 내려다 보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 ~가던길 멈추고 뒤돌아 보는 풍광 또한 아름답다.
인적이 드문 이곳......주변에 우리 일행들 말고는 아무도 없다.
내가 이 코스를 좋아하는 이유도 한적함 때문일께다.
대원사계곡이 길다 보니 종주를 하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중산리나 백무동 코스를 선택한다.
써레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모습과 주변의 풍광도 너무도 아름답다.
하산길이니 다행이지 우리가 천왕봉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쳐다만 봐도 질릴것이다.

치밭목대피소(11시)
수려한 풍광이 어우러져 있는 고요하고 한적한 지리의 한자락이다.
장권사님이 오늘은 살것 같은지 너무 경치가 아름답다며 행복한 표정이다.
큰 경사는 없어도 오르락 내리락 산행의 재미가 있는 곳이다.
작은 철계단과 로프구간도 간간히 만난다.
이곳 대원사코스는 도시의 복잡한 생활에서 벗어나 머리를 식히며 참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아주 좋은 코스인것 같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이 마음의 여유로움......
먼훗날 오늘을 생각하며 인생을 연주하는 음악을 후회없이 들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늘....이렇게
이곳 치밭목대피소 가는 길엔 보라빛 일월비비추가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루는 곳인데......조금 늦게 찾아선지 비비추의 모습은 간곳이 없고 그 밑을 바치고 있는 푸른 잎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길을 걷고 있으면 그리움만 계속 쌓이는것 같다.
그리움이 담겨있는 옛길이 열리고 그 속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발밑으로 어느결에 새로 단장 된 나무계단이 열리고 지리자락 아늑한 곳에 아담하게 자리를 하고 있는 치밭목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한낮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대피소앞 간이 테이불에는 몇몇의 등산객들이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손집사님과 장원근집사님이 벌써 밥을 짓고 계셨다.
산소녀표 밑반찬 오이지냉국과 깻잎을 덜익은 설은밥에 얹어 먹어도 계속 당긴다.

유평리 가는길.....
대피소에서 내려서는 길도 새로 나무계단으로 잘 정리돼 있었다.
이제부터 계곡이 시작되는 곳이다. 계곡이라야 물의 흔적만 있을 뿐이지 수량은 많지가 않다.
지리하게 긴 유평리계곡......
다래넝쿨과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빽빽하다.
발 밑으로는 질펀하게 돌들이 놓여있고.....아래만 보고 걷고 있노라면 지루하기 짝이없지만 하늘을 찌를듯한 짙푸른 활엽수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지리의 보물찾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계곡을 흐르는 청하한 물소리,짙은 녹색으로 우거진 골짜기,이끼 낀 나무등걸,그리고 잉크처럼 번지는 숲의 향기와 지리의 너그러움이 모두가 기다렸던 그리움들이다.

손집사님의 오랫동안 되풀이된 습성은 시도때도 없이 등을 떠미는지 말도 잊고,돌아봄도 잊고,쉬어감도 잊은듯 내달린다.
편안한 휴일을 접고 빡빡한 시간 쪼개어 산을 찾고 자연을 찾는 이유가 조급증은 아닐텐데.......
각기 다른 시간속을 머물던 사람들이 모여 같은 길을 간다는 것이 같은 호흡을 하리라고는 기대를 한건 아니었지만 모두는 같은 길을 가며 다른 생활속에 머물듯 걸음들이 바쁘다.
하늘로 치솟은 짙은 녹음속으로 에메랄드빛의 하늘 창이 열리고 간간히 불어오는 지리바람과 졸졸졸 계곡의 흐름이 흘러내리고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걷는 유평리의 계곡은 우리가 말하는 것처럼 지루하지 만은 않다.
장권사님이 지루한지 아직 멀었느냐고 보채기 시작이다.
물만보면 퐁당하고 하고 싶어하는 장권사님......그 병이 또 도졌다.
지리하게 달려온 유평리계곡......
매번 이곳에 오면 씻고 가던 선녀탕!!
물의 깊이가 사람 키 한길은 되는 그곳에서 퐁당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어제 왕대장님의 말에 의하면 요즘은 산파라치들이 몰래 숨어 사진을 담았다가 벌금을 부과한다는 그 말에 잔뜩 겁을 먹고 꾹 참았다는 사실......

이틀밤낮의 정겹고 아쉬운 시간들을 가슴에 담고 그리움에 지친 지리산을 마음껏 품어보고 다시 삶의 일상으로 흩어질 시간이다.
언제나 우리들편인 듯한 날씨조차 고맙기 그지없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그리고 함께 산행을 할 수 있는 님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산행후기
매번 지리종주를 할때면 출발은 같이해도 하산만큼은 이산가족이 되어 뿔뿔이 흩어지는 광경이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대원사 코스로 함께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첫날 그렇게도 힘들어 하던 장권사님도.....또 더 힘들어 하던 한성인권사님도 방향은 틀리지만 종주를 해 냈다는 것이 꿈만 같습니다.
한권사님이 종주를 했던 것은 권사님 본인의 의지력도 있었지만 옆에서 이끌어 주신

왕대장님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역시 산악인 답게..... 그 모습이 너무도 존경스럽습니다.
첫쨋날 걱정이돼..... 중산리 코스도 쉬운 코스가 아니니까 장권사님과 제일 가까운 거림으로 내려가라고 했더니.....왕대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천왕봉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못가면 업고라도 가신다는......산악인다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왕대장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함께한 사람들:장원근과 곁님,장재룡,손장중,왕대장님,강영희,한성인,이경철. 그리고 기쁨이와 행복이.

 지리종주 길은 야생화의 천국

그곳에서 나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이리 훨~훨~저리 훨~훨~ 

함께 했던 내 친구들 (동자꽃)

산오이풀 

 쑥부쟁이

모싯대 

 그곳에서 만난 야생버섯

 

그곳이 그립습니다. 

 

매년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 하던 지리산 종주!!

세 번의 종주를 끝으로

지난해부터는 그토록 좋아하던 지리종주를

마음여행으로만 대신해야 했다

 

교회 집사님,권사님들과 

1무1박3일의 여정속에

함께 했던 시간들이 넘 즐겁고 행복했었다

 

지난해 설악산 서북릉 산행 중

다리의 부상으로 인해 그토록 좋아하던 산행을 접고

마음으로만 함께 했었다

지금은 다리가 많이 회복되어

가까운 산을 오르고 있지만

여름만 되면 다시 도지는 지리병은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그리움만 되세기게 한다.

 

서운한거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감사함은

가까이 있는 산이라도 오를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시간시간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린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그 분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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