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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설 단상

by 풀꽃* 2025. 1. 31.

 

나이가 들수록 신체의 대사율이 떨어져서일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감기 모르고 지내 왔는데

1월 8일 교구에 장례가 나서 장례예배 다녀온 후 감기 증세가 있어 

혹시 독감이 아닐까 해서 바로 병원 가서 독감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독감은 아니어서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며 치료를 받았다.

감기를 앓으면서 명절을 앞두고 정신적 부담감이 더해

감기 후유증으로 신체적으로 몸이 나약해져 명절 증후군이 동반했다. 

 

지난해 12월 말 가족 송년모임 계획이 있었는데 

남편이 감기가 오래 지속되어 송년 모임을 못하고 미루어 오다 

1월 11일(주말) 자녀들이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회를 뜨고

각종 해산물과 치킨, 과일 등을 준비하여 집으로 와서 

오붓하게 송년회 겸 신년회를 가졌다.

 

자녀들과 식사를 하면서 이번 명절은 엄마도 감기로 힘드니까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오늘처럼 하던지 

아니면 밖에서 외식을 하던지 둘 중의 하나로 하자며 의견을 내놓기에

그때는 나도 감기로 힘든 상태라 이렇게 아프면 못할 것 같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감기 증상이 조금 가벼워지니까 마음에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추석과 설명절은 항상 집에서 음식을 준비해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하게 덕담 나누며 명절을 보냈기에

손주들은 명절이 돌아오면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며 잔뜩 설레어 있는데

그 꿈을 무너트린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불편해 자녀들에겐 이야기하지 않고,

여느 때처럼  명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1월 18일) 카펫을 세탁하고, (1/22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새우장을 담그기 위해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대하 3Kg 사고, (1/24일) 오이소박이 담그고...

메뉴를 정하고, 시장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 추석에 사촌 동서가 전남 영광, 모싯잎 동부 생송편, 두 팩을 주었는데

식혜하고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아 10팩을 주문했다.

 

명절 준비를 하면서 아직은 컨디션이 안 좋아 자신감이 없었지만,

하나하나 준비하다 보니까, 마음의 안도감이 도는 게 명절음식 준비하길 잘한 것 같다. 

대충 기본적인 것 준비해 놓고, 딸한테 이번 명절도 집에서 한다고 했더니

몸도 안 좋은데 왜 또 그러냐고 한다.

 

명절 음식 준비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음식 하나하나 맛있게 만들어

예쁜 그릇에 담아 상차림 해 놓고, 가족이 오붓하게 한 자리에 둘러앉아

덕담 나누며 보낼 생각을 하니 넘지 못할 산을 넘은 것 같아 뿌듯함이 밀려온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지는 모르지만, 힘닿는 그날까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명절 문화와 가족 愛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들 가족은 명절 전날 오고, 딸들은 설날은 시댁에서 보내고 다음 날 오기에

우리 집은 명절 다음 날이 명절 분위기이다.

이렇게 해서 나의 가족 사랑으로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덕담 나누며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사촌들과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 갖고 

화기애애하게 풍성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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