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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숲

돋보기

by 풀꽃* 2017. 12. 14.

 

 

 

 

 

 

돋보기/ 류인채

 

 

배가 볼록한 돋보기

아버지는 이 학대경으로 빛을 모으셨다.

 

검은 동그라미로 본 그 밝은 약속을

한 획, 한 획 정성 들여 공책에 적어

자식들에게 주셨다.

 

이 작은 돋보기 하나로 홍해를 건너고

가나안까지 거뜬히 넘어가셨다

우리가 잠들었을 때도

여리고성을 몇 바쿠나 도셨다.

 

어둠 속에서 고요히 빛을 만나고

병상을 들고 걷기 위해

쉬지 않던 아버지

매도 살라 버리셨다.

 

가끔 흰 융으로 유리를 닦으며

가슴에 자리 잡은 우상도

하나씩 깨트리셨다.

 

내게 그 밝은 눈을 물려주신 아버지

불혹한 중심으로 빛을 모아

아버지가 가신 하늘을 펼쳐 본다.

미쳐 가보지 못한 구석구석까지 환하다.

 

 

<교회 기쁨의 샘 12월호에 실린 신앙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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