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류인채
배가 볼록한 돋보기
아버지는 이 학대경으로 빛을 모으셨다.
검은 동그라미로 본 그 밝은 약속을
한 획, 한 획 정성 들여 공책에 적어
자식들에게 주셨다.
이 작은 돋보기 하나로 홍해를 건너고
가나안까지 거뜬히 넘어가셨다
우리가 잠들었을 때도
여리고성을 몇 바쿠나 도셨다.
어둠 속에서 고요히 빛을 만나고
병상을 들고 걷기 위해
쉬지 않던 아버지
치매도 살라 버리셨다.
가끔 흰 융으로 유리를 닦으며
가슴에 자리 잡은 우상도
하나씩 깨트리셨다.
내게 그 밝은 눈을 물려주신 아버지
불혹한 중심으로 빛을 모아
아버지가 가신 하늘을 펼쳐 본다.
미쳐 가보지 못한 구석구석까지 환하다.
<교회 기쁨의 샘 12월호에 실린 신앙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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