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항아리들이 모여 있는 장독대는
어머니의 영토이자 보물창고이다.
장독대를 떠올리면 긴 세월 곰삭힌 맛이 익어가는 된장독과
하얀 모시 수건 쓰고 장독대의 항아리를 닦던
어머니의 진한 향수 속으로 빠져든다.
유년시절 어머니는 추우나 더우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둑한 새벽 놋그릇에 정화수를 떠 놓고
자식들의 앞날을 간절히 빌던 어머니의 기도처였다.
요즘으로 치면 새벽 기도와도 같았다.
장독 뚜껑 열어 놓고 밭일 나간 어머니는
갑자기 빗방울이라도 후두득거리면
밭일하다 호미자루 내던지고 비설거지 하러 장독대로 뛰어가셨다.
눈 내리는 날 아침 가장 먼저 장독대로 향한 발자국을 남긴 이도 어머니였다.
어머니의 손맛은 조미료가 없어도
엄마의 손맛 하나 만으로도 맛깔스럽고 건강한 밥상이다.
이렇듯 어머니의 손맛은 장독대에서 비롯됐다.
-2023, 1, 3 수원전통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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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로마서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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