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초상
/들꽃향기
산빛이 엊그제
연둣빛 실루엣 입고
선보였는데
입추가 지나자
짙푸른 실루엣으로 갈아 입었다.
산그늘이 진 곳은
짙푸른 녹음을 노래하며
햇살이 노니는 곳은
햇빛에 반사돼
하얀 물결이 일렁인다
가을을 가까이 두고
하늘은 점점 높아지고
매미들은 사랑놀음 신호 보내느라
이른 새벽부터 잠 설쳐가며
목청 높혀 울어댄다.
여름이 머물다 가는 자리
짙푸른 초록웃음이 차지하고
초여름
하얀 찔레꽃 웃음이
내 마음에 젖어 흐른다
여름날의 초상이여
많은 이들을 슬픔에 젖게 하고
가슴에 묻게 하고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하늘가엔 먹구름 맴돌고
눌자릴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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