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계절 / 들꽃향기
감빛이 노랗게 익어가는 걸 보니
가을인가 봐
길게 누운 여름이 채 일어서기도 전에
가을은 제자리 찾아 빛을 띠고
여름을 밀어내려 한다.
뜨거운 여름을 노래하며
푸르게 물들어 있던 산
가을 햇살 따라
산안개 하얗게 피어오르는 푸른 산에는
아직 떠나지 못한 계절이 멈추어 있다.
신록의 꽃내음과 그 곁을 맴도는
서늘한 공기 속에
맞닿아 있는 두 계절이 마주 보며
작별을 고할 날도 머지않았다.
9월의 주인은 가을인데
여름의 끝은 어디쯤일까?
내 삶의 또 한 계절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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