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산 빛 / 들꽃향기
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티 하나 없는 오월의 산 빛처럼
내 영혼이 그랬을 것이다.
아기 피부처럼 여리디여린 산 빛
그 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연하게 푸른 물이 든다.
연둣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르름으로
나무의 빛이, 나무의 향이
연한 빛으로 춤을 춘다.
그 빛에 일상의 경계는 무너지고
숲 속에서 들려오는 맑은소리에
마음이 정화된다.
파도는 바다에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파도는 산에도 있고
마음에도 푸른 파도가 일렁인다.
바람이 연둣빛 포말을 일으키면
마음은 연둣빛으로 물들어
푸른 노래를 부른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
오월의 신록
그 빛에 이렇게 배가 부르니
사나흘 거른들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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