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숲 마음수련 by 풀꽃* 2014. 1. 6. 마음수련 소심한 성격 때문일까? 매사에 도전하기보다는 안도하기를 좋아하고 음악도 경쾌한 멜로디보다는 잔잔한 클래식을 좋아하고 화려한 원색보다는 채도 낮은 중간 색조를 좋아하고 떠들썩한 노래방보다는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커피숍을 좋아하게 된다. 내가 조용한 숲을 산책하는 것도 이런 나의 성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그 호젓함이 좋아 가벼운 걸음으로 겨울 숲을 찾았다 한낮 따스한 겨울 햇살 속에 스산한 바람을 맞으며 요 며칠 한결 가벼워진 걸음이 내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색의 잔치도 끝내고 떨구어낼 것 다 떨구고 홀가분히 빈 몸으로 서 있는 나목의 춤사위가 쓸쓸해 보이는가 하면 가뿐해 보인다. 내 안에 둥지를 튼 묵은 찌꺼기들도 저리 내려놔야 할 텐데 해가 바뀌었는데도 그들은 여전히 내 안에서 날갯짓한다. 그 찌꺼기들 숲 속 어딘가에 살짝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다. 12월의 바람 끝에는 낙엽 향이 살짝 실려있는 듯했는데 낙엽마저 雪 속에 묻혀있다가 나와선지 초로에 접어든 노인의 얼굴 같다. 겨울 숲은 풍경도 소리도 빛깔도 사위가 온통 고즈넉하다. 그러고 보면 무거움과 가벼움의 차이는 생각이다. 내가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는 雪에 대한 작은 설렘이 있어서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雪이 가져다주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엄동설한에도 새움은 돋아나고 역경 속에서도 희망의 꽃이 피어나듯 무릎 악화로 이 겨울 산행 한 번 못 하고 실의에 빠져 있었는데 요 며칠 무릎이 호전을 보이자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든다. 그동안 무릎 악화로 운동마저 못 하고 있을 땐 이제는 무릎이 회복된다고 해도 사는 날까지 운동할 연골만은 남겨놔야겠다고 그렇게도 다짐을 했건만, 다시 무릎이 회복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산에 대한 그리움은 다시 고개를 들어 마치 수채화의 물감이 번져나가듯 마음은 벌써 눈 쌓인 산길을 걷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하루에도 수없이 혼잣말로 아니야 이젠 안 돼, 안돼 주문을 외우듯 되뇌곤 한다. 지금 나는 무언가를 얻은 듯, 잃은 듯 갈림길에 서 있다. 가벼워진 걸음, 가벼워진 마음 그 하나만으로도 기쁨인 것을 넘겨다 보지 말아야 할 먼 산을 바라보며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다. 2014년 새해 벽두에..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기쁨의 샘 저작자표시 '영혼의 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길로 가거라 (0) 2014.01.10 새롭게 하소서 (0) 2014.01.08 하얀 그리움(3) (0) 2013.12.30 하얀 그리움(2) (0) 2013.12.27 12월의 달력 (0) 2013.12.23 관련글 꽃길로 가거라 새롭게 하소서 하얀 그리움(3) 하얀 그리움(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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