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진단하고 미리 걱정해서 도움 되는 것도 아닌데
나의 성격인지 관습인지 확실치도 않은 미지수의 판단은
어쩜 살인과도 같을진대 체념할 수는 없을까?
증세에 사로잡혀 어둠의 시간이 엄습해 올 때마다 나를 자책해 보지만
그럴수록 어둠은 더 깊이 파고든다.
피하지 못하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현실을 부정해서 되는 게 아니라면
죽으면 죽으리라는 신념을 갖고 마음을 굳게 가져 보지만
증세에 사로잡혀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와르르 무너진다.
암 환자도 낙천적인 생각을 하고 밝게 살아가는데 다리 하나 아픈 걸 갖고
왜 이렇게 나약한지 모르겠다.
그동안 책과 멀어져 있었다.
잡념을 가라앉히는 데는 독서만 한 게 없어
이 기회에 글을 만나자는 생각으로 깊이 넣어 놓았던 책 몇 권을 꺼내 읽으며
모처럼 글 속으로 깊이 빠져 어두운 시간을 잠시 이겨낸다.
이제는 책 몇 장만 읽어도 눈의 피로감이 쌓여 중간중간 음악을 들으며
음악에 취해 보기도 하고 하염없이 내리는 가을비에 빠져보기도 한다.
오랜만에 어쭙잖은 글을 쓰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니 그래도 힘듦을 내려놓고 견딜 만하다.
행복도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불행도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주문을 외우듯 나를 다시 일으킨다.
추석 전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하고 9월 17일 수술 예약을 했었다.
그런데 내가 호소하는 증상이 하지정맥류 외의 증상도 보인다며
그것은 무릎 연골에서 올 수도 있고,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 올 수도 있다며
그것은 전문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지금 나타나는 증상으로 봐서 하지정맥류 수술이 먼저가 아니라
정형외과 진료가 먼저일 것 같아 9월 10일 하지정맥류 수술 예약을 취소하고
추석 연휴 지나고 정형외과 진료를 보기 위해 서초동에 있는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님께 예약했는데
가장 빠른 진료일이 9월 30일이라 그날 예약을 했다.
진단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혹시 인공관절 수술을 하게 될지 몰라
인공관절 권위자인 고용곤 원장님께 예약했다.
추석 연휴에 휴양지에서 보내며 사진 담아온 것도 있는데
마음이 무거워 블로그도 열지 못하고 있다.
병원 진료일이 아직 한 주도 더 남았는데 그때까지 그냥 있기는 무료해
이번 주까지 쉬고 다음 주에는 블로그를 열까 생각 중이다.
요즘 나의 근황은 교회 가는 것 외에는 외출은 금하고 있고
어쭙잖은 글이지만 글 몇 편 쓰면서 지내고 있다.
사랑하는 친구님들 추석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그동안 긴 침묵으로 걱정 끼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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