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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추석 단상

by 풀꽃* 2019. 9. 9.

         

 

 

         

 

 

          올 추석은 다른 때보다 약 보름 정도가 빠르다.

          요즘 왼쪽 다리가 안 좋아 추석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

          왼쪽 무릎이 안 좋긴 하지만 그동안 잘 지내왔는데

          무릎에서 오는 현상인지 무릎을 구부리고 앉으려면 오금이 아파

          살살 달래가며 조심스레 앉곤 했는데

          요즘은 보행할 때 다리가 결리며 신경이 쓰인다.

 

          막내 가졌을 때 하지정맥류가 생긴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져

          언젠가는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혹시 하지정맥류로 인한 증상이 아닌지 염려되어

          전문 병원을 내원해 검진을 받았는데 나타나는 증상이

          하지정맥류 외의 증상들도 나타나는데

          무릎이 안 좋든지 아니면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서 나타나는 현상인지

          일단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고, 그래도 나타나는 증상은 전문 병원을 의뢰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어차피 하지정맥류 수술은 하려고 했던 거라 9월 17일 수술 예약을 했다.

 

          얼마 전까지 걷기 운동과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계단을 오를 때 두 계단씩 올랐는데

          무릎이 안 좋은 상태에서 계단 오르기가 무리가 된 거는 아닌지 염려가 된다.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도 힘들지만

          마음에서 오는 무게감이 더 힘들어 마음마저 우울하다.

          이제까지 감기도 모르고 지낼 만큼 건강했는데

          지나친 운동이 화를 불러온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된다.

          걱정을 덜려고 주문을 외우듯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해 보지만

          마음은 증상에 사로잡혀 뭐를 해도 의욕이 없다.

 

          딸아이들은 명절 당일은 시댁에서 보내고 다음 날 친정에 오는데

          음식을 다 만들어 놔도 친정에 오면 상차림하고 설거지하는 게 버거운지 

          모이면 하는 소리가 다음부터는 집에서 음식하지 말고 밖에 나가 먹던지  

          아니면 해 놓은 음식 사다가 집에서 먹든지 하자고 하는데 

          그동안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았지만 

          명절 분위기가 나질 않아 딸아이들의 이구동성 의견에도 극구 반대하고  

          내 나름대로 명절 음식 준비하여 집에서 해왔다. 

  

          명절이 돌아와도 일을 즐기는 편이라 지금쯤 명절 준비로 분주하게 보낼 텐데

          이번 추석은 자녀들 권유로 콘도에서 쉬고 오기로 했다.

          예전에도 명절을 콘도에서도 지내봤지만, 명절 분위기도 나지 않을뿐더러

          자라나는 아이들한테 교육상 안 좋은 것 같아

          그 후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명절은 집에서 한다고 선언했는데

          이번 명절은 자녀들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사위가 추석 다음 날 속초에 1박 2일 네 가족이 이용할 30평형 콘도 두 개를 예약했는데 

          며칠 후 아들은 추석날 출발하려고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콘도 하나를 더 예약하고

          하루는 그곳에서 보내고 이튿날 합류하기로 했다며 어머니 의견은 어떠시냐고 며느리한테 전화가 왔다.

          추석 다음 날 출발하면 내가 추석날 먹을 음식을 준비할까 봐 며느리가 그런 결정을 한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아들 가족과 우리는 2박 3일 일정이 되고

          딸아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콘도에서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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