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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숲

수술을 마치고

by 풀꽃* 2019. 10. 1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술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수술실에 들어갈 때면 늘 긴장이 앞선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마취를 하고 들어가면 수술에 관한 두려움을 덜 텐데

          입원실에서 수술실로 옮기는 과정부터가 긴장이 밀려온다.

 

          이번 수술은 엄밀히 말하면 줄기세포 채취까지 두 번의 수술이었다. 

          남들도 다하는 수술 못 하겠냐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그건 생각일 뿐 전혀 위로가 되질 않는다.

          겁이 나서 눈을 감고 냉기로 가득한 수술실에 들어가면

          수술 집기 소리로 더욱 긴장되고 수술 침대로 이동한 후부터는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

          수술은 큰 수술이든 작은 수술이든 긴장되고 겁이 나는 건 모두가 같다.

 

          수술이 밀려서 수술이 늦어져 오후 7시 30분쯤 수술이 끝났다.

          병실에 돌아와 마취가 깨어 눈을 뜨니 자녀들과 조카들이 와 있었다.

          조카들과 인사를 나누고 조금 후 모두 돌아갔다.

 

          두 시간 동안 냉기가 있는 수술실에서 있어서인지 온몸에 한기가 돌아

          찜질팩을 했는데도 오한이 가시질 않아 한참 떨긴 했지만 

          수술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추운 건 참을 수가 있었다.

 

          수술이 힘들지 수술이 끝나고 힘든 거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수술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방광에 소변이 꽉 찬 상태에서

          소변이 나오질 않아 애를 먹었다.

          하반신 마취에서 마취가 된 상태에서는 소변이 마려운 걸 몰랐는데

          마취가 풀리고 나니까 방광에 꽉 찬 소변이 나오질 않아 보통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다.

  

          새벽 시간에 간호사를 호출해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그럴 땐 방광을 눌러 주어야 한다며 방광을 누르는데 

          소변으로 가득 찬 방광이 얼마나 아픈지 처음엔 숨이 멎을 것 같더니 

          차차 소변이 나오면서 굳어 있던 방광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간호사의 도움을 받고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게 소변을 보고 싶어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에 가서 앉아 보지만 시간만 흐르지 소변이 나오질 않아 자극을 주기 위해

          수돗물도 틀어 보고 변기의 물도 내려 보지만 소량의 소변만 나오지

          소변이 시원스럽게 나오질 않아 고통이 이어졌다.

          이럴 때 이뇨제라도 먹으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도 스치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체위를 바꿔가며 노력을 해도 소변은 좀처럼 나오질 않아 포기하고 변기에서 일어서려는데

          그때서야 소변이 나와 시원스럽게 소변을 봤다.

          이번 수술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수술도 아니고 생각지도 않던 소면 배출이었다.

 

          원래 입원 일정이 2박 3일이었는데 수술 대기자가 밀려 있어 수술이 늦어져

          퇴원 예정이었던 날에 몸이 너무 힘들어 도저히 퇴원을 못 할 것 같아 다음날 퇴원했다.

          원래 왼쪽 무릎만 수술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입원해서 오른쪽 무릎 MRI를 찍어 보니

          오른쪽 무릎도 연골이 손상되어 두 쪽 다 관절경 수술과 줄기세포 수술까지 하게 됐다.

 

          연골이 전혀 없으면 줄기세포 수술도 불가능한데 수술 비용이 많이 들긴 했지만 

          다행히 연골이 남아 있어 줄기세포 수술을 하게 되어 참 감사하다. 

          2주 후 외래 진료일까지는 화장실 출입 외에는 아무것도 하면 안 되기에

          화장실 갈 때도 목발을 짚고 조심하고 있다.

 

          무릎 양쪽 다 수술을 해서 하물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조차

          다리가 뻐근해 오래 앉아 있지를 못한다.

          수술이 잘 돼서 속히 회복되어 아름다운 가을을 조금이나마 누리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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