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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숲

휴일

by 풀꽃* 2019. 10. 20.




         



          진료가 없는 휴일..

          모두 빠져나간 병실은 오롯이 나 혼자 병실을 지키고 있다.

          혼자 있는 병실이 외롭다기보다는 어쩜 이런 날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텔레비전 소리가 그치질 않았는데

          휴일인 오늘은 환우 두 분이 모두 외출해서 텔레비전도 나도 휴식을 취하고 있다.


          평소에도 텔레비전을 즐기질 않았기에

          나에게 텔레비전은 아무 재미도, 의미도 없는 존재였기에

          조용한 병실이 나에게는 휴식의 시간이다.

 

          병원에 들어와 벌써 두 번이나 주일을 지키지 못했다.

          10월은  21개 지역 교회에 전도 지원이 있어 나에게 있어 더더욱 바쁜 달인데

          교회 모든 업무를 다른 분께 도움을 청하고 병상에서 전화로 업무를 보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인터넷을 통해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묵상했다.

          매주 구역원들께 주일 말씀을 요약해 보내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은사인 것 같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조용한 휴게실로 나와 다시 한번 주일 예배 영상을 보며

          말씀을 요약했다.

          세상 기쁨은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어 잠시 잠깐이지만,

          말씀은 들으면 들을수록 은혜가 된다.


          3주 전 큰 시누이 팔순이어서 가족 모임이 있었다.

          큰 시누이께서 언제 날 잡아서 여자들만 점심을 먹자고 해서

          정한 날이 바로 오늘이었는데 나는 병원에 있어 참석을 못 해

          형제들만 점심을 먹고 시누이 둘에, 동서 셋이 병문안을 왔다.

          넷째 동서는 멀리 순천에 있어 참석을 못 하고 형제가 다 모였다.

          큰 시누이만 빼고 나머지는 고만고만한 나이이기에

          대화를 하면 소통이 잘 되어 언제나 만나면 화기애애하다.

 

          칠 형제가 오랜 세월 함께 지내 왔어도

          언성 한 번 높이지 않고 친형제처럼 우애 있게 지내왔다.

          긴 세월 그렇게 지내 왔으니 앞으로 남은 날도 변함없이 좋은 관계로 이어질 것 같다.

         

          휴게실에서 형제들과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형님께서 함께 넣은 거라며 고액의 봉투를 건네고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며 속히 회복하라는 말을 건네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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