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혼의 숲

단상(斷想)

by 풀꽃* 2023. 1. 12.

 

 

날씨가 추워서 인지 커피 향에서 겨울 냄새가 난다.

불현듯 이 추운 겨울 외진 골짜기에서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을

들꽃들을 생각하니까 가엾다 못해 서글픈 생각이 든다.

그토록 좋아하던 들꽃이었는데 혹한 속에서 자신의 몸을 사그리 혹사시키고도 

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순이 돋아나는 걸 보면 참 신비롭다.

자연의 세계는 그 자체가 신비롭다.

 

커피는 추운 겨울에 마셔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향기로 말하자면 커피 만한 차도 없지 않을까 싶다. 

혼자 마시는 커피는 오로지 커피의 맛을 음미하며 마시기에 

깊이 빠져든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시간에 흰머리가 눈에 들어오는 걸까?

거울에 비친 흰머리 한 가닥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난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 윤슬처럼 빛나는 흰머리가 눈에 거슬려 향기로운 커피맛을 잃었다.

마치 밥을 먹다 잠깐 다른 일에 몰두했을 때 밥맛을 잃은 것처럼 말이다.

커피 맛만 잃은 게 아니라 음악에 매달았던 마음도 어느 결에 흰머리에 가 있었다.

흰머리 하나가 완전 분위기를 망쳤다.

 

매일 아침 9시 CBS FM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진행하는

"아름다운 당신에게" 찐 팬으로 선물 받은 하루를 시작하는데

말 그대로 음악 정원에서 아침 시간을 보내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아름다운 선율에 이끌려 평온한 마음이다.

두 시간에 거쳐서 음악 산책을 하고 이어서 산책을 하러 나선다.

이제까지는 음악 산책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햇살과의 데이트 시간으로

햇볕 받으며 산책하며 기도하는 시간이다.

매일 반복되는 기도는 정해져 있어 기도가 끝날 무렵이면

정확히 운동도 끝날 시간이다.

나의 하루는 이렇게 출발한다.

야호!

^^^^^^^^^^^^^^^^^^^^^^^^^^^^^^^^^^^^^^^^^^^^^^^^^^^^^^^

항상 기뻐라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16~18-

 

'영혼의 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2月  (18) 2023.02.27
작은 섬김  (0) 2023.01.19
말러 Mahler  (0) 2022.12.07
가을 단상  (32) 2022.11.02
추석 단상  (0) 2022.09.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