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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말러 Mahler

by 풀꽃* 2022. 12. 7.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 겸 지휘자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감미로운 선율에 귀를 기을이면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숲길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져 마음이 편안해진다.

명곡의 탄생 배경은 19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빈 왕립 오페라단을 이끌던 구스타프 말러는 샤교 모임에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인과 운명적으로 조우한다.

검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고혹적인 자태로 말러를 맞이한 여인의 이름은 "알마 신들러, 

많은 남자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주변을 맴돌았다고 한다.

물론 구스트프 말러도 그중 한 명일 터, 저항할 수 없는 매력에 이끌린 말러는

알마에게 편지를 건네며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친다. 

당신을 향한, 당신의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습니다.

연서 내용이 낭만적이다.

말러는 "알마 신들러,를 유혹하는 과정에서 직업 정신을 십분 발휘했다.

교향곡 5번 4악장을 알마에게 헌정하면서 마음을 사로 잡았고 결국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러나 결혼 후 말러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장녀 마리아가 디프테리아로 세상을 떠난 데다 자신도 심장병 진단을 받는 등 비운을 겪게 된다.

 

이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운명의 태풍에 휘말린 말러의 마음이 음악에 오롯이 녹아 있기 때문일까?

4악장 아다지에토의 선율은 유독 애틋하게 들린다.

말러가 알마 신들러를 향한 이끌림과 복잡한 감정을 오선지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음표와 음표 사이에 기쁨과 애틋함과 근심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별을 예감하는 남녀의 절제된 감정과 말러의 음악이 한데 뒤섞여 처연하게,

그리고 유유히 흐른다.

볼륨을 높이며 말러 특유의 어두운 낭만이 선사하는 위로와 감동을 음미해 준다.

그리고 객쩍은 상상에 빠진다.

알마의 치명적 아름다움이 구스타프 말러의 창작 욕구를 자극했을까?

아니면 사랑에 눈먼 애절한 마음이 음악에 스며든 걸까?

<언어의 온도 중에서>

 

말러 Mahler/교향곡 5번 4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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