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물소리와 경쾌한 걸음소리가 배경음악이 되는
백담사 가는 길
전설이 된 설악의 추억은 지금 생각하니 꿈만 같았다.
내가 이 길 위에 섰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내 기억 속 백담사 계곡은
공룡능선 산행을 하고 지쳐서 그 풍경이 그 풍경 같아
지루하기 그지없던 곳인데 세월이 흘러서일까?
사뿐한 걸음엔 힘이 실려있고 신비스러울 만큼 황홀경에 빠져
이 길이 백담사 길이었던가 기억을 의심하게 된다.
고은 시인의 "그 꽃"처럼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내려올 때 못 본 풍경
올라갈 때 보니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산에서의 시간은 넓혀가면 넓혀 갈수록 마음은 산을 닮아가니
이보다 값진 선물이 있을까?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을 가르며 그 길을 걸으면서
자연을 극진히 예찬했다.
이 가을 숲의 향기와 바람의 노래로
기억의 조각을 맞추며 산과 함께 한 이 하루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내 삶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세상은 변했어도 백담사 계곡 단풍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는 그 길 위에서 온전히 가을을 느끼고 선물 같은 시간을 보냈다.
↔
오전 9시 40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셔틀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나의 목표는 백담사 계곡을 온전히 느끼고 싶어
7km가 되는 길을 유유자적 걸어서 갈 목표이어서
2시간 30분 소요시간이 질릴 법도 한데 풍경에 빠져 걷다 보니
걸어서 가려고 했던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2023, 10, 28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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