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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결혼기념일 날에

by 풀꽃* 2009. 5. 23.

 

 

 

결혼기념일  날에..

 

결혼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언 00년을 맞이했다

00년전 지금의 남편을 만나 둥지를 틀고 그 안에서 주님의 사랑과 시어머님의 사랑을 한없이 누리며 살아 온 시간이 행복하기만 하다.

칠년차 되는 남편을 만난 기대속에는 사랑으로 보듬어 줄꺼라는 상상속의 풍경화를 그리며 야무진 생각들로 가득 채우고 시간속을 여행했건만 홀로 자란 남편은 사랑을 주기 보다는 받는 쪽에 더 가까웠다.

사랑을 많이 받은 자만이 사랑을 알 수 있듯이 그 깊은 가슴 한 켠엔 가족 사랑하는 깊은 사랑이 뿌리를 내리고 키워가고 있었다.

남편의 사랑보다도 시어머니의 사랑을 원없이 받았던 그 시간 속 여행은 천국생활을 맛 보듯 감사와 희열의 눈물이 날만큼 감동을 가져다 주었다.

내일이면 어머니가 하나님 품으로 가신지가 3년째 되는 날이다.

어머니가 사시는 날까지 눈 한 번 안 흘기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며 살아 온 우리 가정!

믿지 않은 가정으로 결혼해서 신앙생활 하는데 조금도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가족들의 협조 속에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데 어머니도 하나님을 영접하시고  3년전 폐암으로 5개월 간의 투병을 하시다 하늘나라로 가셨다.

어머니의 사랑이 커서인지 5개월간의 병간호를 하면서도 조금도 힘들거나 귀찮다는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다

병간호를 하면서 스쳐가는 생각이.. 나도 며느리 하고 고운 사랑 키워나가면 이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면 며느리도 나처럼 밝은 미소로 병간호를 할 수 있을까?..란 야무진 생각도 가졌었다.

어머니가 안 계시면 하루도 살아가지 못 할건만 같았었는데...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네!..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내려다 보시고 섭섭해 하지 않으실까?..

사랑이란?..

50%+50% 인것 같다.

남편의 사랑이 어머니에게 보내드린 사랑이 어머니가 안 계시자 50%가 이제는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 같다.

어머니가 살아계시기 전까지는  나는 50%의 사랑만을 받아오며 살아온 시간들이다.

이맘때면 결혼 기념일 보다는 어머니가 더 생각나고 그리워 진다.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결혼한 딸아이가 "엄마 결혼기념일 축하해!"  이따가 갈께..

항상 곁에서 챙겨주고 신경써주는 이쁜 딸 시내!

외식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엄마를 알기에 사위 퇴근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가더니 엄마가 좋아하는 회를 떠가지고 들어왔다.

엄마 꽃바구니도 준비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엄마가 꽃바구니 사오면 버릴때 번거롭다고 해서 준비 안 했어..

몇년전까지만 해도 생일날과 결혼기념일 날엔 꼭 남편이 년 수에 맞춰 장미가 들어있는 꽃바구니를  선물해 주곤 해서 주변 사람들로 부터 부러움을 받았었는데...

이제는 꽃다발 사후 처리가 불편하다고 하니까 몇년째 꽃다발을 받지 못 하고 있다.

꽃다발 대신 상품권을 건네주며 현찰과 같으니까 받으란다. 그것도 농협 상품권..

지나고 생각하니 몇일전 지방 태니스대회에서 상품으로 받아 온 상품권 같다. 

요즘 말하는 간 큰 남자! ㅎㅎ

이제는 나이가 들 수록 간 큰 남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으례 결혼기념일과 생일이 돌아오면 자녀들이 알아서 하겠지.. 란 생각을 하고 있는 남편!

정말 요즘 말하는 간 큰 남자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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