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님들...
제가 갑자기 계획에도 없던 지리산 종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2005년를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 종주길이 될 것 같습니다.
매년 여름 휴가철이면 한 번씩 갔었는데 그간 발목이 안 좋아 2007년을 끝으로 아쉬움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도 오른쪽 발목이 조금 시큰대긴 하지만 가고 싶은 설렘에 이렇게 네 번째 종주길을 떠나려 합니다.
함께하는 친구님들은 마음이 들떠 어제부터 배낭을 챙기며 물건을 넣었다 뺐다~
배낭을 짊어지고 야단 법석을 떤다는데~ 저는 여러번 해서인지 그져 무덤덤 하네요.
장마철이라 비소식도 있고 왠지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그래도 가슴속 한 켠에선 은근히 기다려지는 것은 왜일까요?..
저의 영원한 산 파트너인 권사님 부부와, 저까지 여자 3명 모두 5명이 단촐하게 다녀 오려고 합니다.
목요일 밤... 영등포역에서 22시50분 차로 출발하면 금요일 새벽 4시20분에 구례역에 도착하면
콜벤으로 성삼재를 향하여 가다가 그 유명한 해장국 집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맛있는 해장국을 먹고 다시 성삼재까지 콜벤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도상거리로는 41.5km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1무1박3일...산에서 1박을 하고 하루 보통 10시간 이상은 걸어야 될 듯 합니다.
배낭의 무게가 아무리 줄여도 보통 10kg이 넘으니 장난이 아닌 듯 하지요.
처음 지리종주를 할 땐 무려 17kg이였는데 그 다음부터는 줄이고 줄여서 11kg까지 줄였습니다
얼마나 짐이 무거우면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가지고 가겠다고 했을까요?..ㅎㅎ
산행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삼재-노고단-돼지평전-임걸령샘터-노루목-반야봉-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총각샘터-
연화천대피소-벽소령-선비샘-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1박)
세석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새벽4시 별빛 소나타가 울려퍼지는 세석의 하늘을 바라보며 해드랜턴을 하고 출발합니다.
(둘재날)
세석대피소-삼신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중봉-써레봉-치밭목대피소-유평리
유평리에 도착하면 시간적으로 보통 15시정도가 되면 유평리 계곡물에 이틀동안 흘린 땀을 씻고
콜벤을 이용하여 진주터미날로 출발합니다 그곳에서 저녁을 먹고 18시 우등고속버스로 인천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친구님들 그간도 저 있을 때 보다도 더 많이 행복하시고 평안하세요.
돌아 와서 찾아 뵙고 인사 드리겠습니다.
2010년7월15일..................들꽃향기
<새로 단장된 노고단 대피소>
<벽소령 대피소> 빨간 우체통으로 잘 알려진 벽소령대피소!! 종주를 할 때마다 이곳에서 한참을 쉬어가던 곳이기도 하지요. <세석평원> 종주를 할 때 마다 이곳에서 1박을 하였었지요 세석의 밤하늘은 언제나 별빛소나타가 울려퍼지는 그런 곳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아쉽게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날의 나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있는 세석평원....그곳이 그립습니다.. <연하평전> 아마 지금도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감동을 줄지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천왕봉 일출을 보려고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1박을 하기도 합니다. 종주를 할 때마다 항상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하였었지요. 매년 여름만 되면 종주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장터를 이루 듯 복잡곳 곳이지요. 이곳에서 먹던 라면이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이곳도 제가 좋아하는 구간 중에 한 곳입니다.
이곳에 서면 지리의 산 그리메가 모두 한 눈에 들어옵니다. 내가 걸어온 종주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대견스럽기도 하구여... 이곳에서 우측으로 하산하면 중산리 방향이고~~좌측으로 하산하면 유평리로 이어지는 종주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평리 방향은 산행 길이가 좀 길어 거의가 중산리 방향을 택하고 있지만 저는 유평리 방향의 한적한 길이 왜 그리도 좋던지요.
이번에도 될 수 있으면 유평리계곡 쪽을 가려고 하는데 체력이 따라 줄지 의문입니다. 날씨와 발목만 안 그러면 저로서는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인데 어떻게 될지 저도 궁금합니다. 천왕봉을 오르면서 수많은 야생화들을 보면서 마냥 행복했던 지난 시간들이 그리워집니다. 중봉이 조금 지나면 지리산 태극종주 구간이 나오는데 오래전부터 입산금지로 줄을 쳐 놓았는데 산꾼들의 의해 지금도 몰래 산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가보고 싶은 구간이기도 하구여...
한적한 내리막길을 따따 숲길로 접어들어 들꽃들의 눈인사 건네며 걷는길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지리종주길에는 소나무가 흔치않은데 이곳에는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 듯....뒤돌아보는 풍광이 더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올 여름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가면 수량이 풍부해 아주 멋진 장관이 될 듯 한데 그런 풍광을 보긴 어렵겠지요. 나뭇잎으로 초록지붕 만들어 놓고 군데군데 하늘창을 열어놓은 사이로 새들을 불러들여 그들과 함께 거닐던 그 길을 다시 걷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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