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 / 들꽃향기
수려한 침묵이 흐르는 깊은 숲
높은 키보다는 너른 품을 가진 산
그 품속에 수많은 얼굴을 감추고
선물 같은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추위를 밀어내고 밀어내다 멈춘자리
켜켜이 쌓인 雪이 지층을 이루고
나목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속내
그리움으로 아련해진 시선이
그 풍경 속에 머문다.
바람이 산의 능선을 간지럽히며
기분 좋은 숨결을 내뿜는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은
볕 드는 날만 기다렸다는 듯
하얀 눈물 뚝뚝 흘리며
소리 없이 준비된 봄의 성찬이 너스레를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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