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계곡 / 들꽃향기
하나하나 쌓아 올린 세월의 담장이
깊은 골을 세워 놓고
수묵화 그려진 병풍이 둘러싸인 협곡 사이로
나무 그림자 드러눕고
그 안에 햇살도 가둬 놓고
바람도 쉬어간다.
올망졸망 작은 바윗돌은
하얀 이불 덮어쓰고
콧물 흘려가며 하얀 기침 내뱉는다.
산 새도 고요하고
말라버린 낙엽은 힘을 잃어 생을 포기한 양
시린 물속에 몸을 던지고
고요한 침묵만이 흐른다.
雪이 녹아 얼어붙어 멈춘 자리
수정 같은 고드름이 바위에 목을 매고
꽁꽁 얼어붙은 얼음장 밑 흐르는 물빛엔
어느새 살긋한 봄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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