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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봄의 서곡

by 풀꽃* 2014. 3. 14.
          

 

봄의 서곡 / 들꽃향기

경칩이 지난 지도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바람이 차다. 겨울 속에서도 봄을 캔다고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겨울에도 봄 향기 가득한 냉이며, 달래가 겨울 식탁에 올라와 한겨울 식탁에서부터 봄이 시작된다. 거실 가득 들어온 햇살이 언 마음을 녹인다. 어제 외출했을 때 꽃샘바람이 얼마나 매섭던지 그 여운이 아직도 몸에 배어있는 것 같다. 정월 보름이 지나고 나면 양지바른 곳엔 얼어붙은 수면 밑으로 봄의 태동 소리가 마치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처럼 맑고 청아하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계곡의 두꺼운 얼음 속에서도 봄을 재촉하는 물이 흐른다. 비발디의 봄을 노래하는 바이올린 선율처럼 봄의 요정들이 왈츠를 추는 봄! 봄이 오기도 전에 우리의 마음도 봄물이 들어 셀렘으로 가득하다. 봄은 결코 냉혹한 겨울의 강을 건너지 않고는 빛을 보지 못하기에 꼭 그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하얀 눈 속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올라오는 노란 복수초의 강인함과 여리디여린 몸을 가진 노루귀의 강인함 속에서 우리는 강인함을 배우게 된다. 눈에 덮여 얼어 죽을 것만 같던 복수초도 고운 빛을 띠는 걸 보면 신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람에 꺾일 듯하다가도 다시 몸을 곧추세우는 노루귀 생명을 지탱하는 힘은 신이 내려준 힘인 것 같다. 봄의 문이 하나둘 열리기 시작하면 꽃샘추위도 꼬리를 감추고 벙긋 꽃망울을 터트리며 순백의 목련꽃이 하늘을 향해 겨우네 침묵해 오던 입을 열고 하얀 수채화를 그린다. 나는 청초한 모습의 목련꽃을 참 좋아한다. 아마 내가 그림을 그렸다면 목련 나무 아래에 이젤을 설치해 놓고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그만큼 목련꽃을 좋아한다. 봄의 서곡이 울려 퍼지면 여기저기서 봄의 향연이 펼쳐져 완연한 봄을 맞게 된다. 봄은 연둣빛 추억으로, 아름다운 선율로 내 가슴에 피어나고 있다. 봄의 소리에 마음이 열리고 눈과 귀가 봄을 향한다.

-2014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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