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야기
초록이 여물어 가는 계절!
소나기 한차례 지나고 나니 여름이 실감 난다.
여름의 주인은 불볕더위라지만 너무 가물어
소나기 내리니 집 나갔던 탕자가 돌아온 듯 반갑다.
이 빗소리를 얼마 만에 들어보는 걸까?
몸에 전율을 느낄 만큼 상쾌했다.
그냥 창밖으로 바라보는 것만도 시원하고 상쾌한데
얼마나 반갑던지 어둔 밤 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어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소나기에 몸을 맞긴 채 흠뻑 맞고 싶었다.
잠시 하던 일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소나기는 그새 그치고 말았다.ㅠ
찰나의 순간을 놓치고 만 것이다.
극심한 가뭄에 내린 소나기기에 삼라만상이 춤을 추었을 텐데
맛만 보여주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예전엔 장마 하면 비가 지겹도록 내려 햇볕 한 줌 내비치면
그리운 님 본 듯 반가웠는데 지금은 비가 그립다.
말이 장마지 중부권엔 마른장마다.
도심에서도 날이 가물어 건조한 날씨에 비가 그리운데
하물며 농촌에서는 극심한 가뭄에 하늘만 바라보고
한숨만 짓고 있을 것이다.
신록은 그래도 태연한 척 푸른 문장을 쓰며 7월을 노래한다.
처마 끝에서 쏟아지는 낙숫물 소리 들어본 지도 아득하고
비 갠 뒤 일곱 빛깔 무지개를 잊고 지낸 지는 또 얼마였던가?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소나기 쏟아지면
하던 일 뒤로하고 버선발로 달려나가 어린 시절 천방지축 비 맞고 뛰어놀던
그때를 추억하며 메마른 영혼이 촉촉해질 때까지
빗속을 거닐며 여름을 맘껏 즐길 것이다.
얼마 전 소나기 한차례 내린 후 쓴 글인데 인제야 마무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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