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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장례를 마치고

by 풀꽃* 2016. 12. 21.

 

 

 

 

     ▲첫날 오전 9시

 

 

 

      ▲우리 아이들 몫

 

 

     남편은 5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위로 누나와 형님이 계시고 남편 아래로 남동생 셋, 여동생 하나 이렇게 7형제이다.

     아버님은 4형제 중 막내이신데 셋째 형님이 자녀를 두지 못해 남편은 출생하자마자

     셋째 큰집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젖도 채 떨어지기도 전 셋째 큰집으로 양자로 갔다. 

 

     내가 결혼할 때 시아버지(양부)께서는 이미 세상을 뜨셨고, 시어머니만 생전에 계셨기에

     나에게는 시부모님(생부, 생모, 양모)이 세 분이시다. 

 

     시아버지(생부)께서는 22년 전 80세에 세상을 뜨셨고, 두 어머니(생모, 양모)가 계시다가 

     10년 전 양어머니께서 87세로 세상을 뜨시고, 어머니(생모) 한 분만 생전에 계시다가

     지난 12월 15일 97세로 운명하셨다.

     두 어머니는 연세가 같았는데 어머니(생모)는 평소에 건강 관리를 잘하신 탓인지

     양어머니보다 10년을 더 사셨다.

 

     아들 다섯, 딸 둘, 칠 형제이기에 동서 다섯에다 시누이가 둘이다.

     남편이 양자의 몫이긴 하지만, 시댁 형제들과는 친형제처럼 지내왔다.

     집안의 우애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7형제가 한결같이 우애 있게 지내왔다.

 

     형제가 많다 보니 이번 어머니 장례에도 많은 조문객이 다녀가

     조의금 또한 많이 들어왔다.

     비율로 보면 넷째 시동생(주) 박찬회 화과자(대한민국 제과 명장 1호) 조문객이 가장 많았고,

     두 번째가 남편의 조문객이고, 세 번째가 시아주버님(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직) 조문객으로

     이렇게 삼 형제 조문객이 주요 조문객이었다.

 

     어머니께서 운명하신 시간이 0시 30분이었기에 장례 기간이 긴 삼일이었는데

     조문객이 많아 삼일에 분산되어 장례를 치르게 됨도 참 감사하다.  

 

     7형제 중 나만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 교회장으로 모실 수 없는 게 참 안타까웠다.

     그리고 교구 목사님마저 출타 중이어서 대리교구장님께서 위로예배를 인도하셔야 하기에

     마음이 참 무거웠는데 목사님께서 상황에 맞게 말씀을 준비하셔서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은혜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어 참 감사했다.

 

     어머니께서 계시던 병원에도 장례식장이 있지만

     그곳은 특실이 있어도 이곳처럼 넓지가 않고 주차 시설도 미흡해 

     거리가 조금 멀긴 해도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장례식장으로 옮겨

     넓은 주차장에 주차도 무료로 할 수 있고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조문객을 맞이할 수 있었다.  

 

     조문객이 많아 조의금도 많이 들어와 장례를 치르고 조의금이 남아

     칠 형제에게 똑같이 돌아갔는데 자녀들에게 준 게 아니고

     할머니가 가시면서 손주들한테 용돈 주는 의미로 손주들한테 나눠 주었다.

 

     형제들 가정에 손주가 하나인 가정도 있고, 둘인 가정도 있고, 셋인 가정도 있는데

     자녀 1인 2백만씩 정하고, 하나이거나 둘인 가정은

     예를 들면 (장학금, 출산 축하금, 결혼비용) 등 명분을 세워 한 가정당 똑같이 분배했다.

 

     이런 의견은 조문객이 가장 많은 넷째 동서가 제의했는데 모두 좋다고 동의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기분 상하지 않고 서로서로 배려하며

     형제들이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장례를 마쳤다.

 

     어머니께서 평소에 꽃을 참 좋아하셨는데 화환이 많이 들어와 사방 꽃으로 겹겹이 병풍을 두른 듯

     조문객과 꽃 인사 나누며 아버님 곁으로 가셨다. 

     어머니 장례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유골을 화장해서 아버님 묘 한편에 묻어 드렸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7형제가 서로서로 배려하며 화기애애하게 지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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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를 마치고 자녀들에게 전화해서 남은 부의금 이야기를 했더니

     큰딸은 엄마 그랬어? 작은딸은 엄마 정말이야?  

     며느리는 아버님, 어머님 쓰시지 않고 왜 저희를 주세요?

     그냥 아버님, 어머니 쓰세요 하며 전화를 끊었다.

 

     며느리는 업무로 서울에 있고, 딸아이들만 저녁에 집으로 왔는데

     사위가 하는 말이 아버지 어머니 그 돈 저희 안 받아도 되니까 그냥 아버지 어머니 쓰라고 한다.

     끝까지 거절했더니 그럼 나중에 더 보태어 가족여행이라도 가자고 하길래

     여행은 여행이고 이 돈은 할머니께서 손주들에게 주는 돈이니까

     그냥 받으라고 딸아이 가방에 넣어 주었다.

    

     부모는 자녀의 기쁨이 바로 내 기쁨이 아닌가? 

     자녀들도 생각지도 않던 돈인데 그 기쁨이 얼마나 클까? 

     그날 저녁은 자녀들과 월미도에 가서 회를 먹었는데 큰사위가 사고

     다음엔 작은사위가 사기로 했다.

     아들 몫은 바쁜 관계로 전해주지 못했다.  

 

 

 

     ♣부의금:6천만 원

     ♣화환 78개

 

     ♣장례식장 비용:1천 6백만 원

     ♣잡비:2백만(화장 비용 포함) 

     ♣남은 금액:4천 2백만 원(7 형제 한 가정에 6백만 원씩 손주에게 똑같이 분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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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바람이 되어/ 임형주

 

나에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넒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 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에 사진 앞에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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