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품에 안기시다 / 풀꽃
혹한 속 긴 삼일
생전에 좋아하시던 꽃으로
겹겹이 수놓은 병풍 속에 안기어
많은 군중(群衆)과 꽃 인사 나누고
애통의 소리보다는
화답(和答)의 소리로 하늘을 수놓고.
마지막 가시는 길
수위 옷조차도 어머니 취향에 맞춤형처럼
곱디곱게 차려입으시고
꽃길 즈려 밟으며 임께로 가는 길
살폿한 걸음 미풍(微風) 타고 달음질친다.
오랜 세월
흙무덤 속에서 홀로 외로우셨는지
밤잠 설쳐가며 길 닦아 놓으시고
따스한 햇살 타고
버선발로 마중 나와 포옹을 하신다.
마지막 가시는 길
자녀들 영혼까지 사랑으로 어루만지시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들에게
용돈 두둑이 쥐여 주시며
서로 사랑하라, 서로 화목하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고 하신 것처럼 끝맺음하시고
아버님 품에 안기셨다.
-2016년 12월 17일 어머니를 배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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