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7일(춘천 용화산에서)
한해의 끝 12월이다.
화살과도 같은 세월에 누구나 과거로의 시간 속으로
세월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일 거다.
누구는 10년 전 일 수도 있고, 누구는 20년 전일 수도 있고
각자가 원하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이 머물렀던 배경이 중요한 것 같다.
나도 10년, 아니면 20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싶겠지만
나에게는 지난 시간이 고통의 시간이었기에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리고 싶지가 않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 나는 너무 힘든 시간이었기에
그때를 떠올리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어느 정도였냐면 기운이 없어 혼자의 힘으론 걸음을 걸을 수 없고
손에 힘이 없어 글도 쓸 수 없고, 잠도 약에 의존했고
식욕이 없어 밥도 먹을 수 없을 만치 힘들었다.
그렇다고 몸에 특별한 질환이 있던 것도 아니고
단지 과로한 스트레스로 기가 정체되었기 때문이었다.
가사도 못 돌볼 만큼 힘들어 아이들은 시어머니께서 돌봐 주시고
2~3년을 형제들 집을 전전하며 요양하며 지냈었다.
그것도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입시를 앞두고 있던 때라
몸도 마음도 참 힘들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현실과는 다르게 세 자녀 모두 잘 자라주어
어려움 없이 본인이 원하는 4년제 대학을 마치고 좋은 직장을 갖고 있다
적기에 좋은 배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음이 참 감사하다.
많은 이들이 푸른 시절을 그리며 그 시간 속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지난 세월 나에겐 악몽 같은 시간이었기에
되돌아보고 싶지도, 떠올리고 싶지도, 머물고 싶지도 않은 그런 시간이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로 내 삶이 반전되어 건강도 찾고
내게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음이 참 감사하다.
그리고 지난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웃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금이 얼마나 감사함인가?
살아온 시간으로 봐서는 인생의 가을이지만, 나는 지금 인생의 봄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모든 게 감사하다.
나의 나된 것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선물 같은 삶 너무 고맙고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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