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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 가면

느림의 미학(관악산 8봉 능선)

by 풀꽃* 2017. 3. 19.

     언제:2017년 3월 18일(토요일) 날씨:맑음

     어디:관악산(629m)

     위치:서울 관악구, 금천구, 경기 과천, 안양

     누구와:자연과 나

     코스:과천 청사-6봉 능선-8봉 능선-서울대학교 수목원- 안양유원지-관악역

     소요시간:산행들머리(8시 30분 산행시작)-산행 날머리(3시 55분 도착)임도길(수목원 관리실- 관악역 1시간 5분 소요) 

                 유유자적 놀멍, 쉴멍, 걸멍(놀며, 쉬며 걸으며)산에서만 7시간 25분

 

 

     ▲8봉 능선

 

 

 

     ▲뒤로 보이는 산은 삼성산이다.

 

 

 

 

 

 

 

 

 

 

 

 

 

 

 

 

 

 

 

 

 

 

 

 

 

 

 

 

 

 

 

 

 

 

 

 

 

 

 

 

 

 

 

 

 

 

 

 

 

 

 

 

 

 

 

 

 

 

 

 

 

 

 

 

 

 

 

 

 

 

 

 

 

 

 

 

 

 

 

 

 

 

 

 

 

 

 

 

 

 

 

 

 

 

 

 

 

 

 

     ▲모처럼 사진 한 장 부탁했더니 이렇게 발을 잘라 놨으니 앞으로는 산에 어떻게 가라고..ㅎ

 

 

 

 

 

 

 

 

 

 

 

 

 

 

                                                  ▲왕관바위

 

 

 

 

 

 

 

 

 

 

 

 

 

 

 

 

 

 

 

 

 

 

 

 

 

 

 

     ▲연꽃바위

 

 

 

 

 

 

 

 

     느림의 미학(관악산 8봉 능선 )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며 다시 산에서 푸른 숨을 쉰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쉼 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서 정지된 듯 펼쳐지는 풍경이다.

     시간의 수레바퀴에 사는 사람들이 오늘도 산을 오르며 세상에서 가져온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열어간다. 

 

     나의 외람된 생각인지는 몰라도 자연에 들면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을 조금이라도 닮아 갔으면 하는 마음인데

     요즘은 산인지 세상인지 구별할 수 없을 만치 정치 이야기며 삶의 이야기가 산에서 펼쳐져 오염된 느낌이 든다.

     오래전 등산객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산을 오르면 자연과 하나 되어 내가 자연인 듯 

     추억과 발자국 외엔 아니온 듯 다녀갔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시끌벅적 아수라장이 되어 자연에 와도 신선한 느낌이 없다.

 

     하늘과 더 가까이서 시작되는 하루!

     들머리에 들어서자 계곡의 물소리가 잠자고 있는 봄을 깨우며 봄을 찬양한다.

     산은 제 품을 열어 사람의 길을 내어 주며 반가움으로 안긴다.

     아직은 무채색 산빛인 데도 반가운 임을 만난 듯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아름다운 풍경에 세상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으며 점점 하늘과 가까워지는 신성한 봉우리를 향해

     더딘 걸음으로 산으로 들어서며 기억을 되살려 지난 시간 속 풍경을 꺼내본다.

 

     산은 그리고 길은 이야기한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고, 빨리 가는 것보다 바른길로 가는 게 의미 있는 삶이라고

     그리고 나만의 걸음으로 가는 그 길이 바로 나의 길, 나의 삶이라고 내게 안긴다.

     산의 시간이 나에게 안겨준 지혜의 선물이다. 

 

     누가 보면 혼자 오르는 모습이 외롭게 보일지 몰라도, 산의 시간이 흐르면서 언젠가부터 이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혼자 걷는 이 길이 얼마나 호젓하고 여유롭고 좋은지 자연과 하나 되어 원 없이 즐기며, 원 없이 쉬며

     눈에 담은 모습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으로 원 없이 담으며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

 

     무릎 악화로 다시는 산에 발을 못 디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시 산에 올라 산행할 수 있음이 정말 꿈만 같다.

     그동안 켜켜이 쌓여 있는 그리움을 바위 위에 한 편의 시를 써 내려 가듯

     유유자적 걷기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다시 산에서 오롯한 나를 찾는 시간!

     아름다운 자연에서 마음의 키도 훌쩍 커져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산을 오르며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설렘으로 산을 올랐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일 것이다.

 

      #

      2014년 8월 28일 관악산을 오른 후 어언 2년 6개월 만에 올랐다.

      6봉 능선과 8봉 능선은 관악산의 백미라 할 만큼 기암이 아름답고 난이도가 높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릴 있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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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복을 주시고. 그의 얼굴 빛을 우리에게 비추사

     주의 도를 땅 위에, 주의 구원을 모든 나라에 알리소서

     하나님이여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

     온 백성은 기쁘고 즐겁게 노래할지니

     주는 민족들을 공평히 심판하시며 땅 위의 나라들을 다스리실 것임이니이다.

     하나님이여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

     땅이 그의 소산을 내어 주었으니 하나님 곧 우리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니 땅의 모든 끝이 하나님을 경외하리로다.

     -시편 6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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