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은 아이들 몫
이사 온 곳이 다 좋은데 시장이 없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주부가 가장 불편한 게 장 보는 건데
그래서인지 늘 가슴 한편에 장 보는 무게감이 떠나지 않는다.
김치가 아직 한 통이나 남았는데
김치마저 떨어지면 더 마음이 무거울 것 같아
오늘은 총각김치와 돌산갓 김치를 담그려고 먼저 살던 곳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오늘따라 알타리와 돌산 갓이 별로 좋은 것이 없어
얼갈이배추가 크고 좋은 것이 있길래
얼갈이배추 5단과 배추 두 망(6포기)을 샀다.
배추는 오늘 밤 절여 놨다가 내일 하기로 하고
얼갈이배추는 자르지 않고 통으로 길게 했다.
언젠가부터 얼갈이배추를 이렇게 담그려고 했었는데
얼갈이배추가 굵은 게 없고 자잘해서 못 담갔는데
때마침 굵은 얼갈이배추가 있어 사게 됐다.
총각김치와 돌산갓 김치를 하려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엉뚱한 아이들을 데려왔다.
무채는 넣지 않고 황태로 육수를 내서 그 육수로 찹쌀풀을 끓이고
홍고추를 갈아 고춧가루와 섞고 배와 양파를 갈아 새우젓과 멸치액젓을 넣고 담갔더니
바로 담갔는데도 담백하니 밥도둑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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