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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12월의 단상

by 풀꽃* 2017. 12. 15.

              

 

 

 

                

 

 

               굽이굽이 돌아온 길 어느덧 한해 끝에 서 있다.

               한 계절을 떠나보내고 또 한 계절을 맞이하는 12월이자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마지막 잎새가 바람에 흩날리듯 창문을 열자 한 장 남은 달력이 바람에 나폴 된다.

               달력이 한 장, 두 장 떨어져 나가는 것은 세월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1월의 수명은 고작 한 달이고, 2월의 수명은 두 달, 3월의 수명은 석 달

               이렇듯 달력에서 12월의 수명은 장수를 뜻하듯 열두 달이기도 하다.

 

               한 계단, 한 계단 차분히 가기로 했던 나의 다짐대로 올해도 여기까지 왔다.

               붉은 신호등의 깜빡거림보다는 안전한 녹색 신호등에 맞혀

               느리게 산다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다.

               느리게 걷다 보면 우리는 잃고 있던 그 무엇을 만나게 되기에

               걸음의 속도를 조금만 늦추어도 우리의 삶은 넉넉한 여백이 생긴다.

 

               거리마다 스치는 풍경이 저마다의 겨울 이야기를 한다.

               인사하지 못한 계절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가 버리고

               겨울로 접어들어 연일 한파가 기승을 부린다.

               겨울은 눈이라도 와야 눈부신 풍경이 펼쳐져 겨울의 백미 설경을 즐길 수 있는데 

                눈길 닿는 곳마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서정이 삭막하기 그지없다.

  

                시간이 지나면 하나둘 사라지는 사람들처럼

                겨울도 시간이 지나면서 한 겹, 한 겹 겨울옷을 벗을 텐데  

                이제 겨울이 시작인데 벌써 겨울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마음이다.

 

                꽃피고 단풍들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내왔는데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앞에 서니 많은 생각이 스친다.

                신앙인의 나로서는 올 한 해 하나님 앞에 바로 섰는지 나를 돌아본다.

                이제 곧 성탄절이 돌아온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귀한 당신의 몸을 값없이 주셨는데

                이번 성탄절에 우리는 예수님께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까? 

                예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선물은 값비싼 향유가 아니라 상한 심령이다. 

                내 주변을 돌아보고 헐벗고 굶주린 이웃을 찾아가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복음이란 선물을 그들에게 안겨 준다면

                그보다 더 값진 선물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성탄절은 모두가 따뜻한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노를 다 드러내어도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억제하느리라.

              -잠언 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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