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혹한이지만, 봄은 반드시 올 것을 알기에 추위와 맞서며 기꺼이 겨울을 견디고 있다.
어디를 봐도 삭막한 겨울, 함박눈이라도 내리면 좋겠건만
잔기침하듯 여러 차례 땅을 덮을 만큼의 눈이 내려 이도 저도 아닌
사람도, 나무도, 바람도 무겁고 탁한 계절의 색을 뒤집어쓰고 저마다의 겨울 이야기를 한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 그 옛날 기억처럼 겨울은 애써 그리움 엮지 않아도 빼곡히 스민다.
따스한 아랫목 이불 같은 추억 하나 화롯불에 얹어진 가래떡처럼
빛바랜 정겨움이 되살아 나는 요즘이다.
2월은 봄의 전주곡이자 봄을 기다리는 설렘의 계절이다.
나서 보면 뺨이 아릴 만큼 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마음은 벌써 담을 넘어 서성인 지 오래다.
아직 봄이 닿지 않은 메마른 대지이지만
어디쯤에선가 초록의 푸른 생명이 깨어나 기지개를 켜다가
매서운 한파에 화들짝 놀라 다시 겨울잠에 들 것 같다.
봄 내음을 느끼고 싶어 식탁 위에 냉잇국을 올리고
비발디의 봄을 들으며 아침 식탁을 맞는다.
향긋한 봄 내음에 두꺼운 겨울옷을 벗고 마치 봄을 맞은 듯하다.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영부영 1월을 떠나보내고 새로 맞이한 2월!
3일이나 더 짧은 2월이기에 더 빨리 지나갈 것 같은 느낌에 마음이 더 조급하다.
그래도 첫 단추의 반듯함 같은 새로운 시작이 좋다.
올겨울 잔설은 여러 차례 내렸지만 눈다운 눈을 못 만나 대설이 내리기만을 간절히 염원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겨울이 가기 전 하얀 설원 위에서 행복의 나래를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해가 한 뼘이나 길어진 걸 보면 봄도 머지않았다.
봄을 맞아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필 때
지나온 겨울 자리가 감동할 만큼 순백의 설원으로 떠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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