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 풀꽃
올겨울 한파는 들리는 말에 의하면
立春이 지났는데도 떠날 줄 모르는 철부지라느니
절기도 모르고 헤매는 치매 환자라느니
겨울을 혼자 독차지하는 독불장군이라느니
길 잃은 미아라느니
제풀에 독감 걸려 앓아누웠다느니
겨울 사랑에 열병이 났다느니
이런저런 말들이 나돌고 있다.
봄이 저만치서 듣고 있다 안 되겠다 싶어
서둘러 몸단장하고
양지바른 개울가 둔덕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가 하면
더러는 나지막한 산모퉁이에서
한파가 사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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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아직도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언제 몸단장을 했는지
한파 속에서도 수양버들나무에
희미하게나마 푸른색을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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