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혼의 숲

한파

by 풀꽃* 2018. 2. 9.

 

 

 

 

 

한파 / 풀꽃

 

 

올겨울 한파는 들리는 말에 의하면

立春이 지났는데도 떠날 줄 모르는 철부지라느니

절기도 모르고 헤매는 치매 환자라느니

겨울을 혼자 독차지하는 독불장군이라느니

길 잃은 미아라느니

제풀에 독감 걸려 앓아누웠다느니

겨울 사랑에 열병이 났다느니

이런저런 말들이 나돌고 있다.  

 

봄이 저만치서 듣고 있다 안 되겠다 싶어

서둘러 몸단장하고

양지바른 개울가 둔덕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가 하면

더러는 나지막한 산모퉁이에서

한파가 사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

 

봄이 아직도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언제 몸단장을 했는지 

한파 속에서도 수양버들나무에

희미하게나마 푸른색을 내비친다. 

  

 

 

 

 

 

 

'영혼의 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8.03.19
봄비  (0) 2018.02.28
겨울 단상  (0) 2018.02.05
아쉬워도 안녕  (0) 2018.01.18
망각  (0) 2018.01.1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