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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갤러리

청량산 설경

by 풀꽃* 2018. 12. 14.

 

 

 

 

 

 

 

 

 

 

 

 

 

 

 

 

▲청솔모가 도토리를 먹고 있었다.

 

 

 

 

 

 

 

▲533개 계단

 

 

 

 

 

 

 

 

 

 

 

 

 

 

 

 

 

 

 

 

 

 

 

 

 

 

 

 

 

 

 

 

 

 

 

 

 

새벽 산책길 눈발이 공중을 배회하다 하나둘 내려앉는다.  

이렇게 내려서는 종일 내려도 눈이 쌓이지 않을 것 같아 야속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에 아예 포기하고 기도에 집중한다.

새벽 산책길에 기도는 매일 해오던 거라 신성한 아침 주님과 만나는 시간이다.

기도에 집중하다 보니 눈 내리는 것엔 관심이 없다.

그것도 함박눈이라면 기도가 집중되지 않고 마음이 설레겠지만

어둠 속에 날리는 눈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자세히 살펴봐야 알 수 있지

내리는 둥 마는 둥 하다.

 

눈이 내리는 속도는 집에서 출발할 때나 산책을 끝내고 돌아갈 때나 

조금도 변함없이 바람에 나는 겨와 같아 한 시간이 지나도 바닥엔 눈 내린 흔적이 없다.

일기예보에 눈 예보가 있었지만, 이 정도로 내려서는 쌓이지 않을 것 같아 아예 포기하고 관심을 접는다.  

 

아침에 중요한 장문의 메세지 보내야 할 곳이 있어 문자를 작성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눈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혔다.

한 시간 남짓 문자를 완성하고 밖을 보니 함박눈이 펑펑 쏟아진다.

부랴부랴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머릿속으로는

설경 사진 찍으러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 적설량이 많으면 두물머리를 가고 싶지만,

그곳까지 갈만한 눈의 양은 아닐 것 같아

집에서 가까운 청량산에 오를 생각하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대충 먹고

카메라를 챙겨서 집을 나선다.

 

마음 같아서는 눈 내리는 거리 풍경도 찍고 싶지만

눈이 언제까지 내릴지 몰라 생략하고 걸음을 서두른다.

청량산 입구까지는 집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기에 빠른 걸음으로 내디딘다.

걷는 내내 눈이 그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설경을 찍을 정도면 눈이 적어도 5cm는 내려야 하는데 현재 내린 눈이 3cm 정도다.

 

청량산은 사진 찍을 풍경이 별로 없고 정상을 지나 팔각정 있는 곳이 괜찮아

연수 둘레길로 들어서서 목적지를 그곳에 두고 흥륜사 절 계단 길을 선택했다.

눈은 둘레길 중간쯤 가니까 그쳤다.

533 계단을 오를 때쯤 잿빛 하늘이 개면서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눈이 부시도록 빛난다.

눈이 녹을까 봐 걸음을 서둘렀더니 숨이 목까지 차오른다.

그렇게 해서 팔각정에 도착했다. 

오늘따라 날씨가 포근해 나무에는 이미 눈이 녹았고 팔각정 정자에는 그래도 눈이 쌓여 있어 위안이 되었다.

 

지난번 11월 24일 눈이 내리긴 했지만, 진눈깨비가 내린 후에 내려서 쌓이질 않아

이번 눈이 첫눈처럼 다가온다.

설경이 기대치는 못 미치지만 이렇게라도 설경을 담을 수 있으니 감사하다.

 

2018, 12, 13 청량산에서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를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요한복음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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