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 풀꽃
초록으로 꽉 찬 대지에
수만 가지 언어들이 왁자지껄 수런대는 7월
7월은 풀빛으로 살아도 배가 부를 만치
한 상 그득 초록 밥상으로 푸른 초장을 펼치고
두런두런 둘러앉아 초록의 향을 피우면
영혼마저 푸르러 풀물이 든다.
7월 안에
태양도 품고, 어둠도 품고
바람과 빗줄기도 품었으니
저절로 푸르게 물들 리가 없다.
어릴 적 7월은 꿈도 많았는데
세월의 강이 숱하게 흘러
그 자리에 비쩍 마른 꿈이
한 귀퉁이에 웅크리고 앉아있다.
한 뼘이나 짧아진 해
불현듯 내 인생을 보는 듯해 걸음을 서두른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시편 23: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