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재(2012년 10월 13일 영남알프스 종주를 하면서 찍은 간월재)
▲2012년 10월 13일 간월재에서 열리는 산상음악회
울산에서 사업을 하는 남편 후배로부터 목요일 저녁
사업확장 기념회에 초대를 받았는데
남편이 여행 삼아 함께 갈 생각이 없냐고 하길래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
여러 곳을 가는 곳보다 스케일이 큰 울산 간월재가 생각났다.
간월재 하면 영남알프스 산군이 이어진 곳이라
간월재로 오르면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을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기에
다른 곳은 아예 생각지도 않고 간월재를 가기로 했다.
목요일 아침 6시에 출발해 가다가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11쯤 울산에 도착했다.
간월재 가기 전 잠시 밀양 표충사를 들러 관람하고 간월재를 향하여 가는데
한참 후 네비게이션이 도착지에 도착했다기에 보니까 엉뚱한 곳이기에
남편이 목적지를 잘못 입력한 줄 알고 확인하니까
간월재 휴게소 번지수까지 맞는데 내가 알고 있는 간월재가 아니고
엉뚱한 곳이기에 차에서 내려 알아봤더니 간월재까지는 차가 못 올라가고
1시간 30분~2시간 정도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간월재까지 차가 통행이 됐었는데 언제 바뀌었는지
차량 통행이 안 된 지가 한참 됐다고 한다.
오전 시간이면 몰라도 오후 2시가 넘었으니 간월재까지 왕복 소요 시간만
3시간~4시간이 소요돼서 간월재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며칠 전부터 야심 찬 꿈을 갖고 이미 그곳에서의 스케줄까지 세웠는데,
이렇게 황당할 수가?...
남편 후배 기념회만 아니면 걸어서라도 간월재에 오른다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안 되기에 어쩔 수 없이 꿈을 접어야 했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차를 타고 가면서도 상상의 나래를 펴며
젊은 날을 회상하며 꿈길 같은 길을 걸을 생각을 하며 마음이 들떠 있었다.
내가 꿈꾸어 오던 자연의 품에 안겨 오롯이 가을 길을 걸으며
간월산과 신불평원에 함초롬히 피어 있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눈인사 건네며
천상의 화원을 걸을 생각을 하고 가기도 전에 마음이 달뜨고 설렜는데
이렇게 허망할 수가?...
드넓은 억새평원에서 내 푸른 시절 같은 풋풋한 억새의 춤사위를
가슴 가득 채우려고 했던 건데 모든 게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곳이기에 남편도 안 됐는지
다음에 시간 내서 다시 오든지 아니면 내일 일찍 다시 오자고 마음을 달래 보지만
내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시편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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