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단풍이 불그레 물드는 가을
얼마 전 출사 갔을 때 태풍의 영향인지 벚나무 잎이 폭탄을 맞은 듯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 만이 가을을 맞고 있었다.
벚나무도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한몫을 톡톡히 하는데
앙상한 벚나무를 보면서 올가을 단풍은 태풍의 영향으로
예년만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얼마 전 올림픽공원에 옅게 물든 은행나무 잎은 건재하던데
벚나무만 유독 잎이 떨어진 건 아닐 것 같다.
지역에 따라 태풍이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겠지만,
올가을 단풍이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림픽공원에서 한 달 전 보았던 은행나무가 지금쯤은
노란빛으로 물들었을 것 같아 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어
집에서 가까운 가천대 대학로 길로 갔다.
가까운 곳에 있는 데도 대학로 길은 내가 좋아하는 길이어서
특별함이 없어도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
내가 늘 다니는 길인데 요즘 코로나로 외출이 뜸해 안 간 지가 한참 돼서
가는 길 내내 마음이 설렌다.
대학로 길은 차도에 차도 많지 않고, 인도에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한적하고 도로 건너편엔 배수지 산이 있어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대학로 길이 더 운치를 더한다.
도로변 인도에는 은행나무와 벚나무가 있어 봄에는 벚꽃을 즐길 수 있고
가을이면 노란 은행나무에 시선을 빼앗길 만치 아름답다.
대학로 길에 들어서니 배수지 산이 가려 있어선지 은행나무가
노란빛보다는 푸른빛에 가까워 노란빛으로 물들려면
아직 한참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올가을 1박 2일 설악산 계획을 세우고
설악산 단풍 검색을 하는데 예년 같으면 설악산 단풍이 줄지어 올라오는데
올해는 한국의 산하 사이트에 들어가 봐도
설악산 산행기 올라온 게 없는 거로 봐서 단풍이 별로인 것 같다.
설악에서 시작된 단풍은 이제 공원과 가로수까지 가을빛으로 물들어
눈길 두는 곳마다 가을 정취로 눈길을 뗄 수 없을 만치 아름답다.
설악산 단풍으로 잔뜩 부풀어 있는 마음을 요즘 오가며 눈에 들어오는
소박한 단풍으로 마음을 채우며 가을 정취를 느끼고 있다.
내 생에 또 한 번의 가을이 이렇게 흐르고 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시편 23: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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