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하던 자작나무도 가을이 되니
가을빛이 내려앉아 온화한 색으로 평온이 깃든다.
공평한 계절은 편견 없이 깊은 골짜기까지 찾아들어
곱게 수놓고 바람이 불 때마다
자작나무들의 속삭임이 자작자작 들리는 듯하다.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눈길 두는 곳마다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오래전부터 동경해 오던 자작나무숲 가을빛을
눈맞춤 하니 걸음걸음 설렘이 일어 마음이 달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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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여행 마지막 날
달맞이길에서 자작나무숲을 오르는데 그동안 장염으로 몸이 지쳐서
한 걸음 떼는 게 산 정상을 오르는 것처럼 힘들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3박 4일 일정을 계획대로 모두 마치고 나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운명하실 때 "다 아루었다"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2023, 10, 29 인제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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