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보내온 초대장을 받고 나선 그곳
자연의 시계는 가을의 첫 장을 조금 지나
중간쯤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가을은 제2의 봄으로 모든 잎이 꽃으로 피어나
눈길 두는 곳마다 낙원의 선경을 그려 놓는다.
행복이 어디서 오고 있는 것을 묻고 싶은 계절
가을빛 담뿍 머금은 그 품에 안기니
아직도 덜 여문 나를 성숙게 한다.
내가 꽃을 보아줄 때
꽃은 내게 들어와 기쁨을 준 것처럼
가을은 내 안에 꽃으로 피어난다.
예전에 가슴 뛰는 일이 산행이었다면
지금은 가슴 뛰는 일이 출사길이다.
오롯이 자연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이 내가 된 듯, 내가 자연이 된 듯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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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를 여러 번 갔지만 가을엔 한 번도 못 가서
큰맘 먹고 새벽 출사를 나섰다.
-2024, 10, 30 두물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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