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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비밀의문 (화채능선 산행기)

by 풀꽃* 2007. 4. 20.
 
언제;2005년10월14~15일 (금요일,토요일) 날씨:맑음
어디:설악산(화채능선)
위치:강원도 양양
코스:오색-대청봉-화채봉-칠성봉-집선봉-권금성 소요시간:약12시간
인원:김일영,장원근,장경희,장인표,이인호,이경철




남설악^^*가리봉 다녀온 여운이 채 가시기도전 화채능선의 설레임을 안고 오늘도 모범 주부가 되기위해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큰 산 간다고 매일 가는 뒷산 가는것을 생략할수는 없다.
 돌아오는 길에 구역예를 드리고 올려고 복장도 단정히 하고 아예 가방에 성경책을 넣어 가지고 집을 나선다.
 오늘따라 기체조 넓은 마당엔 수강생만 가득하고 시간이 되어도 지도하시는 어르신은 나타나시지 않는다.
눈이오나 비가오나 출석율이 좋으신데 아마 오늘은 어르신 부부도 단풍구경을 가신 모양이다.
 아무래도 기체조 창설 멤버중에 고참인 내가 인도를 해야 될것같다.
 매일 하는 것인데도 긴장이 돼 순서가 틀리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임한다.
 예정된 구역예배는 총동원 전도주일을 앞두고 노방 전도로 대신한다는 연락을 받고 시장만 봐 가지고 돌아온다.
큰산 가는 날이면 여느날보다 식탁이 풍성해 진다.(점수를 따기 위한 나의작전)
식탁뿐이 아니라 집안 이곳저곳을 점검하며 손길이 바빠진다. (생전 살림 안한 사람처럼)
오늘따라 결혼한 딸래미까지 친정 나들이 왔다가 이쁜 사위와 딸, 더 예쁜 도현이의 환송을 받으며 편하게 동암역에 도착한다.
 동암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결지인 부평역에 도착했을때는 아무도 없고 나 혼자 뿐이다.
 조금 있으니까 이인호 집사님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 얼마나 반가운지!!
 못가신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렇게 가시게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등산부 수석 버팀목 이시기에)
조금후 장원근 집사님 가족과 위원장님이 오셔서 다시 전철을 타고 강남터미날로 향한다.
 미리 예매 해 놓은 10시30분 속초행 우등 고속버스를 타고 출발 양양에 내려 택시로 오색까지 들어간다.
 인원이 6명이라 두대의 택시를 생각했는데 우리를 예쁘게 보셨는지 한차에 모두 탑승하고 오색까지 들어간다.
 (요금은 24000원이 나왔는데 답례로 30000원을 지불)
단풍 성수기라서인지 새벽2시인데 오색의 풍경은 한낮같다.
 음식점들이며 관광용품 가게들이 환한 불빛을 비추며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한 식당에 들어가 황태해장국으로 이른 아침을 먹는데 맛도 좋고 반찬으로 나온 가자미 식혜의 맛이 일품이었다.
 십여분쯤 걸어서 오색 매표소에 도착했을때는 밀려드는 관광버스들의 혼잡함에 교통지도자의 호르라기 소리가 귓전을 시끄럽게 울려댄다.
 단체로 산악회를 통해 왔기 때문에 매표소를 통과할때는 산악회 명찰을 보여주며 입장들을 한다.
우리 일행은 호산 산악회의 입장하는데 함께 합류하여 매표소를 통과한다.
 입장료 1600원을 무료로 통과하고 그 행복감에 기쁨을 누린다.
오색에서 올라가는 길이 밀릴거란 예감은 했지만 이정도까지 밀릴줄이야!!
각양각색의 억양을 가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아예 사람과 사람이 붙어서 움직임의 진도가 나질 않는다.
 그래도 조금 지나면 숨통이 트이겠지 하는 기대감을 같고 바짝바짝 따라붙는다.
 (머릿속에 언듯 얼마전 상주 사건이 스쳐간다.)
조금의 틈만 있으면 추월해서 끼어들기를 수십번!! 끼어드는것도 지혜롭게 해야지 잘못하다간 싸움판이 벌어진다.
설레임가득 두려움가득 오직 화채능선을 향한 설레임을 안고 고통의 시간들을 인내한다.
산사람이라면 남이 하지않은 새로운 곳에 대한 도전과 설레임이 있고 두려움과 고통속에서 인내를 배우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취해 내안의 모든것을 털어버리고 자연과의 교감을 즐기며 자연인이 되어 평안을 누리게 된다.
 한참을 올라와도 오색의 불빛이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멀었구나 하며 한숨만 나온다.
 앞에 올라가시는 나이 지긋한 남자분의 말씀이 지금의 현장이 6.25전쟁때 피난가는 모습 같다고 말씀하신다.
대청봉을 1.3Km앞두고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한다.처음엔 시원함을 느끼다가 한기를 느껴 얼른 자켓을 꺼내 입었다.
중간중간 간식을 먹는 사람들도 눈에 띄이고 힘들어 쉬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그래도 길은 여전히 정체가 되고있다.
설악산 오색 구간도 덕유산 같이 곤도라를 설치하던지 아니면 케이불카라도 설치해야지 단풍성수기만 되면 밀리는 인파로 지옥아닌 지옥이 되고 만다.
 밀리는 인파속에서도 잠간씩 하늘을 올려다 보지만 하늘엔 어둠만 가득할뿐 달빛은 찿아볼수가 없었다.
 대청봉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어둠이 걷히고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만이 우릴 반긴다.
올라갈때는 일출을 볼꺼라는 기대감을 갖고 올라왔는데 아쉽게도 구름에 가려 일출을 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위원장님이 오시기까지 1시간을 휘몰아치는 바람을 맞아가며 기다리니 처음에는 손이 시렵더니 나중에는 발까지 시려워 발을 동동 굴렀다. 땀이 많으신 위원장님은 벌써 땀을 많이 흘리셨는지 반공호 같이 보이는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셨다.
 지난 겨울에는 이곳에서 3명의 등산객이 목숨을 잃었다 한다. 화채능선 등산로 금지 표지판을 뒤로하고 화채능선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또 하나의 금지 표지판을 지나 경사가진 좁은 길에는 낙엽이 쌓여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
많은 인파속에서 갇혀있다 해방된 기분이다.
화채능선과의 인연과 사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주변 풍경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지만 아직 몸이 얼어있는 상태라 몸에만 집착이 된다.
한 15분쯤 내려가니 두명의 남자 등산객을 만나게 되는데 등산로에서 이탈해 비닐봉지에 빨간 마가목 열매를 따가지고 급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아마 술을 담그려는 모양이다
30여분 내려오니 좌측으로 공룡능선이 내려다 보이면서 설악의 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솟아오른 기암괴석하며 오색단풍의 조화로움이 금강산을 방불케했다.
 그 아름다움에 넋 다 빼앗겨 발을 헛딛어 하마터면 낭떠러지로 떨어질뻔한 위기도 있었다.
 아직은 대청봉 바람의 영향으로 초겨울 날씨다.
 일교차가 심해 올 가을 단풍이 유난히도 아름다운가보다
 우측으로 저 멀리 보이는 단풍은 부드러운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하고 가까이있는 빨간 아기단풍은 예쁜 우리 도현이 손바닥 같기도 하다.
중간중간 풍광이 좋은곳에 전망대가 있는데 사방을 둘러봐도 질리질 않을 그런 풍경이다.
 말과 글로는 표현이 안될만큼 그런 풍경이다.
아마 사진에 담아도 실제로 보는것과는 현저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 형형색색의 단풍^^*
그리고 기암절벽이 병풍을 치듯 늘어서고 ...
웅장한 울산바위며 달마봉.신선봉,황철봉,마등령등 설악의 수많은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을 일찍 먹었기에 9시쯤 식사를 하는데 손이시려워 젖가락질을 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겨울산행의 고통이 따르기 시작한다.
화채봉 정상을 조금 못미쳐 2개의 캠프사이트가 있는데 진작 알았으면 여기서 식사를 할 걸 그랬다.
계속되는 능선길은 화채봉 정상을 지나지 않고 왼쪽으로 돌아서 그냥 넘어가는데 난코스가 나온다.
 커다란 바위가 등산로를 떡 하니 막고 있어서 왼쪽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등산로로 올라오는데 아래로는 짧은 벼랑이다.
이제까지 온 구간중에 제일 힘든 구간이다.
이곳을 지나자마자 아주 조망이 빼어난 넓은 바위가 나타나서 디카를 꺼내 이쪽저쪽 돌아가며 사진을 담는다.
그런데 암만 기다려도 장원근 집사님이 오시질 않아 물어봤더니 장경희 권사님이 보이질않아 찾으러 갔다고 하신다.
 그러더니 조금후 우리가 오던길 우측 아래에서 허덕이는 목소리의 여자음성이 들리는듯 하더니 바로 장경희 권사님이었다.
 길을 잘못들어 길도없는 곳을 헤치며 아드님의 이름을 불러가며 헤메고 있던것이다.
 다행히도 만났지만 여기서 하마터면 이산가족이 될뻔한 상황이었다.
 이곳에서 쉬고있는데 반대 방향에서 두명의 남자 등산객이 오르면서 하는말이 단속요원이란다.
 나도 덩달아서 단속요원이라 했더니 그럼 비겼네요.하며 자나간다. 장경희 권사님은 길을 잃어 놀랐는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화채봉을 뒤로두고 능선길을 걷다보면 앞으로는 거대한 칠성봉이 보이고 멀리 동해바다와 울산바위,달마봉,백두대간인 황철봉까지 조망이 확 트인다.
 마치 한폭의 동양화처럼 편안한 풍경으로 다가선다.
칠성봉에 도착했을 때에는 두명의 남자 등산객을 만나는데 사진담기에 바쁘다.
 아침에 권금성에서 올라왔다고 하는데 배낭의 짐으로 보아 중청에서 1박을 할 모양이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간식을 먹고 칠성봉 넓은 암장밑으로 해서 칠성봉을 지난다.
30~40m 정도의 슬랩을 가로지르는 코스가 2개 나타나는데 경사가 있어서 조심을 해야한다.
 두번째 슬랩을 가로지르는 길에는 나무위에 쇠로된 체인이 늘어져있는데 잘만하면 체인을 잡지않고도 내려올수가 있다.
이제 집선봉을 가려면 급경사인 내리막길로 접어드는데 경사도 급하고 마사토로 되어있어 매우 미끄럽다.
v자 모양의 좁은 골짜기가 한참을 이어지는데 경사도 급하고 계속 너덜길이다.
 한참을 내려오니 빛바랜 2개의 표식기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30분쯤 내려왔을때는 위험구간인지 가느다란 줄로 앞을 묶어놓았다.
왼쪽으로는 집선봉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는 칠성봉을 오르는 길이다.
 이인호 집사님과 나는 여기 앉아서 뒤에오는 일행들을 기다린다. 골짜기라서 바람도 없고 햇빛이 얼마나 따뜻한지 아침에 얼었던 몸이 여기서야 녹는다
 기다리는 동안 지도를 펴놓고 위치도 보며 2주전에 이곳을 다녀간 아는분한테 전화통화도 해본다.
30여분쯤 지난후에야 일행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지고온 자료를 보며 방향을 잡는다.
 집선봉은 오르지 않고 우측 칠성봉 가는길로 다시오른다.
 가다가 좌측으로 놓여진 길을 찿아 그리로 가야하는데 칠성봉을 다 오르도록 길을 못찿아 다시 되돌아서서 집선봉으로 향한다.
 권금성 방향으로 결정을 지은것이다.
집선봉을 앞에두고 바위봉을 만나게 되는데 나는 이곳에서의 조망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다.
 대청봉을 향하여 바라보고 있노라면 형형색색의 어우러진 단풍하며 솟아오른 기암절벽의 풍광이 나의 넋을 다 빼앗아 간다.
이보다 아름다운 풍광이 어디 있으랴!!
 금강산은 가보지 않았지만 그림으로 보는 금강산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곳을 지날땐 경사가 급한 내리막 길인데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거기다 바람까지 불어 모두들 모자를 벗어 손에든다.
장경희 권사님 겁이났는지 장원근 집사님한테 먼저 가지말고 뒤로 오란다.
 집선봉 정상은 오르지않고 권금성을 향하게 되는데 옛날 권금성 성터로 돌을 쌓아 놓은 곳을 지나게된다.
 좌측으로 들어서게되면 봉화대가 가깝게 들어오고 케이불카 타는곳이 가깝게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무장공비가 된 느낌이다.
 조심조심 한발한발 다가서기 시작한다.
등산로가 끝나는 곳에 하얀 밧줄이 묶여져 있고 파란지붕의 권금성 통제소가 딱 버티고 있다.
 조심조심 다가가 사람이 있나 살펴보니 직원의 모습이 보였다.
오던길을 다시 조심조심 올라가는데 두명의 직원이 나와 우리를 목격한 것이다.
그때의 심정은 마치 우리가 무장공비가 된 느낌이었다.
 사정사정을 해 보았지만 일단은 관리사무소 까지 가야한단다.
 걸린것도 억울한데 거기다가 케이불카 왕복요금을 지불하고 설악동으로 내려와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훈방조치를 받았다.
 이번 산행을 통하여 설악의 웅장함과 아름다운 조형미에 다시한번 감탄을 하며 산행인으로써 뿌듯함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만일 북한의 금강산과 바꾸자고 한다면 안바꾸겠노라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다.
좋은 일기 허락하시고 아름다운 산행~~행복한 산행~~뿌듯한 산행~~안전하게 하심을 주님앞에 감사드립니다.
용하장성의 도전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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