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05년11월17일 (목요일) 날씨:맑음
어디:월출산(809m) 위치:전라남도 영암 코스;개신리-천왕사지-바람폭포-통천문-천황봉-구정봉-미왕재-도갑사 항상 그랬다. 하룻동안의 공백을 최소화 하기위한 집안 일들과 하룻동안의 여백을 최대화 시키기 위한 준비들로 분주하다. 지리산 다녀온후 처음가는 산행이라 떳떳하게 큰소리치며 호박죽까지 준비한다. 성큼한 추위에~~ 이걸 입어야 하나~~ 저걸 입어야 하나~~ 배낭 챙기는 손길이........ 이럴까? 저럴까? 저울질 한다. 준비물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 넋나간 사람처럼 토해내는 한마디 "휴" 힘들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어느 한곳에 집중을 하면 다른 한곳은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집중력의 한계는 수없이 거듭되지만 이번에도 그 작은 실수가 이른 아침부터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난번 지리산 산행후 배낭속에 남은 귤을 그대로 두어 시큼한 냄새와 동시에 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일찍 차에 올랐으니 망정이지~~ 부랴부랴 휴지와 타올로 닦고있는데~~ 숙녀님^^*차에 오르며 하는말!! 차에서 석유냄새 같은게 난다고 하는게 아닌가? 수치스러워 말도 못하고 시치미를 딱 떼고 만수교회까지 가 화장실에서 손도 씻고 타월도 깨끗히 빨았다.(열려있는 교회가 얼마나 감사한지!! ) 민들레님 악수 청할때 못한 이유가 그런 속 사정이 있었답니다. 숙녀님^^*늦게나마 고백합니다. 바라만 보아도 풍요와 결실의 뻐근함이 전해오는 가을 들녁도 가을걷이가 끝나가고 조금은 한가로와 보인다. 이른 아침을 달려 월출산 들머리에 서니 썰렁함으로 무장한 바람이 저먼저 터를 잡고 있다. 5년전 새내기 명찰을 가슴에 달고 처음 산행한 것이 인연이되어 또다시 이 길을 걷고 있는 지금 월출산과의 세번째 사랑이 시작된다. 달을 먼저 맞이하는 곳이라 하여 이름붙은 월출산^^* 사계절 가운데 지금의 산이 좋은 이유는 속살까지 드러나 조망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듬성듬성 남은 나뭇잎은 비명처럼 바람속에 묻히고~~ 완만한 오름길 따라 멀게만 보이던 천황봉을 향하여 굼뜬 움직임으로 한걸음~한걸음~ 걸을때마다 가을산행의 끝자락엔 늦은 단풍이 즐거움을 안겨주고~~ 솟아오른 거대한 기암괴석들은 아침햇살에 뽀얗게 세수를 마친듯 투명하다. 출렁다리 옆을 지날땐 그곳을 지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곳의 조망이 끝내주는데.......... 이왕이면 출렁다리에 올라가 스릴도 느껴보고~~ 아래를 내려다 보며 아찔한 맛도 느껴봐야 하는데~~ 섭섭한 마음이 한참을 자릴 잡는다. 그런 와중에도 천왕사로 올랐으면 바람폭포도 못보았을텐데 ~~ 하면서 마음을 달래며 그 길에 또 다른 추억을 묻는다. 경사가 점점 급해지면서 바람도 더 세게 따라나선다. 아삭거리는 서릿발도 밟아보면서 매서운 바람도 아랑곳 없다. 잠시 숨고르던 산님들 바람 피할곳을 찿아든다. 암릉과 나무계단이 교차하면서 다리에 묵직함이 느껴질무렵 빙벽의 고드름이 겨울 소식을 전해주고 있었다. 통천문을 지나 천황봉을 앞에두고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손길들이 야무지다. 빼어난 암릉미를 자랑하는~~ 월출산^^*산마루에 올라 누릴수있는 조망의 성찬을 즐겨본다. 천황봉 정상에 올랐을땐 먼저온 산님들 사진찍기에 바쁘다. 지난 겨울 왔을땐 이곳도 바람한점 없고 따뜻했었는데~~ 줄서 기다리다 정상석끼고 기념사진 한장 남기고 하산길로 들어섰다. 함께 동행한 일행들~~ 허기가 드는지 간식좀 먹고 가자고 조른다 자리를 물색하기 위해 앞지르고 있지만 양지바른 곳은 먼저온 산님들이 모두 차지하고~~ 한참을 지나서야 양지바른 곳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곧 와야 할 일행들~~ 한참만에야 도착했는데 오다가 배가고파 간식을 먹고 왔단다. 고걸 못참고~~ 원래 산 못타는 사람이 먹는 타령만 한다더니~~ 그 격이다. 이미 능선길 양 옆에는 이파리 다 떨구어낸 홀가분함으로 나무들이 즐비하고 ~~ 닥아오는 겨울 눈꽃 맞을 준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정봉에 오를 무렵 홍대장님께서 후미를 인솔하시기 위해 기다리고 계셨다. 부랴부랴 구정봉에 들렸다가 서둘러 하산길에 들어갔다. 홍대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올때는 억새가 있을거란 기대감도 가졌지만 야속하게도 꽃님은 날아가고 앙상한 대만이 늦가을을 알리고 있었다. 하지만 출렁이는 은빛 물결의 상상속으로 들어가 행복한 마음을 가져본다. 월출산과의 이별이 아쉬어 수없이 뒤돌아보며~~ 등산로를 이탈해 바스락~~바스락~~ 낙엽쌓인 길도 걸으며 늦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본다. 기름을 발라 놓은듯한 한적한 동백나무 숲을 지나 도갑사로 지나는 길목에는 늦은 가을 단풍이 한창이다. 자고나면 저~~만치 달아나 버리는 단풍의 물결!! 할수만 있다면 가지말라 매달리고 싶은데........... 그렇치 않으면 천천히~~아주 천천히~~ 가라고 얼르고 싶은데........ 야속하게도 그들은 잠시도 머물지 못하여 제몸 치장하느라 뒤도 안돌아보고 가고있다. 진력나도록 머물다 가는 구차한 손님이 아니란 걸 알기에 어쩔수 없이 쫓아다닐수 밖에 없는 몸이 되어 오늘도 그들을 향해 따라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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