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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지리산(삼신봉 1284m)

by 풀꽃* 2007. 4. 21.

언제;2005년10월20일 (목요일) 날씨;맑음

어디;지리산(삼신봉 1284m)

위치;경남 하동

코스;청학동-삼신봉(정상)-내삼신봉-독바위-불일폭포-쌍계사

 

 

 설악산 화채능선 여운이 채 가시기도전 지리산으로 올 가을 세번째 단풍산행을 떠나려 한다.

 설악 다녀온지가 며칠 되지않아 또 산에 가려하니 산에 간다는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자식 크면 자식한테 시집살이 한다는 말이 내 곁에 다가오는듯 하다.

 딸래미 눈치 봐 가며 목요일날 지리산 한번 더 다녀와야 하는데? 하였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았다.

큰산 가는 날이면 하는 나의 작전 하나!!

평소보다 더 식탁을 풍요롭게 해 놓고 두번째 집안 곳곳 둘러보며 여기저기 손질하기 바쁘다.

 제일 중요한것은 남편한테 특별한 써비스가 부여된다.

 전날 남편한테 스틱 점검받고 뒤늦게 잠이들어 늦잠을 자고 머리 손질도 못한체 집을 나선다.

이것은 누구의 강요도 아닌 나 자신의 마약보다도 더 달콤한 유혹이거나 그만큼의 덫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만은 도시에서 지친 휴식처로 자연이 주는 즐거움과 풍요로움을 만나러 그 먼곳으로 가고 있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가을 풍경은 넓은 벌판에 구슬땀 흘려가며 쏟아 부었던 흔적들이 하나,둘 스쳐간다.

잎 떨어진 높은 가지에 노랗게 익은 감나무는 나 어릴적 자라던 옛 동네를 떠올리게 하고 대로옆 어디쯤에선간 하얗게 핀 목화꽃이 나의 시선을 한참을 빼앗아 간다.

지리산 청학동!!

 매스컴을 통해 여러번 보긴 하였지만 그곳을 지날땐 청학동 예절서당이 자꾸만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이곳이 하산 코스였다면 이곳저곳 들러보고 운치있는 곳에서 전통차도 마셔 보았으면 좋으련만 그냥 지나치는 것이 못내 아쉽다.

계곡과 골짝과 산세를 살펴보며 오르는 은근한 오름길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물들어 가는 오색단풍은 걷는이를 유혹한다.

힘들게 오른 산마루에 올라 흘린땀 날려보내니 이렇게 상쾌할수가?

삼신봉을 눈앞에 두고 조각을 올려 놓은듯한 바위봉은 지난봄 무등산을 올랐을때 입석대의 모양과도 같아 보였다.

 간간히 파고드는 오색빛 바람 맞으며 들꽃들의 눈인사 건네는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며 오늘 이곳을 찿은것이 참 잘했다며 행복한 마음을 갖는다.

 삼신봉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어느 한곳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오색으로 물든 단풍들은 부드러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암만봐도 질리질않을 그런 풍경이다.

 저 멀리 촛대봉도 보이고 천왕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여름 저 종주길에 쏟아부었던 내 흔적들을 되살리며 감회에 젖는다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를 반복하면서.........

 언제나 정상을 뒤로함은 아쉬움이 많지만...........

 온 산이 타오를듯 붉게 물들어가는 저 능선길로 한발 한발을 옮긴다.

내삼신봉에 오르니 따가운 햇살속에 나는 서 있고 주변의 산들은 나를 향해 서 있다.

 팔을 쭉 뻗으면 손에 잡힐듯한 천왕봉의 모습이 희미하게 가라앉은 가스층에 가려 조망권을 빼앗아 가고 둔한 발걸음에 의해 옮겨진 산하는 까마득히 멀어져 가기도 하고 성큼 다가서기도 하는 그들만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일주일 후면 오르게될 남부능선의 위치도 가늠해 보면서............ 독바위 쪽으로 발을 돌린다.

난이도가 만만치 않은 독바위 위에는 계절을 앞서가는 것인지?

세그루의 빛바랜 진달래가 산님들에게 환영의 인사라도 하듯이 웃고 있었다.

쉴새없이 파고드는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넋 다 빼앗기고 지리의 깊은 산속으로 자꾸만 자꾸만 빠져 들어가고 있다.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을 하고 새로운 만남을 가져가면서 아름다운 흔적들을 남기며 또 하나의 풍경을 남긴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리막길 너덜지대의 고통과 다리에 모아지는 피로감이 묵직하게 전해올 즈음 불일폭포에 도착했다.

높은 바위암반을 거쳐 흘러내리는 긴 물줄기는 설악의 대승폭포와 뒤질세라 시원한 물을 뿜고 있었다.

산속의 은은한 고전적인 음악소리와 허름한 봉명산장!!

정성들여 예쁘게 쌓아올린 돌탑하며 등산객이 잠깐 쉬었다 갈수있는 얼기설기 엮은 지붕아래 통나무로된 의자며 길게 수염을 늘어트린 산장 주인장의 모습들이 평안함을 가져다 준다.

그 유명하던 쌍계사 절 앞에는 수십년된 은행나무와 잘 정리된 호랑가시나무,동백나무들이 사찰을 애워싸고 적막한 산촌의 풍경은 새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오늘도 산에 숨결에 하나가 되어 자연에서 얻은 여유로움과 너그러움울 안고 세상을 향하여 한발 한발 내딛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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