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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서대산 두번째 사랑이야기

by 풀꽃* 2007. 4. 21.

언제;2005년12월8일 (목요일) 날씨;맑음

어디;서대산(903.7n)

위치;충남,금산

코스;민재-서대산(정상)-장연대-북두칠성바위-갈림길-서대산 레저단지-주차장

 

 

 월출산 산행때 이미 서대산 산행계획을 세우고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산행전날 가야되나 말아야하나 한참을 망설이다 늦게서야 예약에 올리고~~

부랴부랴 준비에 들어간다.

지난번 월출산 산행때 호박죽을 준비한것이 부족해 여럿이 나누워 먹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이번에는 셀러드로 좀 넉넉히 준비를 하려는데 준비하는 손길이 가볍지만은 않다.

 얼마전부터 기침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을 내원했더니 X레이 결과후 큰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해보라는 소견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다.

 내일 바로 큰 병원을 내원하기로 하고 서대산 산행은 접기로했다. 머릿속에서는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하고 이럴까?~~저럴까?~~ 한참을 갈등속에 헤메인다.

맞아!!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돼!

드시고 있는 약도 있고 급성이 아니니까 하루정도 늦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내일 산에 다녀온후 모시고 가야지.....

결정을 내린다.

 처음가는 산도 아닌데~~ 미련이 남아 이런 마음을 가지고 떠나는지?

 집을 나서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다

 어둠속을 한발한발 걸으면서도 이러하면 불효아닌가?

 하는 자책감으로 마음을 짖누른다.

 이래도 되는건지?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마음의 절반은 바윗돌을 안은것만큼 무거웠다.

지난 봄부터는 담배를 끊으셨지만 오랜시간 너무 오랜시간을 흡연해 오셨기 때문에 안좋을수도 있을거란 각오도 갖아본다

어제 충남지방에 눈소식이 있어 눈산행이 될거라는 기대감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어둠이 걷히면서 차창밖으로 들어오는 풍경은 모두 아름답지만~~

 상상속으로 들어가 초가지붕의 소복히 쌓인 눈도 그려보고 ~~

달려있는 고드름도 그려보고~~

장독위에 소복히 쌓인 눈도 그려보고~~

굴뚝에서 하얗게 뿜어내는 연기도 그려본다.

서대산 들머리에 서니 차가운 아침공기가 날을 세운다.

 다들 아이젠을 착용하느라 손길들이 바쁘지만 나는 스틱 하나만으로 버티려한다.

 (대장님의 말씀에 불순종)

 처음부터가 경사가 만만치 않아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손에 땀을 쥐게한다.

신선하고 상쾌한 산공기가 싱그러움을 더하여 주고~~

 눈꽃을 볼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니 오르는 발길이 가볍게 느껴진다.

눈덮인 겨울산을 뽀드득~~뽀드득~~밟아가며 올 겨울에도 눈과의 만남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본다.

 어제 매단듯 그제 매단듯 낡은것과 새것의 조화속에 산꾼들을 이끄는 길라잡이가 되고푼 빨강,노랑,파랑.......... 표시기가 나뭇가지 끝에 나폴나폴 춤을 추고 있다.

얼기설기 엉킨 잡목들과 하얀눈이 드러누운 산길을 따라 하얀 바람 맞으며 마음안에 평화로움이 가득 채워진다.

 능선에 이르러 아기자기함이 참으로 산행의 묘미를 더하며 설산의 풍광은 더없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하얀물결~~ 포근한 카펫을 깔아놓은듯 포근함이 가득하여 그 위에 눞고싶은 심정이다.

눈꽃이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기쁨을 누릴 수 있을만큼 아름다운 설경속에 푹 빠져 행복한 마음을 가져본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뒹굴면서 사진도 찍어보고 마냥 즐거워 하며 이 순간 이 풍경앞에 선 내가 행복이다.

 내안에 천국이 있다. 다만 일순간 일지라도.........

서대산 산마루에 올라 마음의 티끌 씻어내고 하얀 물결에 날려버리니 비워지는 가슴한자락 소리없이 내려앉는 평안이 가득하다.

 따끈한 차한잔으로 몸도 녹여보고~~

구수한 빵으로 허기도 달래니~~

 신선이된 기분이다.

오름도 그러했지만 하산길도 경사는 만만치 않다.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길은 나 있지만 아무리 설설기고 몸을 아끼지만 여기서 쿵~~ 저기서 쿵~~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듯~~

 깔깔대는 웃음소리로 침묵의 벽들은 한뼘쯤 낮아진다.

 오른쪽으로 깍아지른 기암절벽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왼쪽으로 잔살가지 나무들의 엉성한 하산길은 눈산행 하기엔 너무 힘든 코스~~

 아이젠도 안하고 스틱 하나만으로 버티는 내가 내가봐도 참 대견스럽다.

 눈속에 더이상 숨기를 포기한 너덜길은 그칠줄 모르고 길게 늘어진 로프로 마치 유격 훈련이라도 하는듯 모두 열심들이다.

 기대했던 구름다리는 출입금지란 명령으로 또 우리를 실망시키고~~

뒤돌아 오는 발길이 자꾸만 발목을 붙잡는다.

오면서도 연실 올려다보며 미련을 남겨보지만 이미 끝난일이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행복한 산행~~ 뿌듯한 산행~~ 조금은!! 아쉬운 산행~~

올 겨울도 눈과의 사랑이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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