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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덕유산 다섯번째 사랑이야기

by 풀꽃* 2007. 4. 21.

언제;2006년1월5일 (목요일) 날씨;맑음

 어디;덕유산(1614m)

위치;경상남도,전라북도(무주)

 코스;안성매표소-동엽령-중봉-향적봉-백련사-삼공리주차장

 

 

배가 고프듯 산이 고프고 눈(雪)이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은 슬슬 산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럴때마다 아냐,아냐 하며 짖누리지만 속구치는 산의 그리움은 사그러지지 않는다.

마침 결혼한 딸래미가 할머니 보러 온다는 말이 그렇게 반가울수가?

그래도 편찮으신 어머님앞에 산에 간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질않아 수십번은 망설이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말을건넨다. 환한 미소로 추운데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는 어머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가슴속으론 환희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가 머물던 자리에서 멀리 떠나와 오늘 만큼은 산과 하나되어 아침해를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서 묵은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려 한다.

 한파가 밀려 온다는 말에 미리 겁먹고 잔뜩 긴장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차를 타러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사람들중에는 성경가방 들고 교회로 향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15분동안 걸어가면서 마음속으로 간절한 묵상기도를 드린다.

 오늘 하루도 주님께 하루를 위탁하고 나니 마음이 날아갈듯 가벼워진다.

어둠이 걷히고 차창을 통하여 들어오는 햇살은 눈이 부시다.

 오늘도 세상이 주는 잠간의 즐거움과 행복을 만나러 그 먼곳으로 향한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눈내린 흔적은 깊어만 간다.

 이른 아침 도착한 안성매표소!! 차가운 날씨가 날을 세운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하얗다.

 얼마전 내린눈이 사람들의 발에 밟히어 얼음판을 방불케 했다.

 아이젠을 하고 한발한발 걸을때마다 들리는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와도 같이 느껴진다.

 하얀나라~~ 동화의 나라같다.

 여기서 한마리~~저기서 한마리~~ 금방이라도 토끼가 뛰어 나올것 같다.

 폭폭 하얀입김 토해내며 얕은 숨을 쉬어가며 여유로운 걸음으로 매서운 추위와 맞서가며 인내를 가진다.

 앞서 올라간 산님들 줄지어 계속 정체가 되기 시작한다.

하얗고 좁은 등산로는 추월하기도 어렵고 ~~ 그렇다고 계속 기다리기도 그렇고~~

조금의 기회만 있으면 눈치를 봐가며 끼어들기 작전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수십번은 추월했을까?

이번에는 앞에있는 산님께서 추월하기 시작한다.

 이게 웬떡!!

 민들레님과 우린 덩달아 수월하게 추월하여 뻥뚫린 산길로 접어들었다.

서서히 몸은 달구어지고 산길은 고개를 들어 숨소리는 거칠어진다. 고도가 더해질수록 상고대는 아름다움을 빛내고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며 행복한 마음을 가져본다.

동엽령 능선에 올라 기념사진 하나 남기고 능선길을 걷는다.

능선에 도착하면 바람이 있을거라는 예측과는 달리 따스한 봄날같다.

능선길 양 옆으론 순백의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거기서 눕고 싶은 심정이다.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기후에 따라~~

달라지는 산하는 오늘도 까마득히 멀어져 가기도 하고 성큼 다가오기도 한다.

지난해 해돋이 종주산행을 하면서 겪었던 강추위와 고생담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종주길에 쏟아부었던 흔적들을 되세기며 새로운 감회에 젖는다.

 겨울잠에 들어간 산하는 마치 하얀 요새처럼 서늘하다.

전북과 경남의 대간 줄기를 등에업고 장엄한 산세를 둘러보며 자연이 주는 또 하나의 전율을 느낀다.

철죽군락이 광활하게 펼쳐저 있는 덕유평전~~

 하얗게 눈이 덮혀 만개한 꽃들을 상상하며~~

 아쉬움을 달래며 산에 숨결에 하나가 된다.

신선하고 상쾌한 산공기가 상쾌함을 더해준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오른 향적봉!!

이곳도 오늘은 바람한점 없는 남쪽나라 같다.

 정상석끼고 기념사진 한장 남기고 휴식시간을 갖는다.

 고&&님의 보글보글 끓인 라면만두로 이사람 저사람 전해지는 나눔의 정으로 산행의 멋도....... 맛도.......... 즐거움의 배가된다.

 툇마루 사장님의 머루인지~~다래인지~~과일 쥬스라며 건네주신 것을 마시고나니 머리가 띵하며 다리가 찌릿찌릿 해오는 것이 암만해도 내가 속은것 같다.

 쥬스가 아니라 과일주 아닐까?

 이것저것으로 배를 가득 채우고 하산에 들어간다.

 드러눕는 햇살속에 가파른 내리막길 처음부터가 예상치않다.

 아마 아이젠을 안했더라면 설설기고 수십번은 넘어졌을 것이다.

 함께 동행한 X X X님은 심심찮게 넘어지면서 이번이 세번째란다. 나뭇가지의 흔들림과 추운 겨울을 걱정하는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쓸쓸해지는 계절의 의미를 가르켜 주고있다.

여러번 이곳을 찾았지만 백련사 코스로는 처음이라 모든것이 새롭다.

 계곡이 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걸어도 걸어도 끝이없다.

 간간이 파고드는 하얀 바람따라 계곡을 타고 마음안에 평화로움이 가득채워진다.

우아함이 어우러진 노송의 모습과 파랗게 겨울을 버티는 전나무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겨울 계곡의 물흐르는 소리와 하얀 이불을 덮어쓴 바위와 고드름이 겨울을 이야기한다.

암닭의 품속에 있는 병아리가 두려움을 없애며 평화를 누리듯 산품에 안기어 평안을 느끼며 산이주는 여유로움과 자연의 향기를 한아름 안고 오늘도 세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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