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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천상의 화원(태백산)

by 풀꽃* 2007. 4. 21.

언 제:2006.01.14.(토),조금흐림.포근.

어 디:태백산(太白山)

위 치:강원도 태백시 코 스:유일사매표소-유일사-태백산(장군봉1566m)-천제단 -문수봉(1,517m) -망경사- 당골매표소 (5시간30분)

 

 

 새벽부터 설치며 들뜬 마음에 눈을 비벼본다...

새벽4시가 좀 지났을까. 생수에,쵸코렛,커피,귤등 약간의 간식 배낭이 무거워 진다.

모처럼의 겨울 산행이라 챙길것이 많다.

아이젠,스패치,장갑,마스크,귀마개.... 소중한 추억을 담을 애물단지 디카까지 완벽한 준비다.

새벽 5시. 교회앞의 버스에는 언제부터 나오셨는지 일행들이 기다리신다.

모두들 새벽잠을 뒤로한채 설산의 아름다움을 잔뜩 기대하며 차에 오른다.

1월의 새벽아침 바람은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출발한지 얼마 채 지나지 않아 모두들 잠에 푹~ 빠져 조용하다~~

어느 시골이나 다름없이 강원도의 시골도 한적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

멀리 어둠을 가르며 시골집 건너방 창문에 환한 불빛이 우리를 맞는다...어여 오라고...

어제 내린 비에 들에도 산에도 눈이라고는 보이질 않고 온통 까맣다 ...아...아풀싸...

하얀 눈을 찿아 보려고 커튼으로 유리를 연실 닦아 보지만 그냥 갈색의 무뚝뚝한 산 그대로다...

마음 한구석으로는 허탈함과 후회스러움이 막심하다.

가게엔 집사람에게 맡겨놓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차마 미안한 마음에 낮은소리로 ..갔다 오리다 하고 왔는데...

바쁘고 바쁜 시간을 쪼개서 하아얀 태백의" 설산.설경"을 보러 가고 있는데...아~~~ 어찌하겠나 이미 차는 몇시간을 달려와 태백의 구비구비 산비탈을 기어가고 있으니... 태백.영월의 지형이 워낙 험해서 S자의 산길이 약간의 멀미끼도 느껴온다....참아야 한다 꾹...

10시가 조금 넘었을까 조금은 어두운 흐린 날씨에 갈색의 태백산 줄기가 쬐끔은 짖궃은 얼굴로 우리를 반가이 맞이한다.

짖눈개비와 함께......

 

**천제단을 향하여...

 

태백산....태백산은 우리나라 3신산중의 하나로 정상에서 태고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국가중요 민속자료제2283호)이 있다 개천절에는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토속신앙의 기도처 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아들이 내려온 하늘에 제사하는 山을 밝은산 (白山)이라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밝은산이라 하여 태백산(太白山)이라 하였다고 한다...

아~~~다행스러웠다.

차에서 내려오니 싸레기 눈이 뿌엿게 태백산 줄기를 휘감고 바람도 차가웠다. 마음속으로 말없이 묵상했다 ...

주여 감사 드리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설경을 볼수 있게 하여 주심을 ....

산에 도착하기전의 실망스러움과 후회스러운 표정들은 찿아볼 수가 없었다.

여기 저기서 장비 챙기랴 정신이 없다 모두들 룰루랄라 입가엔 환한 웃움이 절로난다...

아이젠을 하지 않고서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산길은 꽁꽁 얼어 붙었다.

차크작 차그작...아이젠 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

산을 휘감은 구름은 산중턱을 짖누르고 하얀 속살을 좀처럼 우리에게 보여주길 거부한다.

차그작 차그작 아이젠 소리....

조금은 힘들어하시는 노부부의 거친 숨소리가 바쁜 앞길을 가로 막는다.

한시가 급하다 빨리 올라가 너를 보려 하는데....

가슴에는 쿵탕쿵탕 숨이 급해진다.

젊은 연인들,부부들,삼삼오오 바쁘게 걸음을 재촉한다

모두들 한줄로 앞으로 앞으로....

등산복도 가지가지 빨갛색,검정색,파랗색,하얀색....가을 단풍처럼 장관이다.

앞산 저 멀리 하얀 눈꽃 상고대가 급한 마음을 자꾸 잡아 땡긴며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도 시원스레 녹여준다~~~

 너를 볼 수 있다는 설레임에.....

어서가자 급한마음에 목마름도 잊었다 양파 속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기듯 산은 하얀 속살을 조끔씩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1시간을 올라 왔을까 이곳 저곳에서 아우성이다 .

와~~~와~~~겨울산행의 맛 하아얀 눈꽃이 피었다...

그렀다 산은 묵묵히 오르는 자만 자기의 속살을 보여주려 하는것 같다. 산을 오르지 않고 어찌 이 아름다운 설경을 말하려 하는가?

차가운 칼바람에 주목은 아무런 말이 없다.

살아천년 죽어서 천년 주목은 그렇게 아무런 말없이 그냥 그렇게 설산을 지키고 있다 아니 우리를 그리로 오라고 말하고 있었다........

고맙다 주목아~~너를 보고져 단숨에 달려 왔노라..

달려가 힘껐 안아주고 싶었다.

한참을 하얀 눈꽃에 파뭍혀 시간 가는줄 몰랐다.

가게를 지키고있을 집사람 생각에 기분이 씁쓰름하다.

천제단으로 향하는 장군봉(1,567m)길은 조금은 험하고 가파랐지만 하얀 눈꽃을보며 오르니 힘든줄도 잊었다.

정상이 눈앞인가보다 하얀 속살이 장관을 이룬다.

부부가 함께오신 분들의 즐건 모습을 보니 부러울 따름이다.

이 아름다운 하아얀 물결을 사랑하는 집사람과 함께 못함이 미안하고 미안할 뿐이다...

온 세상이 그냥 하얀 눈꽃 천지다.

나는 썬그라스를 얼른 벗어버렸다

순백색의 때뭍지않은 그것들을 내눈에 모두 빨아들이려 했다.

세상살이에 찌들고 썩어버린 내 몸안의 찌꺼기들을 모두 토해내는듯.씻어주는듯... 이 산이 그것들을 토해내라 말한다...

부끄럽게 살아온 지난 내 삶.게으르고 교만하게 살아온 순간 순간들을 주님께 고백하고 용서를 빌며 이 산의 하얀 속살처럼 내 마음도 깨끗하게 씻으려 한다.

아~~~시원하다 ...이렇게 시원할 수 가 없구나......

 

**천제단 정상.

 

낮은 자세로 제각각 자기 자리를 궃궃히 지키고 있는 이름모를 나무들. 천년을 이렇게 차가운 비바람을 이겨내며 아름다운 설경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고 있었다.

뿌연 눈바람이 30여미터 앞을 분갈할 수 없다.

그래도 넘 좋다 내 오른손은 사진을 찍느라 얼었다 녹았다를 여러번. 이런 눈꽃은 내 기억에 처음 보는것 같다.

아~~장관이다 .넘 아름답다 ....

여보 미안해...나 혼자 보기에는 넘 아깝다 ...

천제단의 아름다운 추억을 뒤로한채 태백산의 속살을 더 흠쳐 보려 문수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문수봉(1,517m)으로 go!!go!!go!!

즐거운산행을 같이하신 이경철 권사님은 영원한 소녀이시며 시인이시고 강인한 산 사람이시다.

어느 남자들도 힘들어 하는 산행이라 대부분의 일행은 천제단에서 당골매표소 길로 발길을 돌렸는데 우리 5명(이경철권사님,장원근집사님내외분,명숙권사님.그리고 나.)은 이경철 권사님의 문수봉으로 go!!go!! 말한마디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뒤를 따랐다.

문수봉으로 향하는 여기 저기 무엇하나 눈에서 떨어트리고싶지 않았다 감탄과 환히의 연속....

]한적한 오솔길 같이 완만한 등선은 온통 하얀 눈꽃으로 수를 놓은지 오래고 저마다 한쪽 방향으로 약속이라도 한듯 자태를 뽐내고 있다 .

하햫게. 아~~이쁘다.

문수봉 정상의 하얀 상고대는 꽁꽁 얼어붙어 주목을 감사고 있다. 손으로 만져봤다 넘 이뻐서...바스락...바스락...아 ~미안하다....

태백산의 절정은 바로 여기였다

이경철 권사님의 탁월한 선택은 문수봉 대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 그 자체로 우리에게 갚진 선물을 주셨다.

온통 바위와 하얀 눈으로 뒤덮인 문수봉 그 끝자락에 서있다.

아~~이맛이다. 산이 우리를 이리로 오라고 부르는 것은 산에 오르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 맛을 나눠 주려고 하는걸까?

여보!!미안합니다...이 모습 그대로 내 마음에 담아 가져가 보여 주리다.......

아름다운 눈꽃에 취해 시간 가는줄도 잊었다.

디카 밧데리가 부족해 아쉽게도 몇장의 아름다운 추억만 건지고 급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산길.....

2시가 넘은것 같다. 시간이 꽤나 지났다 뱃 속에서는 소식을 보낸지 오래다.

문수봉 절정의 눈꽃을 감상하며 하얀 눈밭에 제각기 준비한 음식으로 밥상을 펼쳐놓고 허기진 배를 채웠다.

손이 얼어 젖가락질을 할 수 가 없었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눈위에 철푸덕 앉아 구수한 된장국에 밥한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산에서 먹는 구수한 된장국 아마도 못 잊을것 같다.

넘 맛있게 먹었다.

산에서는 몇사람만 모이면 맛있는 밥상이 순식간에 차려진다.

모두들 요리사 경험이 있신가보다.나는 아무런 준비도 못하고 약간의 간식과 집사람이 끓여준 커피만 달랑 준비 했는데 넘 죄송스러웠다.

담에는 맛있는거 마니마니 준비 할께요.....

추운 날씨에 따끈한 커피 한잔씩 나눠 마시며 하산길을 재촉해야 했다.

한적한 오솔길로 끝없이 눈꽃 물결은 계속된다.

미리 준비한 비료 푸대로 미끄럼 타기에 정신 없으신 권사님들.... 마냥 즐겁고 재미 있어 하시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 이시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한바탕 나뒹굴어 본다....하하하...호호호...

하산길은 급경사에 얼어붙어 미끄러웠다.

순간적으로 다른 생각에 미끄러지고 말았다.

엉덩방아 제대로 찌었다....

얼마를 내려왔나 아름답게 우리를 반기던 눈꽃들이 작별을 고한다...다음에 또 오라고....

한적한 오솔길로 이어지는 당골 매표소길 우뚝솟은 나무들이 인상적이다. 오후 3시가 넘은것 같다 .

태백산의 아름다운 눈꽃 산행은 대 자연의 신비 그 자체를 내게 선물해 주었다.

아~태백산이여 잘 있거라 ~~ **다음을 기약하며.... 이 아름다운 마술의 극치를 보러 다음에는 또 어디로 향할까?

그 아름다운 산행길은 내 옆자리에 사랑스런 아내와 함께 하였으면 넘 좋겠다.

그리 하겠노라고 몇번을 되새김한다.......

처음 써보는 산행기라 좀 어색하고 재미 없네요 재밋게 봐 주시고 항상 건강 하세요.

함께 산행하신 주안장로교회 등산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힘든 산행 잘 인도해주신 이경철 권사님,장원근 집사님...

감사드립니다. 꾸벅~

 

행복한 산사람^^* 김 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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