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06년 2월2일 (목요일) 날씨:맑음
어디:민주지산(1241m)
위치:충북,(영동)
코스:도마령-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삼막골재-물한리계곡
여름 산행지로 잘 알려진 민주지산!!
산으로 향하는 마음과 산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5년전 여름 새내기 명찰을 달고 다녀왔지만 님의 흔적은 조금씩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다.
겨울속의 민주지산은 또 나에게 어떤 감동을 줄지? 이렇게~~저렇게~~ 생각해 본다.
며칠전부터 간절히 일기예보에 귀를 귀울여 보지만 강원도에만 눈(雪)소식이 있지 그 밖의 지방엔 전혀 눈(雪)소식이 없다.
얼마전 태백산 눈(雪)산행을 하고 돌아와 그 감동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계획은 민주지산으로 세워났지만 날씨가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하루종일 마음속으로 강원도에 이곳저곳의 산을 그려만 보다가~~ 예약코너로 들어가 혹시1%의 희망을 갖고 눈꽃이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올려보지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이다.
하는 수 없이 예약은 올려났지만 .......
마음은 계속 강원도에서 자유롭게 방항을 한다.
계방산도 갔다가~~ 선자령도 갔다가~~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은데.......
아마 잠을 잤더라면 꿈속에서도 강원도에가 눈(雪)산행을 했을 것이다.
요즘 어머님의 기침이 악화되어 밤새 들려오는 기침소리는 잠을 방해하고 눈만 감고 있다 일어나 준비를 한다.
으례 큰산 가는 날이면 결혼한 딸래미는 친정 오는것이 자기 몫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고마울 수 가........
추위로 잔뜩 겁을 주던 날씨도 집을 나서니 아침 공기가 이렇게 상쾌할 수 가?
걸음을 걸으면서도 아예 눈(雪)산행은 기대도 않고 겨울속의 민주지산의 모습을 그려본다.
날씨가 좋아 조망은 빼어나겠지? 하며 마음을 달래본다.
차창밖으로 들어오는 모습도 아예 눈의 흔적은 찾아볼 수 가 없다. 몸은 민주지산을 향해 가고 있지만 아직도 마음은 강원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어젯밤 서리가 많이 내렸는지 산과 들에는 하얗게 내린 서리로 은빛의 물결이 일렁인다.
고도가 높은 산봉우리 위에는 하얗게 상고대의 모습도 들어온다.
민들레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늘도 상고대는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희망을 가져본다.
차가 용화리로 접어들면서 하얗게 눈내린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밖을 향하고 웅성대기 시작한다.
굽이굽이 대관령 고갯길처럼 한참을 올라간다.
가면갈수록 눈의 깊이는 더해만 가고.....
그제서야 허전했던 마음이 채워진다.
기대도 안했던 눈(雪)이........아이젠을 할 만큼 만족스럽다.
민들레님과 오늘 오길 잘 했다며.......덤으로 얻은 눈(雪)산행에 행복한 마음을 가진다.
어느 누구도 지나간 흔적없는 눈덮인 산길은 몇번의 확인후에 발을 내 딛어야 하는 선두의 수고로움에 발길 포개며 처음부터 경사가진 나무계단은 숨고르기가 벅차오고 하얗게 눈(雪)덮인 오름길은 쿵탕쿵탕 심장의 박동을 제촉한다.
길게 띠를 이어지던 행렬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끊기기 시작한다.
잔살가지 나뭇가지엔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우릴 반긴다. 어이 오라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상고대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더하고 ........
산상의 화원이랄까~~ 바닷속의 화원이랄까~~
바닷속 산호초 같은 상고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더 없는 행복에 젖어든다.
눈으로~~ 맘으로~~ 모두 담는다.
하얀 눈꽃이 있고~~ 하얀 바람이 있고~~ 하얀 마음까지.......
하늘 높이 떠돌던 차가운 바람도 반가움의 포응을 한다.
각호산 정상에 오르니 흘러가는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침없이 조망을 던져 놓은것이 지리산에서 보는 조망같기도 하고 포천 국망봉에서 바라보는 조망같기도 하다.
제각기 느끼는 표현대로 누구는 벗꽃 군락지 같다는니~~누구는 배꽃 군락지 같다느니~~
죽어도 이런곳에서 죽으면 원이 없다느니~~
모든이의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험로도 이어진다.
굵은 로프도 등장하면서.......
각호산 정상에서 되돌아서면 로프를 만나게 되는데 민들레님은 여기가 남덕유산 할미봉에서 내려가는 구간 같단다.
이 겨울을 주신 조물주는 자연이 베풀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빛갈들을 있는대로 보여주는 것이 눈(雪)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산에 숨결에 하나가 되어 변함없는 생명력으로 우리를 축복하고 있다.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나의 고집과 미끄럼을 태우려는 가파른 눈길과의 팽팽한 줄다르기는 서로 굽힐줄 모르다가 앞에 내려간 ㅇㅇㅇ님이 넘어지는 동시에 나도 덩달아 겹쳐서 넘어져도 보고....... 넘어지는 것 조차 행복이다.
눈꽃을 지붕삼아~~ 담장삼아~~ 터널속으로 이어진다.
눈(雪)으로 물든 나무들은 때묻지않은 새옷을 입은 아이처럼 가벼워 보인다.
산성 눈이라는 것은 알고있지만 새하얀 눈꽃을 따서 만져도 보고~~ 먹어도 보고~~
지금 어린시절의 추억 바로 그 자리로 돌아왔지만 그 시절의 공간은 시간과 함께 이미 마음속 추억의 자리로 떠나버렸다.
쉴새없이 파고드는 행복감이 초코렛보다 더 달콤하고 마약보다도 더 달콤하다.
간간히 파고드는 하얀바람 따라 산행의 묘미를 더하며 마음안에 평화로움이 가득 채워진다.
두 시간여만에 달려온 민주지산 정상!!
덕유산,황악산,깃대봉,가야산등 한 눈에 담을 수 있을 만큼 조망이 빼어나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잠간 휴식을 갖는다.
간단한 간식과 따근한 차 한잔으로 몸을 녹이고 석기봉으로 향한다.
허드러지게 피어있는 눈꽃터널을 지나면서 생각한다.
이렇게 볼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인가? 우린 분명 축복 받은 님들이다.
민들레님 말대로 하나님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흰눈(雪)을 부어 주셨는지? 아니면 우리를 사랑하사 축복의 눈(雪)을 주셨는지?
어쨋든 감사할 뿐이다.
높은 능선위에 자리잡고 있는 눈(雪)덮인 묘 하나!!
누군지 몰라도 엄청 외롭겠지만 빼어난 조망에 뿅 가 여기에 안장된것이 아닌지?
성묘 오기도 참으로 힘들겠다. 잘못된 장묘 문화가 개선될 날은 언제일까?
작은 암봉으로된 석기봉!!
따사로운 햇빛과 함께 우릴 반긴다.
따끈하고 달콤한 차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사방을 둘러본다.
저 멀리 덕유산 봉우리가 하얗게 왕관을 쓰고 있는것이 그곳도 상고대가 피었는지 온통 하얗다.
석기봉에서 삼도봉으로 가는 길은 눈꽃이 크리스탈로 옮겨가고 있다.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조각품을 깍아 놓은듯 우릴 유혹한다.
투명의 얼음줄기를 하나 따서 입에 머금곤 그 어느 아이스크림이 이보다 시원하고 달콤할 수 가?
오르락 내리락 15km의 긴 능선길!!
능선이 길어 행복의 시간도 길어지고 눈꽃에 취해 지루함도 잊은채 아름다운 풍경들을 남긴다.
가끔은 내가 걸어온 긴 능선을 되돌아보며 대견스러워 하며 행복했던 순간들이 아스라이 스치고 지나간다.
충북과 경북,전북의 경계를 이루는 삼도봉!!
장쾌한 주능선을 바라 보노라니 환희의 기쁨이 넘친다.
하산으로 이어지는 내림길은 눈(雪)의 깊이도 깊어지면서 하산의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적막했던 골짜기는 님들의 목소리로 채워지고 산기슭 어디에서인가 발원 하였는지 모를 물 줄기는 긴 겨울을 인내하며 겨울을 깨운다.
물 흐르는 소리가 도란도란 들려온다.
그 고요의 소리에 이끌려 한쪽에서는 겨울이 가기도 전에 파랗게 물오른 나뭇가지가 봄을 재촉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 유명한 물한리 계곡!!
여름철이면 상춘객이 넘쳐나지만 아직은 고요한 늦은 겨울속에 봄을 준비하는 모습이 아련하다.
님들과 소중한 만남이 있기에 오늘의 산행이 있고 시간시간 행복해 하며 지난 설 연휴에 쌓인 피로를 민주지산에 묻고~~
눈(雪)오는 날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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