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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천상의화원 태백산

by 풀꽃* 2007. 4. 21.

언제:2006년1월14일 (토요일) 날씨:흐리고 비가오다 눈

 어디:태백산(1566m)

위치:강원도 태백 코스;유일사-태백산-천제단-망경사-문수봉-당골매표소

 

 

 해마다 눈으로 몸살을 앓던 강원도도 올해는 심한 가뭄으로 눈구경 하기가 힘들어 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그러던 중 목요일 강원 산간지방엔 30Cm 정도의 눈이 내린다는 소식과 거기다 대설주의보까지.......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염려도 된다.

 눈이 많이와 통제를 하는건 아닌지

 그런데 하루가 지난 다음날에는 비소식이......

 일기예보가 나의 마음을 들뜨게도 했다 실망시키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도 마음속으론 그래도 태백산은 고도가 높아 아마 눈으로 바길꺼야! 하며 희망을 갖는다.

지난주 덕유산을 다녀와 이번에 또 산에 가려니 산에 간다는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어머님을 홀로 두고 산에 가려니 마음이 편치않다.

 하루종일 혼자계실 어머님을 생각하니 죄송스러워 이번에도 결혼한 딸래미 데려다 놓고 집을 나서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잠시 비운 나의 자리가 오늘만큼은 어머님께서도 증손자의 재롱에 외롭지만은 않으실것같다.

 

총무님의 정성된 홍보로 많은 회원님들로 차안은 가득 채워졌다.

 위원장님의 인사말씀과 총무님의 안내 말씀이 끝나고 김문희 집사님의 기도로 이어진다.

모두들 날씨에 관심들이 많으시다

간밤의 빗소리가 꿈속을 어지럽히더니 문막휴계소에 도착할 즈음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휴계소안은 방학을 맞아 스키를 타러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어둠이 걷히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수묵화처럼 무채색으로 어두워졌다가 이번에는 눈이 부시도록 하얀 햇살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왔다가 지나쳐 버린다.

간밤에 내린 비가 얼어붙어 버스를 설설기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맛소금 크기의 작은 알갱이의 눈이 바람에 휘날린다.

겨울속의 태백산^^*

 맘속으로 그려만 보다가~~ 넘겨다가 보다가~~

오늘도 그 아름다운 모습 눈에 담고져 모든것 뿌리치고 또 나서본 산행길........

시작부터가 많은 산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강원도에 눈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리고 오늘부터가 눈꽃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라서 많은 산님들로 오름길은 길게 띠를 이어서 앞질러 갈수도없고 계속 정체가 되기 시작한다.

 눈꽃이 보고 싶어 빨리 가고파도 그렇게밖에 갈 수 없는 오름길!! 구경할 수 없던 눈(雪)들도 산토끼가 남긴 응가처럼 잔설이 보이고.....

코끝을 간지럽히는 하얀 바람따라 산마루에 오르니 어느새 하얀 물결에 흔건히 젖어드는 느낌이다.

 신선하고 상쾌한 산공기가 상쾌함을 더해주고 아직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시선은 자꾸 나무에게로 간다.

 하늘이 가까와 질수록 쌓인눈은 가지를 살찌우게 하고 덩달아 바람도 까달스런 심기를 더한다.

지난 산행때는 철쭉과 진달래로 나를 감동케 하더니 이번에는 새하얀 눈꽃으로 나의 맘을 사로잡는다.

 하얀 눈꽃이 있고~~ 하얀 바람이 있고~~ 하얀 마음까지.....

풍광은 더없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1월의 하얀물결~~ 포근한 카펫을 깔아 놓은듯 포근함이 가득하여 그 위에 눞고 싶은 심정이다.

아름다운 경치를 눈에담고~~ 맘에 담고~~ 그것도 모자라 사진에 담는다.

웅장하고 거대한 주목의 자태는 또 한번 우리를 감동시키고 본색을 드러낸 태백산 바람은 빨리 하산할것을 요구한다.

 문수봉으로 가는 길은 안개처럼~~ 연기처럼~~

산에 하얗게 걸린구름 무엇이 그리워 땅으로 내려와 조망을 흐려놓고 심술을 부리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당골로 내려가지만 우리가 가야할곳은 조망이 가려진 문수봉쪽이다.

맨 앞에 서서 우리의 일행을 이끌며 문수봉 방향으로 몸을 돌리니 거센 하얀 칼바람이 따라 나선다.

계속 따라오려나 했더니 조금 오더니 오던길로 다시 달음질친다.

이제부터가 본 산행이 시작되는것 같다.

수양버들이 아닌 새하얀 눈버들이 허드러지게 늘어져  있어 꿈의 궁전인지~~천국에 와 있는건지~~구별하기가 어렵다.

새하얀 눈버들이 어우러진곳에 하얀 카펫을 깔고 분홍색 식탁을 펼치곤......

밥 한번 먹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밥 한번 먹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병아리가 물 한모금 마시고 하늘 한번 쳐다보듯이......

 이쁜 설경에 넋 다 빼앗긴다.

구수한 우렁 된장찌게에 메뉴도 각양각색~~

후식으로 따끈한 차 한잔까지......

 눈요기~~ 맘요기~~ 배고품도 해결됐으니 부러울게 무어랴~~

 문수봉 가는 길은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

가면 갈수록 하얀나라에 깊이 빠져들어 거기서 살고싶은 심정이다. 한마리 토기로 태어나~~ 아니면 하늘을 나는 새로 태어나서 그들과 한 물결을 이루며 지내고 싶다.

죽령터널이 길다 하지만 계속되는 새하얀 눈꽃터널이 거기에 뒤질세라 장관을 이루고 포근함이 가득하다.

간간히 파고드는 하얀바람 맞으며 이런길은 하루 웬종일 걸어도 좋겠다를 반복하면서........

이렇게 볼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인가

산을 오르는 모든이의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

문수봉 정상을 바라보니 정성들여 쌓아 놓은 여러개의 돌탑과 그 밑을 바치고 있는 작은 바윗돌은 설악산 서북릉 너덜지대를 방불케 했다.

문수봉 정상에 올라 마음의 티끌 씻어내고 하얀 물결에 날려보내니 비워지는 가슴한자락 소리없이 내려앉는 평안이 가득하다.

하산으로 이어지는 내림길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눈(雪)과의 이별을 하고 ~~

얼어붙은 계곡의 물은 걷는이를 유혹하고~~

아름다운 흔적들을 남기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또 하나의 풍경을 남기며 계곡과 골짝과 산세를 둘러보며 여유로운 마음도 가져본다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

그리고 새로운 만남을 가지기 위해 여기에 오니 어릴적 잃어버린 또 하나의 추억을 되찾은듯한 느낌과 함께 그 시절로 돌아가는듯 하다.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건만 빗발치는 전화벨 소리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문수봉으로 예정이었던 산행코스는 곧 바로 당골로 내려왔는지...... 우린 그것도 모르고 정코스로 여유를 부리며 다녀온것이 어찌나 죄송스런지......

오늘따라 앞에 안길 잘했지..... 뒤에 앉았더라면 얼굴들고 걸어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이다.

문수봉까지 산행하느라 석탄박물관 관람도 못하고~~

또 위원장님의 색소폰 연주도 들어보지 못한것이.....아쉬움에 남는다.

언제 또 다시 기회가 있겠지?

행복한 산행~~ 즐거운 산행~~ 아름다운 산행~~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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