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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추위속에 찾은 월악산

by 풀꽃* 2007. 4. 21.

언제:2005년12월17일 (토요일) 날씨:맑음

어디:월악산(1097n)

위치:충북,충주

코스:덕주골-마애불-960고지-영봉(정상)-신륵사-월악리

 

 

오늘도 집을 나서며 작은 꿈을 가져본다.

추운 날씨에 어렵게 하는 산행인데 이왕이면 눈꽃도 보고 아름다운 설경속에 하나되는 산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제와 그제 머리가 아파 두통약을 먹고 거기다 밤잠까지 설쳐 심히 걱정스럽다.

그런데도 산에만 가는 날이면 컨디션이 최적이다.

힘이 솟는것이 보일정도로 몸이 거뜬하다.

아무래도 산병인것 같다.산병에 걸리면 약도 없다는데.... 지나가는 아저씨!!

추운 날씨에 배낭을 메고 가는 모습이 걱정스러운지 안됐다는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며 지나가신다.

도심을 벗어나고 들을 가로질러 월악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맨먼저 우릴 반기는 것은 매서운 바람이다.

아마도 오늘 산행의 최대의 적은 거센 바람이 될거라는 걱정스러움에 부채질한다.

작년 초가을 이곳으로 하산하면서 경치가 아름다워 기회가 주워진다면 다시 찾을것을 약속하고 뒤돌아섰는데 이렇게 추운 날씨에 찾게 될줄이야.........

한적한 산길과 잡목숲을 스치는 바람소리~~

살짝 얼은 등산로가 겨울을 알린다. 빛 좋은 곳엔 부스러기 낙엽이 드러눕고 외진곳엔 하얀눈이 드러누운 산길을따라 오름은 계속된다.

사람이 다녀간 흔적은 빛바랜 표식기와 산길은 점점 고개를 들어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추위는 이곳이라서 예외없고 숲속이라 비켜가지 않는다는 현실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우뚝 솟은 봉우리와 기암과 노송들이 어우러져 거대한 산수화를 보는듯한 수려함이 뛰어나다.

중간중간 전망좋은 벼랑끝에 서서 참견도 해보고 내가 지나온 자리를 바라보며 대견스러워 한다.

산꼭대기 넘나드는 세찬바람은 잠시의 머무름도 없이 우리를 괴롭히고 하얀 왕관을 쓴 영봉이 한걸음에 다가와 차가운 유혹을 한다. 등산로를 이탈해 눈덮인 겨울산을 뽀드득~~뽀드득~~ 밟아보며.......

머릿속으로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눈꽃도 그려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하얀 능선길엔 매서운 칼바람 길동무 자청하고 가깝게 느껴진 영봉은 걸어도~~걸어도 더 멀게만 느껴지고.......

외진 산골짜기 바람은 끈질기게 우릴 괴롭힌다.

영봉으로 가는 얼어붙은 오름길은 우릴 긴장케하여 설설기게 만들며 우리들의 인내를 테스트라도 하는듯하다.

말없이 묵묵히 서 있는 영봉의 정상석은 칼바람 맞아가며 우리를 환영하며 아름다운 조망을 선사한다.

파아란 물감을 풀어놓은듯 선명하게 들어오는 충주호가 평화로움을 가져다주고 멀리 치악산,운달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산꼭대기 넘나드는 세찬바람은 등을 떠밀어 빨리 하산할것을 요구하고 얼어붙은 등산로는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하산할것을 요구한다.

 

신륵사 방향으로 몸을 이끌고 양지바른 곳에 식탁을 마련하고 가지고간 도시락을 먹으려지만 제아무리 맛있는 성찬 일지라도 손이 시려워 먹는등 마는등 휘딱 해치우고 부랴부랴 배낭을 챙기고 하산에 들어간다.

 얼어붙은 등산로는 흙으로 뒤덮이어 우리를 골탕먹이고 여기서 쿵~~저기서 쿵~~ 소리내어 겨울을 깨운다.

 무개에 짖눌리어 관절의 고통은 이어지고 하산으로 이어지는 지루함은 한눈팔기 바뿌다.

오른쪽으로 뻗은 아름다운 능선이 포암산에서 월악산으로 이어진 능선이라는데 나의 눈길을 자꾸만 빼앗아간다.

언젠가는 또 한번 저곳을 오르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뒤돌아보며 관섭도 하다가 몇번은 넘어졌지만 그것 조차 흥미로 느껴진다.

 기온이 내려가는지 매서운 바람은 빠른 걸음을 재촉하고 그래도 눈길은 시골 풍경에 빼앗긴다.

미리 예약해 놓은 민박집 따뜻한 방에 들어가 얼었던 몸을 녹이고 장경희 권사님이 준비해온 삼겹살 고추장구이와 모아모아 김치찌개의 맛이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추운날씨에 산행에 임하신 집사님들 그리고 권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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