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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남설악(가리봉산 산행기)

by 풀꽃* 2007. 4. 20.

언제:2005년10월8일 (토요일) 날씨:맑음

어디:가리봉산

위치:강원도 인제

코스:한계령-천연기념물 보호비-정상-주걱봉-옥녀탕 휴계소

인원:곽연근,이선중,이인호,강영희,이경철

 

 

어제 하루종일 내린 빗소리가 꿈속을 어지럽히더니 알람소리가 눈을 뜨게 한다.

 이것은 누구의 강요도 아닌 나 자신의 마약보다도 더 달콤한 유혹이거나 그만큼의 덫이기 때문이다.

 어젯밤 남편한테 스틱 점검받고 차량 예약을 해 났기에 집을 나서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며칠 전만해도 아침 기온이 제법 쌀쌀하더니 오늘은 포근하다.

매스컴에서 시간시간 전해지는 설악산 단풍소식에 마음이 들떠 며칠전부터 마음은 이미 설악에 가 있었다.

어제 하루종일 내린 비로 미끄럽지나 않을까? 염려도 해보고....

 지리산 종주 이후로는 처음 갖는 산행이라 반갑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04시에 출발키로 한것이 이선중 집사님의 준비가 늦어 30분이 지체가 된다.

 어젯밤 잠들은 잘 주무셨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그간의 있었던 등산부 소식들.......십이선녀탕,대청봉 다녀온 이야기로 화재가 된다.

다들 일찍 나오시느라 아침 식사들을 안하셔서 중간에 휴계소에 들러 아침 식사들을 하신다.(메뉴는 황태해장국)

 그때만 해도 날씨가 괜찮더니 조금 지나니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엔 비소식이 없었는데!! 웬비?

그칠거란 기대감을 갖았지만 그래도 마음은 불안해 진다.

 차창 밖으로는 조금씩 물들어가는 가을 들녘의 풍경이 벌써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계절의 변화는 더욱 선명하게 느끼지만 어쩐 일인지 나이의 변화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비가 내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수묵화처럼 무채색으로 어두워 보이고 눈과 마음이 자꾸 하늘로 간다.

 옥녀탕 휴계소에 도착할 즈음에는 약간의 안개비가 우리를 맞이했다.

 아마도 오늘의 최고의 적은 운해일것 같다.

 우리가 타고간 차는 하산 코스가 이곳이라 여기에 두고 미리 예약해 놓은 택시로 한계령으로 이동을 하였다.

 이곳은 입산금지 구역이라 산을 오르는 입구가 몹시 찿기 힘들었다.

 힘들게 찿은 산행 들머리 길이 뚜렸히 나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지나간 흔적은 어렴풋이 나타나 있었다.

 20여분을 길도 나있지 않은 오르막길을 오르니 5~6군데의 희미한 길의 흔적이 보였다.

 가리봉으로 향하는 좁은 오솔길엔 산길을 따라 낙엽들이 들어 누이고 사람이 다녀간 흔적은 빛바랜 표식기들이 나뭇가지에 나폴대고 있었다.

오솔길 양쪽으로는 물먹은 조릿대가 한걸음 한걸음 걸을때마다 우리의 옷깃을 적신다.

아직 불타오르는 단풍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은은한 오색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본다.

조금가니 돌로된 천연기념물 보호석이 세워져 있는데 암만 둘러봐도 천연기념물이 될만한 사물은 보이지 않았다.

가리봉을 오르다 보면 점봉산을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는 서북능선이 올려다 보이는데 아침까지 내린 비로 인해 운해에 조망이 가려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오늘 하루만은 도시에서 지친 우리들의 휴식처이며 자연이 주는 즐거움과 풍요로움 속에 몸과 마음을 위탁하려 한다.

 소풍나온 소녀처럼 흥얼대며 노래도 부르고 마음안에 가득 풍요로움을 담아보는 기쁨을 누린다.

이선중 집사님 오랫만에 산에 오시더니 신호가 오기 시작이시다.

다리에 쥐가나 스프레이로 응급조치를 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하신다.

그래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살아있는 낙엽을 원없이 밟으며 가을의 정취에 푹 빠진다.

 가리봉 정상을 눈앞에 두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하늘을 찌를듯한 기암괴석의 암봉이 한폭의 병풍처럼 펼쳐지더니 오색으로 곱게 수를 놓고 등산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한참을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한없는 평화를 누린다.

 운해가 걷히면서 서북릉의 모습이 살짝살짝 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앞두고 등산객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아마 장수대로 오른 모양이다.

우리가 정상에 도착했을때는 먼저온 산님들은 점심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우리도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정상석을 끼고 기념사진 한장을 남긴다. 이제 주걱봉을 향하여 하산길이다.

 우측으로는 안산의 모습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대승폭포의 위치도 가늠해보고......

가리봉 정상의 능선을 바라보며 곱게 물든 단풍을 넋을 놓고 바라본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주걱봉쪽으로 내려가는데 주걱봉은 오르지 않고 좌측 우회로를 이용하는데 앞에간 등산객들이 줄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위험구간 같다.

리더가 인도를 하는지 오른발,왼발 하며 떠들석 거린다.

이인호 집사님과 나만 줄을 서서 기다리고 나머지 일행들은 아래 우회로가 있다며 그리로 접어든다.

굉장한 험로인줄 알았더니 자일만 잘 잡으면 어렵지 않게 통과 할수 있는 곳이다.

정상을 오를때는 경사가 별로 없는 능선길인데 하산길은 계속 내리막 길이다. 그런데 일행들의 모습이 눈에 띄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들은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삼형제봉을 오르는 등산객도 있는데 우리는 그냥 옥녀탕 휴계소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경사가진 길은 한참을 이어진다.

이인호 집사님은 여기가 십이선녀탕 내려가는 길 같다고 하고 나는 지리산 대원사 계곡 같다고 한다

넉넉하게 흐르는 계곡물과 바위에 서식하는 이끼며 울창한 숲의 터널을 이루는 계곡은 산에 숨결에 하나가 되어 깊어가는 가을을 알려준다.

매번 산행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산을 오를때는 오르느냐고 힘들고 하산길은 지루함에 힘들다.

이렇게 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오르는것 보다는 하산길이 힘든 가리봉^^*

위원장님을 못모시고 온것이 못내 아싑다.

(아까 갈림길에서 헤어진 우리 일행들은 길이 막혀 오던길로 다시와 위험구간을 거쳐 약 1시간 정도 늦게 도착함.)

아름다운 산행~~행복한 산행~~즐거운 산행 하게 하심을 주님앞에 감사드림니다. 주안 등산부 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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