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숲의 향기

지리산 종주 (둘째날)

by 풀꽃* 2007. 4. 20.

언제;2005년7월23일 (토요일) 날씨;맑음

어디;지리산 종주

위치;경남 유평리 코스;세석대피소(04시5분)-촛대봉(04시20분)-삼신봉( 05시 )-연하봉(5시48분)-장터목대피소( 6시)-장터목대피소출발(7시5분)-제석봉(7시30분)-천왕봉(8시10분)-천왕봉출발(8시35분)-중봉(9시)-써리봉(9시50분)-치밭목대피소(10시50분)-유평리(2시20분)

 

 하얀 쌀밥에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고

312번의 숙소 배정표를 받아들고 지친몸을 이끌고 3층으로 올라가는데 남자 집사님들의 숙소는 2층에 있었다.

외부에서 보는 외형도 아름답지만 실내는 더 깔끔하고

고급 팬션이라고 할까? 별장이라고 할까?

 잘 다듬어진 마루는 윤이 반짝반짝 나 있었다.

설악산 중청대피소가 시설이 잘되있다고 하지만 거기다 비하면 여기는 호텔급이다.

입실전 교육이라도 받은것처럼 소음하나 들리지 않았다

어둠이 익어 갈수록 밤하늘의 별들은 하나 둘 모습을 나타내고

깊은 산속 별빛아래 낭만이 아쉬워~~

 잠못들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사람들속에 머물다

다음날의 고된 일정이 걱정되어 이른잠 청하려

산장 마루 바닥에 몸을 뉘이니

맛있다고 마냥 먹은 누룽밥이 또 잠을 설치게한다.

.

 둘째날

 

 (04시5분)세석대피소 출발

대피소앞에 집결하여 위원장님의 기도를 마치고 촛대봉을 향하여 오른다.

마음같아선 여기서 하루정도 더 머물다 가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철부지 어린 아이였다면 여기서 더 있다가 간다고 떼를 썼을지도 모른다.

적막한 세석평전을 오르면서 철쭉이 피면 다시 오겠노라고 다짐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뒤돌아선다.

 누구는 이곳이 대청봉에서 바라보는 풍경같다던데~ ~ ~ ~

 나는 덕유산 향적봉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같다.~ ~ ~ ~ ~ ~

 

 (4시 20분)촛대봉 도착

헤드렌턴을 하고 기념사진을 하나 남긴다.

 어둠에 갇혀 주변경관은 잘 보이지 않지만 드넓은 세석평전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며 기쁨을 가져본다.

 야간산행에서 너덜길은 제일 힘든 구간이다.

 발을 잘못 딛으면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발을 옮긴다.

시원해서 좋긴한데 주변경관을 못보는 것이 못내 아쉽다.

 

(5시)삼신봉 도착

작은 암릉도 나타나고 위험구간은 자일로 묶어져 있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면서 아름다운 조망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연하봉을 앞에두고 작은 봉우리 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앞으로는 천왕봉이 보이고 뒤로는 삼신봉과 촛대봉까지 눈에 들어온다.

내가 걸어온길을 바라보며 대견스러워 한다.

 조망도 아름다워 다들 사진찍기에 바쁘다.

 철계단을 내려서자 여기서부터는 평원지대가 이어진다

 이슬을 머금은 야생화들이 아침인사를 하는듯 하다.

일행중 더러는 앞을 가로질러 가고 있고 장원근 집사님,강영희 집사님 그리고 나는 야생화를 디카에 담기 바쁘다.

세석에서 나설때는 일출을 볼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출발했는데 주변경치 보는데만 집중하다 보니 그만 일출을 놓치고 말았다.

간간이 파고드는 초록빛 바람 맞으며 작은 들꽃들이 눈인사 건네는 완만한 능선길을 걸으며 감사한 마음을 같는다.

이런길은 하루 왼종일 걸어도 좋겠다.

 여기서부터 연하봉까지는 계속 평원지대다.

군데군데 고사목도 나타나고 야생화들의 천국이다

 여기서는 한마리 토끼로 돌아가서 마음껏 넓은 평원을 뛰어다니며 놀고싶다.

 

(5시48분)연하봉 도착

계속 이어지는 산상의 정원 .......

이리뛰고~ ~ ~ ~ ~ 저리뛰고~ ~ ~ ~ ~ 내 자신도 18세 소녀로 돌아간 느낌이다.

 집사님들도 각자 뚝 뚝 떨어져 지리의 평원에 푹 빠져든다.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 ~ ~ ~ ~ ~ 이런데서 살았으면 좋겠다를 반복하면서.........

혼을 다 빼앗기고 넋나간 사람처럼 우뜩서 허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을 다시한번 처다본다.

비스듬이 경사진 길로 접어들면서 장터목 대피소가 보인다

 

(6시)장터목대피소 도착

장터목 대피소는 대개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한 등산객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좋은 날씨엔 이곳도 바람도 없이 평온한데........

 지난 어린이날 이곳을 찿았을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 대피소도 돌아보지 못하고 얼른 제석봉으로 몸을 돌였었다.

대피소 아래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이고 어제 저녁에 남은 찬밥으로 끼니를 때운다. 우리 집사님들 집에서도 주방에 자주 들어가시는지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권사님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7시5분)장터목대피소 출발

여기서 천왕봉까지는 1시간이 소요된다.

제석봉을 오르려면 이정표가 우뜩 서 있는데 지난번 산행때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모자가 10m는 바람에 날아가 다시 주워쓰고 간신히 사진한장 찍은 추억이 떠올랐다.

오름길은 경사가 가파르다. 아침을 먹고 바로 이런길을 오르니 조금은 힘이들다.

이 구간은 고사목 지대로서 자연경관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 그런 곳을 지난번 산행때에는 안개에 가려 하나도 보지 못하고 아쉬움을 안고 돌아갔는데.........

 오늘은 그런 불상사는 없을 거라는 기대감이 벌써부터 설레이기 시작한다. 지난번 산행의 흔적들을 되살리며 두리번 두리번 거린다.

 

(7시30분)제석봉 도착

양 옆으로는 주목나무와 구상나무 고사목들이 군데군데 우뜩 서 있다. 이 아름다운 풍광을 지난번엔 하나도 못봤으니 .........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한다. 이 아름다운 풍광을 우리만 본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지리산 종주 구간에서 이곳의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이런곳에서는 빨리 걸으면 손해라도 보듯이 걸음을 최대한으로 늦춘다.

지리의 아름다운 기운을 가슴가득 안고 가련다.

 이런 곳이면 홀로 뚝 떨어져 자연과 대화하며~ ~ ~ ~ ~ 음미하며~ ~ ~ ~ ~ 자연을 즐긴다.

군데군데 작은 암봉도 만나며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다. 허드러지게 피어있는 곷길은 여기도 이어진다.

암만봐도 질리지 않는것은 왠지?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에도 여러개의 철다리가 반복된다. 작은 암봉도 나타나고.........

통천문을 통과할땐 큰 바위에 통천문이라고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

(8시10분)천왕봉 도착

 세석에서 이곳까지 3시간이 소요됐다.

 지리산 종주!! 쉽게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자주 올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왕이면 이곳에서 장엄한 일출도 볼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산 허리를 감도는 운해와 장쾌한 주능선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뙤약볕에 익은 얼굴에선 버석버석 소금기가 묻어난다.

바위 암봉위에 천왕봉 표지석이 우뚝 서 있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란 글구와 함께.....

 아마 이곳을 오른 사람치고 정상석 끼고 사진 안찍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장원근 집사님,강영희 집사님,곽연근 집사님은 천왕봉이 코 앞에 있는데도 10여m 아래서 사진만 찍으신다.

 그곳의 전망이 그렇게도 아름다운지.......

그것도 서로 모자를 빌려써가며........

 모델 사진인지? 모자 광고 사진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곳에서 방을 안빼주는지?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올라와 사방을 둘러보며

이쪽은 중산리... 이쪽은 대원사.....이쪽은 촛대봉...... 지리의 모든것이 다 보이는 이곳 천왕봉!!^^*

성삼재에서 오면서부터 옥신각신 하던 하산코스........

 드디어 여기서 판가름이 났다.

 위원장님과 김태훈 집사님 그리고 나는 대원사로 내려가고 나머지 집사님들은 중산리로 내려가기로 결정이 났다.

 중산리로는 지난번에 갔던 코스라서 좀 멀어도 대원사를 택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것이 중산리로 간 팀들은 새파랗게 젊은 집사님들이고 대원사로 가고 있는 팀은 노장들이었다.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

 

 (8시35분)천왕봉 출발

 중산리로 가는길은 경사가 급한 너덜길에 비해 이곳은 그렇지가 않다. 내 키보다 높은 숲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치밭목 산장에서 숙박을 하였는지 벌써 이곳을 오르는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중봉을 오르는 길은 약간 경사가 진 오름길이다.

구상나무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길목에는 야생화들이 즐비하게 피어 있었다.

 

 (9시)중봉 도착

 이정표 버팀목과 천왕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좌측 막아놓은 곳이 태극종주 구간이란다.

지리산에 정말 구상나무가 많이 분포되어 있다더니 이곳도 예외가 아니다.

우아함이 어우러진 노송의 모습이 지나간 세월을 말해주며......

풍광은 더없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7월의 짙은 녹음을 걷고있다.

 

(9시50분)써리봉 도착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쉬고 있는데 새벽에 대원사에서 올라 온다는 두명의 등산객을 만났다.

지쳤는지 중봉을 바라보며 올라갈 생각을 하니 꿈만 같단다.

그래도 천왕봉이 보이니 다와 간다는 안도감에 힘이 생기는 모양이다.

 이곳은 등산객이 그리 많지가 않다.

우리 말고는 내려가는 사람이 없다. 한적한 그런길이다. 지리산을 다 내품에 안은 느낌이다.

 나무,곷, 풀한포기 마져도 모두가 친구이다.

산공기를 다 말아 마시듯 큰 호흡을 하고 마음안에 가득 싱그러움을 담아보는 기뿜을 누린다.

 가끔은 철계단도 등장하고 짧은 자일도 눈에 띄인다.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은 넓고 경사가진 반면에 이곳은 그렇지가 않다.

조용한 산길에 바람만이 마실다니고.......

숲과 숲사이로 흐르는 실록의 햇살만큼이나 싱그러운 숲향기에 취해 흔건히 젖어드는 마음이다.

이런 낭만을 즐기려고 써리봉부터는 나홀로 산행을 하고있다.

혹시 위원장님과 김태훈 집사님이 오해는 안하셨는지?

이쪽 코스는 이제껏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아마 향기가 있었다면 향기에 취해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완전히 야생화 군락지이다.

 

(10시50분)치밭목 대피소 도착

 이 산장도 개인이 운영하는지 작고 아담하였다.

젊은 산장지기가 의자에 나와 앉아있기에 인사를 하며 이 코스가 너무 아름답네요, 하였더니 미소를 짓는다.

 배낭을 내려놓고 50여m 떨어진 샘터에 가서 물을 받기 위해 가고 있는데 완전히 곷길이었다.

물맛도 아주 시원하고 달았다.

산장지기한테 유평리까지는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걸음 나름이란다.

그런말은 누군 못하나?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봐도 다들 할수있는 말 아닌가?

 

 아직 물은 나타나지 않고 경사가진 너덜길이다.

길 양 옆에는 야생화들이 즐비하게 피어 나의 눈길을 빼앗아 간다. 사진을 찍느라 위원장님과 거리가 뚝 떨어졌다. 사진을 찍곤

 마치 내가 야생화를 찍는 작가처럼 착각에 빠진다.

위원장님과 김태훈 집사님은 꾸준히 걸으신다.

 마치 감성도 없는 사람처럼..........

그런데 이게 왼 보물!!

키가 큰 나무에 땅에서 2m의 높이에 주황색 부채모양의 희귀한 버섯을 발견한 것이다.

보석으로 치면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것처럼......

바짝 다가가 디카에 담으려는데 카메라가 작동이 안되는 것이다. 아!! 이럴수가.......

밧데리를 갈아봐도 여전했다.

 이것 저것을 점검하여 어렵게 성공하여 사진을 찍었다.

 마음이 설레이기 

 아!1 이런것도 있었구나 하며......

 여기서 시간이 10분은 소요된것 같다

일행들을 만나기 위해 또 뛰기 시작한다.

그 예쁜 꽃들과 이별을 하고 새로운 꽃들을 계속 만난다

한 30분은 내려 왔을까? 이정표 버팀목에는 무제치기폭포란 글구가 적혀 있었다.

 이번 산행을 하면서 폭포는 처음 만난다.

장엄하게 커다란 바위에서 다섯줄기의 물이 흘러내리는데 물의 양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위원장님과 김태훈 집사님은 폭포를 구경하러 따라 오시다가 그냥 발을 돌리셨다.

 보물이라는 보물은 다 놓치고 마신다.

 여기서부터는 키가 큰 활엽수가 하늘을 가리고 얼기설기 잡목들로 뒤엉키어 마치 정글을 연상케 한다.

 원시림 그대로의 바위계곡을 따라 걷는 길목은 참으로 포근하다. 맑은 물빛이 있고~ ~ ~ ~ ~

졸 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있고~ ~ ~ ~ ~

 이곳의 풍광이 경주 국립공원에 있는 단석산의 풍광같다

3년전

산 높고 골 깊은 산속의 계절은 자꾸만 녹음으로 짙어져 가고있다. 드높은 나무엔 나뭇잎으로 지붕을 엮고 군데군데 작은 하늘 창을 만들며~ ~ ~ ~ 그 사이로 예쁜 새들이 목청을 높혀 한껏 노래한다. 어느 동화의 나라같다.

 이런길이 한참 이어진다

지리의 품속에 푹 빠져 행복을 가져본다.

계곡을 우측에 두고 길이 이어지는데 좁은 

 오르락 내리락 혼을 다 빼놓는다.

 이런길은 속도도 나지않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높은 바위위에 올라가 계곡을 내려다보니 아직도 갈길이 까마득하다.

 전망도 좋고 바람도 시원해 휴식을 취하면서 아까 건네받은 자두를 먹는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까 우리가 가는길이 계곡에서 점점 멀어져 좌측으로 방향이 바뀌어진다.

아까 내려다 보이는 계곡이 아니고 다른 방향인가보다.

 다행이지 아까 그 계곡은 세시간은 걸릴것같다.

계곡에서 벗어나 산 허리로 이어진다.

두명의 등산객을 만났는데 한분은 화엄사에서 다른 한분은 성삼재에서 올랐다고 한다.

 모두들 지친 모습이 들어난다.

 위원장님과 김태훈 집사님도 꽤 많이 떨어지신것 같다.

 내리막길의 통나무 계단도 만났는데 계단의 폭이 어정쩡해 발을 딛기가 몹시 불편했다.

 이제 다시 계곡이 나타났다.

 여자 등산객 한분이 발을 씻고 있었다.

 나는 손만 씻고 부지런히 걸었다.

조금 내려가니 선녀탕과 같이 생긴 계곡 웅덩이가 물이 맑았다.

 별로 덥지는 않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여벌옷도 있겠다~ ~ ~시간도 있겠다.~ ~ ~

배낭을 내려놓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물의 깊이가 서있는데 목까지 찼다.

 선녀탕에서 선녀가 아닌 지리산 해녀!!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단 일분도 발을 담글수가 없었다.

 몸은 

 어제, 오늘 흘린 땀을 유평리 계곡에 흘려보내니 날아갈듯하다.

 

(2시20분)유평리 도착

이렇게 해서 24시간의 지리산 종주를 마감한다.

좋은 날씨 허락해 주시고 건강주셔서 아름다운 산행~ ~ ~

행복한 산행~ ~ ~ ~ ~ 하게 하심을 주님앞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매번 산행때마다 배려해 주신 시어머님,남편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산행에 함께 참석한 집사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 ~ ~ ~ 여러분 회이팅!!


'숲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설악(가리봉산 산행기)  (0) 2007.04.20
지리산 종주 (첫째날)  (0) 2007.04.20
두타,청옥산 산행기  (0) 2007.04.20
주왕산 산행기  (0) 2007.04.20
설악이이 있어 행복합니다.  (0) 2007.04.20

댓글